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끄는 디자인, 색감…이 감각적인 걸 서울시에서 만들었다고?

시민기자 김아름

발행일 2024.01.22. 13:50

수정일 2024.01.22. 15:26

조회 3,496

지난 1월 19일, '종이잡지클럽'에서 서울의 매력을 시리즈로 소개하는 책「감각서울」에 관한 북토크가 진행됐다. ⓒ김아름

국내 최대 매거진 커뮤니티에서 열린「감각서울」북토크

지난 1월 19일, 국내 최대 매거진 커뮤니티 '종이잡지클럽'에서 서울의 매력을 시리즈로 소개하는 책「감각서울」에 관한 북토크가 열렸다. 지하철 2호선 합정역 4번 출구에서 1분 남짓한 거리에 있지만 유심히 살펴봐야 발견할 수 있는 숨은 보석 같은 장소다. ‘THE MAGAZINE CLUB’이라고 적힌 사각 돌출 간판과 계단 아래 통유리창으로 보이는 잡지들이 제대로 찾아왔음을 알려주었다.
서울의 매력을 시리즈로 소개하는 책「감각서울」에 관한 북토크가 열린 장소, ‘종이잡지클럽' ⓒ김아름
서울의 매력을 시리즈로 소개하는 책「감각서울」에 관한 북토크가 열린 장소, ‘종이잡지클럽' ⓒ김아름
‘종이잡지클럽'은 많은 것들이 디지털화되고 있는 시기에 시중에선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잡지들을 비치해 독자들이 ‘종이 잡지’가 주는 매력을 꾸준히 접하고, 구매할 수 있는 창구가 되어준다. ⓒ김아름
‘종이잡지클럽'은 많은 것들이 디지털화되고 있는 시기에 시중에선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잡지들을 비치해 독자들이 ‘종이 잡지’가 주는 매력을 꾸준히 접하고, 구매할 수 있는 창구가 되어준다. ⓒ김아름
다양한 잡지들을 만나볼 수 있는 이곳은 '오프라인 회원권' 가입을 통해 더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김아름
다양한 잡지들을 만나볼 수 있는 이곳은 '오프라인 회원권' 가입을 통해 더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김아름

이날 진행된 북토크를 통해 기존 관공서에서 발행하는 간행물의 느낌을 탈피하고 감각 있는 디자인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간「감각서울」을 기획하고 만든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종이잡지클럽' 김민성 대표가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면 서울시 홍보담당관 소속 매거진팀 정효진 팀장과 이지나 주무관이 이를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9시부터 21시 30분까지 약 2시간 반 가량 진행된 북토크에서는「감각서울」기획 및 창간호 주제를 ‘한강’으로 정한 이유, 제호, 레이아웃, 포토 포켓 등 전반적인 디자인 의도 등을 큰 틀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또한, 민간이 아닌 공공에서 발간하는 잡지인 만큼 제작 절차 상의 어려움이라던지, 유상으로 판매하는 이유, 영문판 발간, 다음 호의 주제 및 발간 계획 등 독자로서 궁금했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가 있었다.
기존 관공서에서 발행하는 간행물의 느낌을 탈피하고 감각 있는 디자인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간「감각서울」ⓒ김아름
기존 관공서에서 발행하는 간행물의 느낌을 탈피하고 감각 있는 디자인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간「감각서울」ⓒ김아름
'감각서울' 북토크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김아름
'감각서울' 북토크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김아름

기획자가 정의한 '감각서울'은?

김민성 대표는 첫 질문으로 이번 잡지를 기획하고 제작한 이가 정의하는「감각서울」에 대해 물었다. 정효진 팀장은 ‘이율배반’이라고 답했고, 이지나 주무관은 ‘서울 매력 담은 책’이라고 정의했다.

