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면 끝, 올가을 마지막 '책 읽는 한강공원' 놓치지 마세요~

시민기자 조수연

발행일 2023.10.24. 10:57

수정일 2023.10.24. 19:23

조회 408

서울시의 '책 읽는' 문화 조성 사업 중 하나인 '책 읽는 한강공원' ⓒ조수연
서울시의 '책 읽는' 문화 조성 사업 중 하나인 '책 읽는 한강공원' ⓒ조수연

석사과정 때, 독서 커뮤니티를 연구한 적이 있었다. 독서 커뮤니티 회원들에게 계속 하락하는 성인 독서율의 원인을 물었다. 책을 읽지 않는 이유가 종이책과 신문, 잡지 등 문자 중심의 텍스트 시대에서 동영상, 숏폼 콘텐츠, 카드뉴스 등 시각화 콘텐츠 시대로 넘어가는 시대적 흐름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서 커뮤니티 회원들은 다른 의견을 전했다. ‘독서 환경’의 ‘부재’를 지적했다.

즉, 이들은 책 읽을 공간과 읽을 책들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물론, 책을 주문하면 하루 만에 배송되는 시대지만, 독서 공간과 환경이 조성되지 않음을 지적했다. 독서 커뮤니티 회원들은 독서 문화 조성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성인 독서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2022년에 발표한 ‘2021년 국민 독서 실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성인의 연간 종합 독서율은 47.5%를 기록했으나 20대 청년층의 독서율은 78.1%로 가장 높은 독서율을 보였다. 기자의 나이대인 20대 청년들은 종이책뿐만 아니라 오디오북, 전자책 등을 통해 꾸준히 책을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독서 커뮤니티와 독서 문화를 연구했던 연구자로서 서울시의 수많은 프로그램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독서 커뮤니티 회원들이 언급한 것처럼, 서울시는 광장과 한강공원 등 다양한 공간에서 독서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자연스럽게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 [관련 기사] 가을에도 북(book)적! 광화문광장·한강공원에 야외도서관

기자는 서울시의 모든 독서 프로그램을 방문했다. ‘책 읽는 서울광장’부터 광화문역에 조성한 ‘광화문 책마당’, 혹서기에 '책 읽는 서울광장'이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스핀오프 형식으로 진행된 ‘밤의 여행 도서관’에 방문한 시민들을 유심히 살펴봤다. 시민들의 공동된 특징은 책이 놓여진 공간에서 책과 함께 다양한 추억을 쌓고 있다는 점이다.

한강공원에 조성된 ‘책 읽는 한강공원’도 다녀왔다. 10월 28일 토요일을 마지막으로 가을 두 달 동안 여의도 한강공원 멀티플라자뚝섬 한강공원 자벌레 잔디광장을 모두 방문했다. 책 읽는 한강공원의 콘셉트는 ‘복고’로, 여의도 한강공원은 ‘철수네 슈퍼’, 뚝섬 한강공원은 ‘영희네 문방구’라는 이름으로 운영됐다.
여의도 한강공원 '철수네 슈퍼' ⓒ조수연
여의도 한강공원 '철수네 슈퍼' ⓒ조수연

먼저, 여의도 한강공원이다. 여의도 한강공원은 넓은 잔디공원에 조성해 탁 트인 분위기가 좋았다. 연인과 어린아이와 함께 온 가족 비율이 높았는데 관광객도 많았다. 이런 점을 반영해서인지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존과 책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분리해 운영했다.

여의도 한강공원에 조성된 '철수네 슈퍼'누구나 책을 빌려갈 수 있는 공간으로 대출은 불가능하다. 책을 들고 가기 편하도록 책을 담을 수 있는 바구니를 마련해 시민을 배려한 점도 좋았다. 철수네 슈퍼에서는 남녀노소 즐길 수 있도록 만화책부터 전문 서적까지 책의 스펙트럼이 넓었다. 아무래도 연인, 어린이, 어른 등 많은 계층이 찾는 점을 고려한 것 같았다.
여의도 '책읽는 한강공원'에는 게임도 있어,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즐겼다. ⓒ조수연
여의도 '책읽는 한강공원'에는 게임도 있어,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즐겼다. ⓒ조수연

안내소에는 ‘추억의 뽑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뚝섬 한강공원에서도 이와 같은 행사를 마련했는데,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인증샷을 촬영한 후 인스타그램에 책 읽는 한강공원 게시글을 올리면 뽑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예전, 초등학교 때 문방구에서 보던 뽑기를 한강공원에서 볼 수 있어 신기했고, 재밌었다.

