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전 개화의 현장을 만나다! 걸으며 만나보는 정동 이야기
발행일 2023.10.06. 09:00
120년 전의 정치 외교 문화를 체험하는 '정동 한바퀴 도보탐방' ©최윤정
요즘 서울 도심을 다녀 보면 과거에 비해 외국인이 상당히 많아졌음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코로나 이후 여행이 자유로워진 덕분도 있지만 한국 음식, BTS 등 한류 문화의 영향도 적지 않다. 그러나 20~30년 전만 해도 외국인이 지나가면 흘깃 쳐다보고 한국말을 잘하면 신기해했다. 지금의 5060 세대라면 한 번쯤 기억하는 상황일 것이다.
그보다 훨씬 오래 전인 19세기 말, 이 나라에 파란 눈의 서양인이 등장했을 때는 오죽했을까. 대한제국 당시 다수의 외국공관과 외국인, 선교사 등으로 정치 외교의 중심지였던 정동에서는 어땠을까. 120년 전 개화의 현장을 걸어 보는 ‘정동 한바퀴 도보탐방’ 프로그램은 아는 만큼 보이는 역사와 보이는 만큼 나라의 소중함을 체험케 해 주는 반나절 여행으로, 꼭 참여해 보기를 추천한다.
그보다 훨씬 오래 전인 19세기 말, 이 나라에 파란 눈의 서양인이 등장했을 때는 오죽했을까. 대한제국 당시 다수의 외국공관과 외국인, 선교사 등으로 정치 외교의 중심지였던 정동에서는 어땠을까. 120년 전 개화의 현장을 걸어 보는 ‘정동 한바퀴 도보탐방’ 프로그램은 아는 만큼 보이는 역사와 보이는 만큼 나라의 소중함을 체험케 해 주는 반나절 여행으로, 꼭 참여해 보기를 추천한다.
서울시민들이 좋아하는 문화의 거리 정동과 덕수궁은 근대사를 담은 중요한 장소다. ©최윤정
중구 정동은 능이 있었다는 데에서 유래한 지명으로, 정숙한 동네라는 의미와는 달리 개화의 급물결을 접한 역사적인 곳이다. 조선 고종이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명명하면서 서울을 새롭게 도시 계획했던 장소 중 하나로, 덕수궁이 지금의 세 배 정도의 크기로 대한제국의 정궁으로 사용되면서 정동은 정치 외교의 중심지가 되었다.
도보탐방의 첫 코스는 서양식 도서관 건물이었던 중명전에서 시작된다. 2층으로 지어진 이곳은 고종이 덕수궁 화재 시 잠시 머물렀으며, 일본과의 불평등 조약 ‘을사늑약’이 맺어진 비운의 장소이기도 하다.
1층에서 볼 수 있는 당시 회의에 참여한 대신들의 장면 연출이 만감을 교차하게 한다. 학교 다닐 때 배웠던 헤이그 특사, 고종의 친서 역시 당시의 긴박함을 체감하게 한다.
도보탐방의 첫 코스는 서양식 도서관 건물이었던 중명전에서 시작된다. 2층으로 지어진 이곳은 고종이 덕수궁 화재 시 잠시 머물렀으며, 일본과의 불평등 조약 ‘을사늑약’이 맺어진 비운의 장소이기도 하다.
1층에서 볼 수 있는 당시 회의에 참여한 대신들의 장면 연출이 만감을 교차하게 한다. 학교 다닐 때 배웠던 헤이그 특사, 고종의 친서 역시 당시의 긴박함을 체감하게 한다.
도보탐방 첫 번째 코스인 중명전. 격동의 시대 상황에 숙연함을 느낀다. ©최윤정
흔적만 남아 있는 러시아 공관과 손탁호텔 ©최윤정
정치와 외교는 하나다. 한옥을 개조한 미국 공사관을 시작으로 독일, 프랑스의 공사관이 들어섰다. ‘아관파천’의 배경이었던 러시아 공사관은 현재는 위치만 남아 있지만 그 자리에서 여전히 명성왕후의 시해 사건 등을 해설사에게 들어 본다. 시해 사건 이후 잠을 못 잤다는 고종이지만, 외국인들의 교육 선교 만큼은 직접 이름을 지어 하사하는 적극적인 지지도 보였다.
