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맞아 액운 막고 다가오는 새해 번영 기원했어요!

시민기자 이준엽

발행일 2023.12.27. 09:44

수정일 2023.12.27. 17:01

조회 1,442

'계동마님댁 동지맞이' 행사를 통해 액운을 막고, 갑진년 새해 축원과 번영을 기원했다. ©이준엽
'계동마님댁 동지맞이' 행사를 통해 액운을 막고, 갑진년 새해 축원과 번영을 기원했다. ©이준엽

지난 12월 22일과 23일에 북촌한옥마을 계동마님댁에서 ‘계동마님댁 동지맞이’ 행사를 크게 열어 액운을 막고, 갑진년 새해 축원과 번영을 기원했다.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서울공공한옥 북촌문화센터는 전통문화를 체험하려는 시민들과 한국을 탐구하는 외국 관광객들로 연일 문전성시를 이뤘다.

어릴 적부터 동짓날엔 팥죽을 쑤어 나이만큼의 새알심을 넣어 먹곤 했다. 이웃을 살피고 서로 인사와 온정을 나누는 동지의 의미를 담아 신년의 행복을 기원하는 계동 마님의 지혜를 배우고자 북촌한옥마을로 발걸음을 옮겼다. 계동마님댁 대문을 넘어서자, 대청마루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크리스마스트리가 방문객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있었다. 동양과 서양 그리고 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루는 북촌의 정취가 충만했다.
성탄절을 앞둔 지난 주말, 북촌한옥마을에서 선조들의 온정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풍습을 체험했다. ©이준엽
성탄절을 앞둔 지난 주말, 북촌한옥마을에서 선조들의 온정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풍습을 체험했다. ©이준엽

동지(冬至)는 태양을 중심으로 정해지는 24절기 중 22번째 절기로 1년 중 밤이 가장 긴 날이다. 보통 양력으로 12월 21일 또는 22일이 동짓날이 되고, 음력으로는 동지가 드는 달을 동짓달(11월)로 불렀다. 우리 조상들은 양의 기운이 새로 시작되는 동지를 작은 설날이라고 부르며, 일가 친척과 이웃 간에 서로 화합하고 안녕을 기원하는 세시풍속을 즐겨왔다.
북촌에서 10년 넘게 공예를 연구하는 이종구 장인과 함께 12각 소반을 만들었다. ©이준엽
북촌에서 10년 넘게 공예를 연구하는 이종구 장인과 함께 12각 소반을 만들었다. ©이준엽
팥떡을 손수 만든 소반에 올려 놓고 즐기니,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한 동짓날이 됐다. ©이준엽
팥떡을 손수 만든 소반에 올려 놓고 즐기니,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한 동짓날이 됐다. ©이준엽

2023년 동지 맞이 첫 번째 수업은 전통 공예 체험 프로그램동지반작(冬至盤作)이었다. 북촌에서 10년 넘게 소반 공예를 연구하고 있는 이종구 장인과 함께 12각 소반을 만들었다. 3시간 남짓한 짧은 시간에 부지런히 사포로 다듬고, 옻칠을 따라 하며 장인의 정성을 배웠다. 계동 마님이 나눠준 애기 동지 팥떡을 손수 만든 소반에 올려놓고 즐기니,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한 동짓날이 되었다.

버선 모양 동전 지갑과 색동 공깃돌을 만들어 보는 동지헌말(冬至獻襪) 프로그램은 특히, 아내와 딸아이가 너무 좋아했다. 동짓날 집안의 어르신과 아이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버선을 지어 선물하던 전통을 체험하기 위해 마련된 규방 체험 행사로, 따뜻한 안채에 앉아 친절한 이정란 규방공예가와 함께 버선 모양 동전 지갑을 만들었다. 친절한 공예가의 가르침에 따라 제법 근사한 색동 버선 모양 동전 지갑을 완성했다.

아내와 딸아이는 "산타 할아버지가 색동 버선에 좋은 선물을 넣어주면 좋겠다"며 큰소리로 소원을 빌기도 했다.
따뜻한 안채에 앉아 친절한 이정란 규방공예가와 함께 ‘버선 모양 동전 지갑’을 만들었다. ©이준엽
따뜻한 안채에 앉아 친절한 이정란 규방공예가와 함께 ‘버선 모양 동전 지갑’을 만들었다. ©이준엽
1시간 만에 근사한 색동 버선 모양 동전 지갑을 완성했다. ⓒ이준엽
1시간 만에 근사한 색동 버선 모양 동전 지갑을 완성했다. ⓒ이준엽

조선시대에는 동지책력(冬至冊曆)이라 하여, 매년 동짓날 관상감에서 만든 새해 달력에 옥새를 찍어 관원들에게 나눠주었다고 한다. 관원들이 연말연시에 주변 이웃, 친지들과 달력을 나누며, 평안과 풍년을 기원했다. 그 시절 조상들의 마음을 새기며, 2024년 청룡의 해를 맞아 갑진년 가족 달력을 만들었다. 한 장 한 장 새 달력을 넘기며, 기념일을 꼽고, 궁중 문양 도장으로 장식했다. 수(壽)와 복(福)을 가득 찍어 두었으니, 왠지 내년에는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궁중 문양 도장으로 장식한 2024년 갑진년 가족 달력을 만들었다. ©이준엽
궁중 문양 도장으로 장식한 2024년 갑진년 가족 달력을 만들었다. ©이준엽
뱀 사(蛇) 자를 탁본해서 현관문에 거꾸로 붙여두면 액운을 막아 준다 하여, 얼른 동지부적을 찍었다. ©이준엽
뱀 사(蛇) 자를 탁본해서 현관문에 거꾸로 붙여두면 액운을 막아 준다해 동지부적을 찍었다. ©이준엽

양의 기운이 새로 시작되는 동짓날, 소원지를 써서 나무에 걸어두면 얼어붙은 시절이 지나고 찾아오는 희망의 계절에 소원이 이뤄진다는 <b>동지복괘(冬至復卦)</b> 전통에 따라, 가족 모두 간절한 염원을 적어 나무에 걸었다. 특이하게도 아내의 소원은 북촌 한옥 마님이 되는 것이었다. 꼭 내년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아내의 소원이 이뤄지길 함께 기원했다. 
양의 기운이 새로 시작되는 동짓날, 소원을 써서 나무에 걸어두면 찾아오는 희망의 계절에 소원이 이루어진다. ©이준엽
양의 기운이 새로 시작되는 동짓날, 소원을 써서 나무에 걸어두면 소원이 이루어진다. ©이준엽
계동마님댁 동지맞이 행사와 동지 장터를 통해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한 동짓날을 보냈다. ©이준엽
계동마님댁 동지맞이 행사와 동지 장터를 통해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한 동짓날을 보냈다. ©이준엽

시민기자 이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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