넓은 잔디마당이 특징인 여의도 책 읽는 한강공원은 책 읽는 공간도 매우 넓었다. 푹신한 의자와 캠핑 감성을 느끼게 하는 작은 텐트가 마련돼 누워서 한강과 노을을 바라보며 책 읽는 즐거움을 선물했다. 아이들은 재미있는 만화책, 어른들은 소설 등 저마다 책의 종류는 달랐지만, ‘독서’로 하나 됐다.
만화책부터 다양한 책들이 있었다. ⓒ조수연
만화책부터 다양한 책들이 있었다. ⓒ조수연

만약 책이 지루하다고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면, 옆에 마련된 놀이존으로 보내면 됐다. 놀이존은 가볍게 놀 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 튜브를 타고 놀거나 에어바운스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했다.
여의도 책읽는 한강공원 놀이존에 쌓인 튜브 ⓒ조수연
여의도 책읽는 한강공원 놀이존에 쌓인 튜브 ⓒ조수연

여의도 한강공원을 뒤로하고, 뚝섬 한강공원도 방문했다. 뚝섬 한강공원 자벌레 인근에 조성된 책 읽는 한강공원은 여의도 한강공원보다 크기는 작았다. 약 3분의 1 정도 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대부분 내용은 같았다. 다만, 뚝섬 한강공원은 상대적으로 어린이가 많기에, 만화책이 더 많이 보였다. 기자가 과거에 재미있게 읽었던 <미스터 초밥왕>이라는 책도 보여 반가웠다.
뚝섬 한강공원에 조성된 영희네 문방구 ⓒ조수연
뚝섬 한강공원에 조성된 영희네 문방구 ⓒ조수연
<미스터 초밥왕> 만화책 ⓒ조수연
<미스터 초밥왕> 만화책 ⓒ조수연

종합안내소에서는 추억의 간식을 증정하는 행사가 있었다. 참여방법은 간단했다. QR코드를 촬영해 책 읽는 한강공원 설문조사에 참여하면 됐다. 맥주와 죠스바 모양의 사탕, 츄파춥스와 함께 추억의 도나스 등이 있었다. 출출했던 터라 설문조사를 마치고 추억의 도나스를 받았다.
맛있는 옛날 간식들 ⓒ조수연
맛있는 옛날 간식들 ⓒ조수연

뚝섬 책 읽는 한강공원도 여의도처럼 따로 놀이존이 마련되어 있었다. 놀이존은 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 안전을 위해 질서를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에어바운스는 여의도와 같았고, 나무와 나무를 엮어 해먹과 줄 넘어가기 놀이를 만든 것은 신선했다. 기존 자연을 활용해 휴식과 또 다른 놀이를 만들어, 어린이들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나무와 나무를 엮어 해먹과 놀이를 만들었다. ⓒ조수연
나무와 나무를 엮어 해먹과 놀이를 만들었다. ⓒ조수연

책 읽는 한강공원은 한강공원의 특성상 추워지는 11월부터는 만날 수 없다. 따라서 10월의 마지막 토요일인 28일을 끝으로 잠시 쉼을 갖는다. 밤의 여행 도서관과 같이 스핀오프 형식으로 마련된 책 읽는 한강공원.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책 읽는 한강공원이 매년 봄과 가을, 정기적으로 진행됐으면 좋겠다. 한강에서 책 읽는 즐거움은 시민에게 또 다른 독서의 즐거움을 선물하기 때문이다.
강아지도 함께한 책 읽는 한강공원 ⓒ조수연
강아지도 함께한 책 읽는 한강공원 ⓒ조수연

책 읽는 한강공원

○ 운영일시 : 9월 2일~10월 28일 매주 토요일 12:00~20:00
○ 운영장소 : 철수네 슈퍼 - 여의도한강공원 멀티플라자, 영희네 문방구 - 뚝섬한강공원 자벌레 앞 잔디광장
누리집
○ 문의 : 다산콜센터 120

시민기자 조수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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