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서 서울시향 공연을 즐기다!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
발행일 2023.11.22. 09:00
서울시립교향악단에서는 예술의전당 같은 공연장 이외에도 병원, 교도소, 복지관 등을 찾아가 시민들과 가까이 연주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염지연
멀리 공연장에 가지 않아도 집과 가까운 동네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좋은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 신청해 보았다. 서울시립교향악단에서는 예술의전당 같은 공연장 이외에도 병원, 교도소, 복지관 등을 찾아가 시민들 가까이에서 연주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연주는 생소하거나 어려울 거 같다는 느낌의 클래식이 아닌 기존 드라마나 영화에 나온 곡 위주로 선정해, 제목은 생소하지만 들어보면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친숙한 선곡이 많았다.
강동구에 살면서도 한국시각장애복지관에 찾아가 보는 건 처음이었는데,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는 2층 강당에는 이미 신청한 많은 시민들이 모여 있었고, 연주 준비가 한창이었다. 혹시나 늦을까 20분 전에 도착했음에도 생각보다 많은 관객들이 이미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현악 앙상블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베이스 연주를 직접 가까이서 보는 건 처음이었는데,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곡에 따라 서로 눈을 맞추고 화음을 맞춰가는 과정이었다. 하나의 음악이 탄생하기까지 많은 연습을 통해 나오는 아름다운 결과물을 즐겁게 들을 수 있는 기회여서 현장에서 연주하는 공연을 보는 묘미가 있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책과 도서관 활동 내용이 전시되었다. ⓒ염지연
강당 입구 한편에는 생활용구 제작 보급사업으로 시각장애인의 생활편의를 증진하기 위한 흰 지팡이, 점자판 등을 전시하며 설명해주었다. ⓒ염지연
입장 전에 사전 신청 명단을 확인하고, 그 옆에서는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시각장애인에 대한 안내 문구를 나눠주며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설명도 해주었다. 강당 입구 한편에는 생활용구 제작 보급사업으로 시각장애인의 생활편의를 증진하기 위한 흰 지팡이, 점자판 등을 전시하며 설명해주었다. 시각장애의 재활과 일상의 편의를 주기 위해 자체 개발하였거나 필요 시 해외에서 수입하여 다양한 생활용구를 기업의 후원 등을 통해 무료 보급한다.
기존에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에 대한 편견을 알 수 있었는데, 선천적으로 시각장애인이 된 경우는 10%도 되지 않고, 다양한 요인으로 장애를 얻은 중도 시각장애인들이 더 많았다. 그리고 시각장애인이라고 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전맹'만을 생각하지만 실제 90%는 약물치료나 안경으로도 개선 불가한 '저시력'인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전 맹인이든 저시력인이어도 일상의 불편함이 많기에 도움을 필요로 하고 일상생활뿐 아니라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과 프로그램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존에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에 대한 편견을 알 수 있었는데, 선천적으로 시각장애인이 된 경우는 10%도 되지 않고, 다양한 요인으로 장애를 얻은 중도 시각장애인들이 더 많았다. 그리고 시각장애인이라고 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전맹'만을 생각하지만 실제 90%는 약물치료나 안경으로도 개선 불가한 '저시력'인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전 맹인이든 저시력인이어도 일상의 불편함이 많기에 도움을 필요로 하고 일상생활뿐 아니라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과 프로그램이 필요한 상황이다.
입장 전에 사전 신청 명단을 확인하고, 그 옆에서는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시각장애인에 대한 안내 문구를 나눠주며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었다. ⓒ염지연
기존에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에 대한 편견을 알 수 있었다. ⓒ염지연
강당에 입장하니 많은 시민들이 공연을 기대하고 있었다. 공연 특성상 사진, 영상 촬영은 불가하여 찍을 수 없었지만 오래간만에 핸드폰을 내려놓고 온전히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악보 전문위원 사회자를 통해 노래 중간중간에 어떤 곡을 연주하는지에 대한 안내와 시민들을 위해 그 곡에 대한 설명이나 작곡가에 대한 역사를 알려주어 어려운 클래식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주고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첫 곡은 음악 신동인 모차르트 곡으로 시작하여 두 번째 곡인 <디베르티멘토>는 여흥의 뜻으로 가볍게 분위기를 띄우기에 적합한 연주곡이었다.
