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가 문화공간으로 변신했어요! (ft.케이팝공연)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3.10.06. 14:16

수정일 2023.10.06. 14:44

조회 4,774

서울숲 옆 삼표레미콘 부지에 거대한 무대가 설치됐다. 5일 오후 ‘성수문화예술마당’ 개장식이 열린 것이다. 한 시간 남짓 식전행사가 있은 후, ‘음악으로 떠나는 아주 특별한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개장 기념 특별공연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맑은 가을 하늘 아래 공연을 즐겼다.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에서 ‘성수문화예술마당’ 개장식 축하 특별공연이 열렸다. ⓒ이선미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에서 ‘성수문화예술마당’ 개장식 축하 특별공연이 열렸다. ⓒ이선미

행사는 45년 동안 가동되던 레미콘 공장이 이전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순간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1978년 이곳에 들어선 삼표레미콘 공장은 서울과 수도권 건설 현장에 신속하게 레미콘을 공급해 왔다. 하지만 주민들에게는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도심 내 레미콘 공장은 교통체증과 분진, 소음 때문에 끊임없이 민원의 대상이 되었다. 결국 2015년부터 주민들이 위원회를 구성해 공장 이전을 촉구해왔고 2017년 철거가 확정되었다.
레미콘 공장의 모든 시설물이 철거된 자리에 공연을 위한 부스와 무대가 들어섰다. ⓒ이선미
레미콘 공장의 모든 시설물이 철거된 자리에 공연을 위한 부스와 무대가 들어섰다. ⓒ이선미

지난해 8월에 모든 철거가 완료된 부지는 국제 설계 공모를 거쳐 글로벌 업무 지구로 조성될 예정이라고 한다. 본격적인 공사는 약 2년 뒤에 시작되는데 서울시와 성동구, 삼표산업이 그때까지 빈 땅을 임시 공연 전시장으로 활용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특히 성수동 주변의 문화적 분위기를 고려해 공연과 전시를 위한 공간으로 추진했다고 한다. ☞ [관련 기사] 공장 철거된 삼표레미콘 부지, '문화여가공간'으로 5일 개방

그 신호탄으로 이날 개장식이 열렸고, 곧바로 6일에는 아이돌 그룹 NCT127이 이 무대에서 정규 5집 활동을 시작하는 공연을 한다. 그리고 7일부터 8일까지는 ‘원 유니버스 페스티벌 2023’이 개최될 예정이다. 자동차 튜닝 기업이 개최하는 공연이어서 멋진 자동차들도 미리 전시돼 있었다. 에스파를 비롯해 세계적인 아티스트들도 무대에 오른다.

아이돌 그룹과 케이팝 스타들의 공연을 앞두고 있어선지 여기저기서 긴장감이 느껴졌다. 대형 무대와 관객석 등이 설치됐지만 아마도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려들 공연 준비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한 확인이 필요할 듯하다.
7일과 8일에는 ‘원 유니버스 페스티벌 2023’이 개최될 예정이다. ⓒ이선미
7일과 8일에는 ‘원 유니버스 페스티벌 2023’이 개최될 예정이다. ⓒ이선미
자동차 튜닝 기업이 개최하는 공연이어서 멋진 자동차들도 미리 전시돼 있다. ⓒ이선미
자동차 튜닝 기업이 개최하는 공연이어서 멋진 자동차들도 미리 전시돼 있다. ⓒ이선미

‘성수문화예술마당’ 개장식 특별공연은 발레 퍼포먼스에 이어 오페라 아리아, 칸초네 등 낯익은 레퍼토리들이 이어졌다. 처음으로 열리는 공연이라 무대 상황이 조금 어수선하긴 했지만 어제의 비로 더 말끔해진 날씨도 좋았다. 햇살은 눈부셨지만 이제는 따뜻하게 느껴졌다. 

시민들은 넓은 공연장에 반듯하게 놓인 의자에 앉아 공연을 즐겼다. 사회자가 각각의 레퍼토리를 친절하게 안내해 준 덕분에 더 친숙해졌다.  
10월의 좋은 날, 발레와 아리아들, 영화음악과 칸초네 등 멋진 공연을 즐겼다. ⓒ이선미
10월의 좋은 날, 발레와 아리아들, 영화음악과 칸초네 등 멋진 공연을 즐겼다. ⓒ이선미
공연장 너머로 응봉산이 보인다. ⓒ이선미
공연장 너머로 응봉산이 보인다. ⓒ이선미

“자, 이번에 만날 음악은 ‘Volare’라는 곡인데요, 약간 추임새가 필요해요. 같이 해 볼까요? 볼라레 오오, 칸타레 오오오오~, 이건 따라 하실 수 있겠죠? 같이 불러 보면 좋겠네요.” 

관객의 호응도 유도하면서 약 한 시간 동안 이어진 식전 축하공연이 끝나고 개장식이 시작됐다. 
가림막에도 공연이 그대로 상영되었다. ⓒ이선미
가림막에도 공연이 그대로 상영되었다. ⓒ이선미

인사말에서 성동구청장은 성동구민의 숙원 사업이었던 레미콘 공장 이전을 축하하면서 구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도 전했다. 그동안 구민들과 함께 공청회도 열고 서명 운동도 진행해 왔다. 구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서울시와 성동구, 삼표산업이 합의를 이끌어낸 결과로 공장이 이전하고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레미콘 공장 부지에는 공연장 외에 잔디광장을 조성하고 주차장도 마련한다. 11월에 잔디 식재가 완료되면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쓰일 예정이다. 주차장은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용주차장으로, 서울숲과 응봉산을 찾은 방문객들도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가끔 서울숲을 찾았다가 주차가 어려워 곤혹스러울 때가 있었는데 반가운 소식이다.
'성수문화예술마당' 개장을 알리는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이선미
'성수문화예술마당' 개장을 알리는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이선미

삼표레미콘 공장 자리는 원래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곳으로 모래 퇴적층이 있던 곳이었다. 매년 홍수 피해가 되풀이되자 1972년 매립을 해서 공장이 들어섰다. 거의 5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삼표레미콘은 63빌딩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롯데월드타워까지 서울의 주요 공사 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했다. 말 그대로 역사의 또 한 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응봉산 전망휴게소에 올라 중랑천 너머 서울숲을 바라보았다. 곧 있을 공연을 위해 많은 부스와 무대가 들어선 ‘성수문화예술마당’도 한눈에 들어왔다. 리허설을 하는지 간간이 음악이 울려퍼졌다.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시대가 끝나고 이제 어떤 이야기가 시작될까. 서울숲과 중랑천, 그리고 여전히 핫플인 성수동을 잇고 있는 이곳, 흔히 ‘금싸라기 땅’이라고 불리는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가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지 궁금해진다. 
응봉산 전망휴게소에서 바라본 삼표레미콘 부지 ⓒ이선미
응봉산 전망휴게소에서 바라본 삼표레미콘 부지 ⓒ이선미

시민기자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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