정효진 팀장은 서울시가 만들었지만, 표지 어디에도 시가 만들었다는 부분을 드러내지 않아 하나의 감각적인 잡지로 여겨지길 바랐고, 나중에 이 책이 서울시가 만들었다는 걸 알고 보이는 긍정적인 반응들에는 또 시에서 만들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드러내고 싶은 복잡미묘한 감정임을 덧붙였다. 책이라는 물성 안에 서울이 가진 매력을 온전히 담아내고자 했던 기획자와 실무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김민성 대표가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면 서울시 이지나 주무관과 정효진 前 매거진 팀장(현재는 인사발령으로 인해 타 부서 이동)이 이를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아름
김민성 대표가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면 서울시 이지나 주무관과 정효진 前 매거진 팀장(현재는 인사발령으로 인해 타 부서 이동)이 이를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아름

창간호 주제 '한강'의 매력을 담아

김민성 대표는 “서울시에서 과거부터 만들어온 잡지들이 꽤 많았고, 또 여러 가지 그런 아카이빙이 쌓여서「 감각서울」이라는 잡지가 탄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동안 만들어졌던 서울시의 자취들을 좀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서울시가 워낙 조직이 큽니다. 그러다 보니 각 기관별로 정기간행물들이 발간되는데요. 대표적으로 시정종합월간지 '서울사랑'이 있습니다. 좋은 콘텐츠이자 역사가 오래된 정기간행물이지요. 이 밖에도 서울역사박물관(세뮤, semu)이나 서울문화재단(문화+서울), 세종문화회관(세종문화N)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나 문화 행사 등을 소개하는 정기간행물들이 있습니다. 또한 연간 1회 정도 발행되는 백서도 있습니다.” 라고정효진 팀장이 답했다.

「 감각서울」이라는 잡지를 처음 기획했을 때의 고민, 이것 만큼은 버리거나 가져가자고 생각한 부분이 있는 지 등에 대한 질문에는 이지나 주무관이 답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서울시 로고를 드러내는 등 서울시를 직접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지양했습니다. 책을 통해서는 서울이 가진 환경적 특성이라고 할까요? 우리의 환경이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미처 깨닫지 못하는 부분들, 예를 들어 한강 다리를 건널 때 보이는 아름다운 강, 노을과 같은 풍경들을 스마트폰만 보다가 놓치는 등 무감각해질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느껴보고, 익숙한 환경을 새롭게 감각하도록 제안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다양한 부분 중에서 ‘한강’을 첫 번째 주제로 택한 이유에 대해선 이렇게 답했다. “한강은 우리의 식수원이자 수자원이기도 합니다. 서울에서 생활하면 한강을 수시로 건널 수밖에 없거든요. 늘 주변에 있지만, 미처 자각하지 못하는 그런 부분을 조명하고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길 바랐습니다. 한강은 서울 지도 중심에 있어서 저는 그것이 서울의 어떤 정수라고 생각했는데요. ‘정수’라는 것이 물을 뜻하기도 하지만, 영어로 ‘에센스(essence)’라는 표현을 쓰잖아요. 서울이 한강 덕분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듯 ‘서울’ 하면 ‘한강’을 바로 떠올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첫 주제로 정했습니다.”

‘감각서울’이라는 제호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서울의 매력을 한 권에 담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고민을 계속했습니다. 서울을 보고, 느끼며 이런 과정 안에 사실 저희 오감이 다 들어가잖아요. 그 ‘감각한다’는 말이랑 ‘서울’을 붙여 보면 어떨까 생각하다가 ‘감각서울’이라는 제호가 훅 다가왔습니다.”
서울시 홍보담당관 소속 이지나 주무관과 前  매거진팀 정효진 팀장 ⓒ김아름
서울시 홍보담당관 소속 이지나 주무관과 前 매거진팀 정효진 팀장 ⓒ김아름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궁금한 것 중 하나가 실무 프로세스일 터, 정효진 팀장이 이에 답했다. “"일단 저희가 공무원이고, 이 책도 하나의 행정이기 때문에 법령, 법규, 예산 절차 등을 다 준수하면서 진행해야 합니다. 책을 발행하기 위한 조례가 있고, 그 조례에 나온 조항들을 다 준수했는지도 살펴봐야 했습니다. 또 공직선거법이라고 저희가 선거법에도 영향을 받고 있는데요. 갖가지 세부적인 것들을 법률적으로 검토를 하고 실무적으로 풀어갔습니다."