아펜젤러의 배재학당은 인재를 배양하라는 의미의 이름으로,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은 서울시 기념관 제16호이기도 하다. 특히 배재학당은 김소월, 주시경, 이승만 등 내로라하는 인물들을 길러내었다. 당시 노비를 부리며 등교한 양반에게 말했다는 '사람 부리는 것을 먼저 그만두고' 라는 아펜젤러의 일침과 입구의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 라는 문구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아펜젤러의 배재학당은 인재를 배양하라는 의미의 이름으로,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은 서울시 기념관 제16호이기도 하다. 특히 배재학당은 김소월, 주시경, 이승만 등 내로라하는 인물들을 길러내었다. 당시 노비를 부리며 등교한 양반에게 말했다는 '사람 부리는 것을 먼저 그만두고' 라는 아펜젤러의 일침과 입구의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 라는 문구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배재학당역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미니어처. 아펜젤러와 배재학당 학생들의 대화 (사진 촬영 ©최윤정)
평등 사상부터 가르친 배재학당은 김소월 시인을 포함한 수많은 인재를 양성했다. ©최윤정
정동에 있던 다른 학교들이 강남권으로 옮긴 것과 달리 이화여고는 아직도 정동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궁의 커피와 물품을 담당했던 손탁호텔이 있었던 자리이기도 하다. 이화학당을 다닌 유관순 열사는 이후 명예졸업장을 받기도 했다.
120년 전 이 작은 동네에서 시작된 서양 교육, 서양 문화는 우수한 인재 양성은 물론 먼저 배운 자들의 애국으로 이어졌다. 서양식 평등 사상과 앞선 고등교육의 시작은 미미했겠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대단한 변화이며 계기였다. 당시의 선교사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지금 세계적으로 유행인 한류 문화 역시 현 세대에게 매우 큰 영향력을 준다고 본다. 현재진행형인 역사에 책임감을 느끼고 나라를 더 사랑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120년 전 이 작은 동네에서 시작된 서양 교육, 서양 문화는 우수한 인재 양성은 물론 먼저 배운 자들의 애국으로 이어졌다. 서양식 평등 사상과 앞선 고등교육의 시작은 미미했겠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대단한 변화이며 계기였다. 당시의 선교사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지금 세계적으로 유행인 한류 문화 역시 현 세대에게 매우 큰 영향력을 준다고 본다. 현재진행형인 역사에 책임감을 느끼고 나라를 더 사랑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유관순 열사도 이화학당 출신이다. (자료 소장 및 전시 : 이화박물관) ©최윤정
가정법원이 있었던 자리를 지금은 서울시립미술관이 대신한다.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 헤어진다'는 말은 그때 법원을 오갔던 이혼 부부들을 빗대어 생겨난 속설이라고 한다.
중명전에서 시작해 배재학당, 이화학당, 최초의 서양식 결혼식을 올린 정동제일교회, 시립미술관을 마지막으로 1시간 반에 걸친 정동 한바퀴 도보탐방을 마쳤다.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을 통해 신청한 도보탐방 팀 외에도 다수의 학생을 데리고 해설사들이 개화의 현장, 격동의 현장으로 안내하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고 매우 진지해 보였다.
정동은 주말에는 한양도성 정동 순성길, 주중에는 정동한바퀴 도보탐방과 커피향이 흐르는 정동, 10월 13일과 14일에는 정동야행 등 다수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지금 정동은 여전히 개화다.
중명전에서 시작해 배재학당, 이화학당, 최초의 서양식 결혼식을 올린 정동제일교회, 시립미술관을 마지막으로 1시간 반에 걸친 정동 한바퀴 도보탐방을 마쳤다.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을 통해 신청한 도보탐방 팀 외에도 다수의 학생을 데리고 해설사들이 개화의 현장, 격동의 현장으로 안내하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고 매우 진지해 보였다.
정동은 주말에는 한양도성 정동 순성길, 주중에는 정동한바퀴 도보탐방과 커피향이 흐르는 정동, 10월 13일과 14일에는 정동야행 등 다수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지금 정동은 여전히 개화다.
'커피향이 흐르는 정동', '정동야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 정동으로 오세요 ©최윤정
정동 한바퀴 도보탐방
○ 기간 : 2023.10.4. ~ 2023.10.31.
○ 일시 : 매주 화·목·토 10:00, 14:00 (1.5시간 소요)
○ 집결장소 : 서울 중구 정동길 43 정동극장
○ 이동경로 : ① 정동극장 → ② 중명전 → ③ 구 러시아 공사관(정동공원) → ④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 ⑤ 정동제일교회 → ⑥ 배재학당역사박물관 → ⑦ 서울시립미술관
○ 신청 :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누리집 ☞바로가기
○ 일시 : 매주 화·목·토 10:00, 14:00 (1.5시간 소요)
○ 집결장소 : 서울 중구 정동길 43 정동극장
○ 이동경로 : ① 정동극장 → ② 중명전 → ③ 구 러시아 공사관(정동공원) → ④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 ⑤ 정동제일교회 → ⑥ 배재학당역사박물관 → ⑦ 서울시립미술관
○ 신청 :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누리집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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