공공요금 인상 속 반가운 기후동행카드, 또 하나의 교통 혁신 되길~

시민기자 조송연

발행일 2024.01.29. 13:23

수정일 2024.01.2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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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버스, 따릉이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가 나왔다. ⓒ조송연
지하철, 버스, 따릉이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가 나왔다. ⓒ조송연

지난 2023년은 공공요금이 치솟았던 해다. 택시비 기본요금 인상을 시작으로, 서울에서는 버스와 지하철 요금이 인상됐다. 작년 8월 12일부터 시내버스 기본 요금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300원 인상됐고, 10월 7일부터는 지하철 기본 요금도 1,250원에서 1,400원으로 150원 인상됐다. 서울 지하철 요금의 경우엔 이번 하반기에 150원 추가로 인상될 예정이다. 300원과 150원 인상액이 작아 보이지만, 인상률로 보면 25%와 12%에 달한다.

교통비는 ‘고정 지출’이기에 줄이고 싶어도 줄일 수 없는 노릇이다. 경기가 어려운 탓에 제자리인 월급에 공공요금은 오르면서 직장인, 특히 사회초년생의 삶은 더 팍팍해지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사회초년생 등 직장인의 부담을 덜어주고,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해 환경까지 생각하는 똘똘한 카드를 출시했다. 바로 지난 1월 23일부터 구매할 수 있게 된 ‘기후동행카드’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의 무제한 대중교통 이용권으로, 독일의 49유로 무제한 정기권 ‘도이칠란트 티켓(D티켓)’과 유사하다.

1월 27일부터 사용 가능한 기후동행카드는 2004년 7월 1일, 서울 시내버스 개편과 함께 시내버스와 수도권 전철 상호 무료 환승 제도인 ‘수도권 통합 요금제’를 시행한 지 꼬박 20주년을 맞아 내놓은 서울시의 또 다른 교통혁신이다. 기후동행카드를 직접 구매하고 충전해 보았다. ☞ 기후동행카드 시범사업 소개
기후동행카드 판매처인 지하철 고객안전실 ⓒ조송연
기후동행카드 판매처인 지하철 고객안전실 ⓒ조송연

어디까지 사용할 수 있을까?

기후동행카드의 경우 현재는 서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지하철과 버스 모두 서울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로 승하차가 가능한 지하철 노선도를 시민에게 공개했다.
기후동행카드로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 노선도 ⓒ서울시
기후동행카드로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 노선도 ⓒ서울시

서울 지역 내 지하철, 서울시 면허 시내·마을버스(심야버스 포함)와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3호선 지축(고양시), 7호선 장암(의정부시), 광명사거리~철산(광명시), 8호선 남위례~모란(성남시)는 서울 외 지역이지만 승하차 모두 기후동행카드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김포골드라인 전 구간(양촌~김포공항역), 진접선 전 구간(별내별가람~진접역), 5호선 하남구간(미사~하남검단산역), 7호선 인천구간(석남~까치울역)은 서울 외 지역이라 승차는 할 수 없지만 예외적으로 하차는 가능하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역이 기후동행카드를 쓸 수 있는 구간인지는 기후동행카드 서비스범위 검색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버스의 경우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노선이라고 붙여놨다. ⓒ조송연
버스의 경우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노선이라고 붙여놨다. ⓒ조송연

버스는 광역버스를 제외한 ‘서울 면허’인 버스라면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버스 업체와 함께 서울 면허 버스에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노선입니다’’ 문구를 부착했다. 이를 통해 이 버스가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노선인지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네이버나 카카오 지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해당 포털 사이트에서 버스 번호를 검색하면, 앞에 면허 지역이 나온다. 아래 사진처럼 버스 차량의 노란 번호판'을 보고도 확인할 수 있다. 버스 번호판 지역명에 ‘서울’이라고 적혀 있으면 서울 면허의 시내버스다.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는 버스더라도 '서울' 번호판을 달고 있으면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대기 중인 버스에 기후동행카드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조송연
대기 중인 버스에 기후동행카드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조송연

기후동행카드 구매는 이렇게!

직접 기후동행카드를 구매해 봤다. 실물 카드와 모바일 카드 두 가지 형태로 나뉘는 기후동행카드 중 실물 기후동행카드를 구매했다. 모바일 카드는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폰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카드는 ‘모바일 티머니’ 앱에서 기후동행카드를 발급받으면 된다. 기자의 휴대폰은 안드로이드지만, 친구가 아이폰을 사용하기에, 친구와 함께 구매하고자 실물 교통카드를 선택했다.

실물 기후동행카드의 경우 1~8호선 고객안전실에서 구입할 수 있고, 첫 실물 카드를 구입할 때 현금 3,000원이 필요하다. 각 지하철역 인근 편의점에서도 판매 중이다. 실물 기후동행카드의 경우 신용카드와 계좌이체를 통한 구매는 불가능하고, 반드시 현금으로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자. 기자는 2호선 강남역 고객안전실에서 구매했다.
판매 시작 당일에 기후동행카드를 구매했다. ⓒ조송연
판매 시작 당일에 기후동행카드를 구매했다. ⓒ조송연

구매한 기후동행카드를 충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과거 중고등학교 때 사용했던 선불 교통카드와 같다. 지하철역에 비치된 무인 충전기에서 충전해 사용하면 된다. 이때 충전은 현금으로만 가능한데, 6만 2천 원권의 경우 대중교통만, 6만 5천 원권은 대중교통에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까지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직접 기후동행카드를 구매하고 충전까지 해봤다. 불편한 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 실물 기후동행카드의 경우 반드시 현금으로만 사용해야 하는 점이다. 요즘 현금을 들고 다니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물론 만 원 정도야 지갑에 있을 수 있겠지만, 실물 교통카드를 구매하고 난 뒤, 충전까지 현금으로 하기에는 부담스럽다. 주변 ATM을 찾아 현금을 인출하고, 지하철역에서 충전하는 과정이 번거로웠다. 따라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등을 통해 충전하는 방향을 적극 고려해야 할 듯 보였다.

둘째, 지하철의 경우 서울 시내 구간에서만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쉽다. 민자로 운영되는 신분당선은 제외하더라도 같은 지하철 호선 내 어느 역은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수 있고 다른 지역은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 물론 이 부분은 서울시와 함께 경기도, 인천시 등 수도권 광역단체들이 모여 해결해야 한다. 서울시민과 서울에서 생활하는 수도권 주민들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경기도와 인천시의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실물카드의 경우 현금으로만 충전해야 하는 점은 개선해야 할 점으로 보인다. ⓒ조송연
실물카드의 경우 현금으로만 충전해야 하는 점은 개선해야 할 점으로 보인다. ⓒ조송연

20년 만에 시민의 대중교통 부담을 확실하게 덜어주는 기후동행카드. 수도권 통합 요금제가 교통혁신을 이뤄낸 것처럼 기후동행카드가 시민의 교통비 부담도 덜고, 환경 부담도 시원하게 덜어냈으면 좋겠다.

시민기자 조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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