"또한 저희가 한강이라는 주제로 책을 만들다 보니 타 기관, 부서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요. 미래한강본부에서 한강 사업에 관한 내용 및 관련 정보, 역사 등을 감수 받았고,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여러 가지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여러 부서의 협조와 도움 속에서 이 책이 나왔다는 것을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지나 주무관이 덧붙였다. “기획 단계에서는 이 책이 서울의 매력을 알린다는 목표와 방향성 아래 추진됐습니다. 서울시에서 만드는 책이다 보니 당연히 모두에게 사랑 받는 책이기를 바라지만, 그중에서도 우리 책을 소장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랄까요. 서울을 배경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영감을 얻고자 하는 2040 크리에이터를 주요 제작 참여 타깃으로 정했고, 타깃 중심으로 섭외를 이어갔습니다. 또한, 기획 단계에서도 내, 외부 전문가 및 매거진 에디터와 함께 자문회의를 거쳐 방향성을 정해 결과물을 만들게 됐습니다.”
'감각서울'의 아름다운 표지 디자인 ⓒ김아름
'감각서울'의 아름다운 표지 디자인 ⓒ김아름

'감각서울' 2호는 어떤 주제일까?

책 발간과 함께 영풍문고(종각종로본점)과 교보문고(광화문점)에서 ‘나만의 매력 서울 꾸미기’라는 소소한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그 반응이 무척 좋았다고 한다. 서점에서 진행했던 이벤트를 북토크 현장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한편에 마련돼 있었다. 독자들은 엽서와 포토카드, 스탬프, 스티커 등으로 스스로가 생각하는 매력적인 서울을 꾸며보기도 하고, ‘감각서울’을 다시금 천천히 읽어보기도 했다.

한강의 아름다움을 포착한 케이채(K.CHE) 작가의 사진부터 시작해서 노들섬·밤섬·서래섬·선유도·세빛섬·여의도 우리 가까이 있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한강의 섬에 대한 이야기, 자신만의 시선으로 한강을 아름답게 담아내는 포토 크리에이터 4인의 사진, 한강뷰가 아름다운 공간 소개, 1950년대 한강의 생동감 있는 풍경을 흑백 사진으로 포착한 故 한영수 작가의 사진까지 과거·현재·미래 한강의 모습을 조화롭게 담아낸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싶은 한강의 주요 정보들을 알차게 담아냈다고 말해도 손색 없다. 이 책이 다양한 언어로 번역돼 서울, 그리고 한강을 사랑하고 궁금해 하는 해외 독자들을 위한 책도 발간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이지나 주무관이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이제 2호도 기획 단계에 있는데요. 서울의 매력을 단순히 국내에서만 알리는 것이 아니라 해외에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우선 지난 10월에 나온 이 책이 반응이 좋아 영문판도 제작됐는데요. 미국에서 열린 2024 CES의 서울 부스에서 영문판 감각서울에 대한 호응이 높았다고 합니다. 2호는 국문과 영문판이 함께 기획 되고 있어서 같은 타이밍에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감각서울’에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나만의 매력 서울 꾸미기’ 키트 ⓒ김아름
‘나만의 매력 서울 꾸미기’ 키트 ⓒ김아름
독자들은 엽서와 포토카드, 스탬프, 스티커 등으로 스스로가 생각하는 매력적인 서울을 꾸며보기도 하고, ‘감각서울’을 다시금 천천히 읽어보기도 했다. ⓒ김아름
독자들은 엽서와 포토카드, 스탬프, 스티커 등으로 스스로가 생각하는 매력적인 서울을 꾸며보기도 하고, ‘감각서울’을 다시금 천천히 읽어보기도 했다. ⓒ김아름
아름다운 한강을 담은 포토카드 5종. '감각서울' 표지의 포토포켓에 랜덤으로 들어가 있으며 책갈피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할 수 있다. ⓒ김아름
아름다운 한강을 담은 포토카드 5종. '감각서울' 표지의 포토포켓에 랜덤으로 들어가 있으며 책갈피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할 수 있다. ⓒ김아름
스탬프, 스티커 등으로 꾸며본 한강의 매력 ⓒ김아름
스탬프, 스티커 등으로 꾸며본 한강의 매력 ⓒ김아름

시민기자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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