공연 특성상 사진, 영상 촬영은 불가하여 찍을 수 없었지만 오래간만에 핸드폰을 내려놓고 온전히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염지연
이어지는 춘곡인 카르멘이나 왈츠도 영화, 광고음악에서 한 번쯤 들어본 곡으로 어느샌가 긴장이 풀리고 박자에 맞춰 같이 가볍게 손, 발을 흔들며 즐길 수 있었다. 대중에게 친숙한 디즈니 영화의 피노키오에 삽입되었던 <별에게 소원을>은 디즈니 영화 초입부에 항상 나오는 성 배경에 깔리는 음악이기도 하며, 잔잔하며 귀여운 멜로디가 어린 시절로 돌아간 거 같은 느낌을 주었다. 특히나 가장 대중적이기도 한 알라딘의 <새로운 세계>에서는 다 같이 흥얼거리며 곡을 듣고 있으니 가사가 자동으로 어디선가 들려오는 것 같은 기분이었고, 현악 5중주 편곡으로 새롭게 들은 곡은 친숙하면서도 실제 라이브로 듣는 연주곡의 색다른 느낌을 맛볼 수 있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악보 전문위원 사회자를 통해 노래 중간중간에 어떤 곡을 연주하는지에 대한 안내가 있었다. ⓒ염지연
그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My favorite things)> 연주는 뮤지컬 영화의 대명사인 만큼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특히나 바이올린 연주법이 기존에 활을 켜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닌 마치 손으로 튕겨내듯 연주하는 박자에선 다양한 연주법을 통해 펼쳐지는 곡의 색다른 느낌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 입구 ⓒ염지연
1시간 이내의 공연이었지만 지루할 틈 없이 펼쳐지는 훌륭한 연주에 마지막 곡에 시민들의 박수갈채가 나왔고, 그 열기에 화답하듯 준비된 앵콜곡인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는 탱고곡인만큼 탱고 특유의 박자로 모두가 리듬을 즐기며 들을 수 있었다.
처음 찾아가보는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 1층의 모습 ⓒ염지연
'연주는 관객과의 호홉이 완성한다'라는 말처럼 모두가 호응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서울시와 교향악단, 시각장애인복지관의 찾아가는 좋은 공연을 통해 몰랐던 클래식의 세계와 그동안 무지했던 시각장애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시민들과 다 같이 교향악단의 신나는 연주에 귀를 기울이고 박수를 치며 함께 클래식 음악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시민들과 다 같이 교향악단의 신나는 연주에 귀를 기울이고 박수를 치며 함께 클래식 음악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염지연
공연장을 나오면서 음악회가 어땠는지 시민들의 후기를 물어보았더니, "클래식 연주회가 집과 가까운 곳에서 열려 들으러 간다고 지인들에게 말하니 다들 생소해해더라구요. 저도 사실 큰 기대 없이 방문했는데 막상 들으러 와보니 너무 좋네요. 이런 게 바로 '음악의 힘'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처음엔 관람객 대부분이 긴장한 분위기였는데 공연이 끝난 후에는 웃으면서 나갈만큼 편안한 느낌이었다. 이 작은 음악회에도 많은 시각장애인분들도 참석하여 공연을 즐겼는데, 다 같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공연활동과 문화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처음엔 관람객 대부분이 긴장한 분위기였는데 공연이 끝난 후에는 웃으면서 나갈만큼 편안한 느낌이었다. 이 작은 음악회에도 많은 시각장애인분들도 참석하여 공연을 즐겼는데, 다 같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공연활동과 문화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작은 음악회에도 많은 시각장애인분들도 참석하여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염지연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