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룡이네집' 놀러 가서 크로키 수업도 듣고, 만화책도 보고!

시민기자 염지연

발행일 2023.11.28. 13:50

수정일 2023.11.29. 09:01

조회 1,358

최근 인기 드라마 시리즈 <무빙>의 원작 웹툰을 그린 강풀 작가의 이름을 딴 거리가 있다. 강풀 작가의 웹툰을 벽화와 조형물로 재현해 놓은 강동구 성내동 강풀만화거리다. 그곳에 위치한 '승룡이네집'은 웹툰 <바보>에 나오는 주인공인 ‘승룡’의 이름을 따서 지은 지역공동체 시설이다. ▴1층 카페 ▴2층 만화방 ▴3층 청년 입주 작가 작업실로 꾸며져 있어 시민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강풀만화거리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승룡이네집' ©염지연
강풀만화거리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승룡이네집' ©염지연

승룡이네집은 청년작가를 위한 예술창작소이자 주민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매달 달라지는데, 달라지는 그림 트렌드를 반영한 디지털 드로잉이나 만화 일기를 배울 수 있는 연속 강좌가 마련돼 있다. 가볍게 하루 체험이 가능한 캘리그래피나 바리스타 체험도 있다. 신청비도 프로그램별로 차이가 있지만 6,000원에서 1만 원 내외로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으로 문화 강좌를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승룡이네집은 1층 카페, 2층 만화방, 3층 청년 입주 작가 작업실로 꾸며져 있다. ©염지연
승룡이네집은 1층 카페, 2층 만화방, 3층 청년 입주 작가 작업실로 꾸며져 있다. ©염지연

이 날은 2층 만화방에서 진행되는 '크로키 수업'을 듣고자 방문했다. 예전에 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으로 크로키를 그려본 적이 있어 흥미가 생겼고, 손이 굳지는 않았을까 걱정 반, 기대반으로 신청해 봤다.

꼭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2층 만화방은 편하게 만화를 보거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한 곳이다.
승룡이네집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 '어반 스케치& 펜화 크로키' 수업에 참여했다. ©염지연
승룡이네집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 '어반 스케치& 펜화 크로키' 수업에 참여했다. ©염지연

신청한 프로그램명은 '어반 스케치& 펜화 크로키 수업'이다. 승룡이네 입주 청년작가인 손나경 작가의 강의와 함께 작품에 대한 코멘트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크로키는 빠르게 그려내는 스케치에 가까운 개념으로, 도시의 풍경 등을 단시간 내에 그리며 원하고 싶은 그림을 선택해 자유롭게 그리는 작업이다.
손나경 작가의 '투시도법의 이해'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다. ©염지연
손나경 작가의 '투시도법의 이해'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다. ©염지연

'어반 스케치& 펜화 크로키 수업'은 총 4일 동안 진행되었다. 첫째 날은 모든 그림의 기초인 '투시도법의 이해'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으며, 이를 바탕으로 나무를 그려봤다. 소실점, 투시에 맞게 그리는 방향을 기본적으로 배웠다. 눈으로 봤을 땐 간단하게 그릴 수 있을 것 같던 나무가 실제로 그려 보니 잎사귀 묘사나 줄기 음영 등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역시 실제로 직접 그려보는 연습이 중요하고,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고 배우는 과정 자체가 즐겁게 느껴졌다.
2층 만화방은 편하게 만화를 보거나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염지연
2층 만화방은 편하게 만화를 보거나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염지연

2일 차에는 구도 연습 및 스케치 실습, 3일 차에는 크로키 기초로 실제 사진을 보며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 진행되었다. 처음 연필로 스케치할 때에는 지우개로 지우는 것이 가능해서 몇 번이나 지우고 수정해서 다시 그리는 것을 반복할 수 있었지만 이내 펜으로 재료를 바꿨다. 수정이 불가능한 그림을 그려야 하니 더욱 어렵고 신중하게 선을 그려 나갔다.

손나경 작가는 참여자들이 그린 그림을 하나하나 봐주며 조언을 해줬다. 크로키는 세세하게 다 특성을 살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가장 초점을 두고 싶은 것을 잘 표현해 내는 것이 핵심임을 강조했다. 인체 드로잉을 그리는 것이 어렵다 보니 비율을 맞추는 작업 방법 등을 자세히 알려주기도 했다. 식물 등을 그릴 때도 전체 모습보다는 클로즈업해서 원하는 부분만 강조해 그려보라고 알려주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일상 속 사물도 색다르게 보고 그림으로 그려내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
크로키 수업은 평소 봐온 사물을 색다르게 바라보고 그림으로 표현해 보는 시간이었다. ©염지연
크로키 수업은 평소 봐온 사물을 색다르게 바라보고 그림으로 표현해 보는 시간이었다. ©염지연

수업 중간 10분 쉬는 시간에는 각자 가져온 간식을 나눠 먹고, 1층 카페에서 주문한 음료를 다 같이 마시며 어떻게 이 프로그램을 알고, 신청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평소 그림에 관심이 많고 배워보고 싶었지만 바로 학원을 등록하기는 애매하고 가볍게 시작하고 싶을 때, SNS나 강동구 소식지, 지인 추천 등을 통해 이런 문화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신청한 이들이 많았다.
4일 차 마지막 수업에 완성한 여행 사진을 그린 크로키 ©염지연
4일 차 마지막 수업에 완성한 여행 사진을 그린 크로키 ©염지연

처음엔 다들 그림 그리는 거 자체가 어색하고, 다 그렸던 그림을 돌려가며 서로 평가를 해주는 게 힘들지 않을까 했지만, 서로의 스케치를 보며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알아가고 칭찬하는 시간을 공유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문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서 온 이들과 친목을 다지며 취미를 만드는 계기가 되는 점도 좋았다. 12월에도 수채화, 수채 캘리그래피, 인스타툰 만들기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으니 평소 관심 있었던 분야가 있다면 승룡이네집에서 새롭게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승룡이네집은 매달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염지연
승룡이네집은 매달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염지연

승룡이네집

○ 위치 : 서울시 강동구 천호대로168가길 65-29
○ 교통 : 지하철 5호선 강동역 4번 출구에서 412m
○ 운영시간 : 1층 카페 수~일요일 11:00~19:00, 2층 만화방 월~ 토요일 10:00~19:00
○ 프로그램 신청 : 전화(02-470-1288) 접수만 가능, 선착순 마감
인스타그램
○ 문의 : 02-470-1288, 02-3425-6174

승룡이네집 청년 입주작가 모집

○ 모집분야 : 예술작가 2명
○ 자격요건 : 만 39세 이하 청년 웹툰 문화예술계 종사 및 프로그램 진행이 가능한 자
○ 계약기간 : 2024. 2. ~2025. 1.
○ 접수방법 : 강동구 누리집 고시/공고 안내문 참조, 신청서식으로 메일(424bona@gd.go.kr) 접수
○ 문의 : 강동구청 도시경관과 02-3425-6174

시민기자 염지연

2021년부터 시작한 활동, 꾸준히 좋은 기사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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