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환경을 지키는 수거함 5형제! 우리동네 주민센터에 있다

시민기자 박분

발행일 2023.08.03. 13:28

수정일 2023.08.03. 13:29

조회 4,682

태극기 수거함은 눈에 잘 띄는 주민센터 출입구에 위치해 있다. ©박분
태극기 수거함은 눈에 잘 띄는 주민센터 출입구에 위치해 있다. ©박분

오랫동안 사용해 낡은 태극기를 버려야 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가까운 주민센터로 가져와 태극기 수거함에 넣기’가 정답이다. 서울 각 동 주민센터에는 다양한 수거함들이 비치돼 있다. 태극기 수거함은 물론이고, 폐의약품 수거함, 아이스팩 수거함 등 가짓수가 꽤 많다.

필자가 거주하는 강서구 20개 동 주민센터에도 태극기 수거함을 비롯해 폐의약품, 폐형광등 및 폐건전지, 종이팩, 아이스팩 등의 수거함까지 총 5개의 전용수거함이 설치돼 있다. 마치 지구환경을 지키는 수거함 5형제랄까? 집 가까이 있는 주민센터는 다양한 일로 우리가 자주 찾는 친숙한 곳이다. 강서구 동 주민센터에 설치되어 있는 수거함을 총정리해 보았다.
집 가까이 있는 주민센터에는 다양한 수거함이 설치돼 있다. ©박분
집 가까이 있는 주민센터에는 다양한 수거함이 설치돼 있다. ©박분
동주민센터에 있는 태극기 수거함에 한 주민이 낡은 태극기를 넣고 있다. ©박분
동주민센터에 있는 태극기 수거함에 한 주민이 낡은 태극기를 넣고 있다. ©박분

태극기 수거함은 주민센터에 설치된 수거함 중 가장 먼저 탄생한 맏형 격이라 할 수 있다. 모름지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태극기는 아무데나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 국기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함이다. 태극기를 폐기할 때는 대한민국 국기법(國旗法)에 따라야 한다. 국기법 제10조 3항에 따르면 '국기가 훼손된 때에는 이를 지체 없이 소각 등 적절한 방법으로 폐기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개인이 태극기를 개별적으로 소각하기란 어렵고 화재 위험도 있어 국무총리 훈령 538호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민원실·주민센터 등에 국기 수거함을 설치·운영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태극기 수거함은 주민센터 출입구 앞에 마련돼 있었다. 주민센터 수거함 담당자는 “주민들이 이용하기 쉽게 수거함을 눈에 잘 띠는 곳에 배치했다”고 말했다.
주민센터에 비치된 폐의약품 수거함. 빨간색 디자인이 눈에 잘 띈다. ©박분
주민센터에 비치된 폐의약품 수거함. 빨간색 디자인이 눈에 잘 띈다. ©박분
강서구청 로비에 비치된 폐의약품 수거함 ©박분
강서구청 로비에 비치된 폐의약품 수거함 ©박분

폐의약품 수거함도 주민센터 출입구에 배치돼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크기가 작은 대신 수거함 하단이 빨간색으로 디자인되어 눈에 잘 띄었다. 2017년 환경부는 폐의약품을 폐기물관리법상 유해폐기물로 규정했다. 폐의약품을 생활폐기물과 분리해 수거·소각하도록 제도화 하는 과정에서 각 동 주민센터에 폐의약품 수거함을 설치했다. 폐의약품은 유효기간이 경과했거나 복용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약을 말한다. 무심코 종량제봉투에 담겨져 매립되거나 물약 등을 하수구로 흘려버릴 경우 약 성분이 토양과 하천에 유입돼 환경오염을 유발하니 꼭 폐의약품 수거함에 버려야 한다.

폐의약품 수거함에는 약 배출 방법에 대해 간략하게 표기돼 있다. 수거함에 약을 배출할 때는 개봉하지 않고 용기 그대로 배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단, 종이 상자나 포장재, 설명서, 봉투 등 종이와 같이 재활용이 가능한 것은 별도로 분리배출을 한다. 조제 알약과 가루약은 포장지를 개봉하지 않고 그대로 배출한다. 연고나 물약의 경우 내용물이 새지 않게 마개를 잠근 후 용기째 그대로 버리면 된다.

  폐의약품 수거함은 주민센터뿐 아니라 각 구청과 보건소, 약국에도 비치돼 있다. 최근에는 우체통에도 폐의약품을 배출할 수 있도록 확대했다. 그만큼 작은 알약 하나라도 버려지면 약의 화학성분이 환경에 큰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폐형광등 및 폐건전지 수거함은 대부분 주민센터 바깥 공터나 주차장 한쪽에 마련돼 있다. ©박분
 폐형광등 및 폐건전지 수거함은 대부분 주민센터 바깥 공터나 주차장 한쪽에 마련돼 있다. ©박분
폐형광등을 수거함에 넣을 때는 깨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박분
폐형광등을 수거함에 넣을 때는 깨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박분

부피가 큰 폐형광등, 폐건전지 수거함은 대부분 주민센터 바깥 공터나 주차장 한쪽에 마련돼 있다. 유해물질이 있어 주의가 필요한 폐형광등과 폐건전지는 반드시 전용수거함에 버려야 한다. 내부에 수은 등 해로운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형광등은 일반 폐기물로 종량제 봉투에 버리면 안 된다. 다량의 중금속을 함유하고 있는 수은건전지 또한 제대로 회수되지 않으면 토양이나 수질을 오염시키는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 깨질 염려가 있는 폐형광등은 수거함에 넣기 전에 종이로 감싸 안전하게 다루어서 깨지지 않게 배출하는 것이 좋다.
강서구는 20개 동 주민센터에 ‘IoT 스마트 종이팩 수거함’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박분
강서구는 20개 동 주민센터에 ‘IoT 스마트 종이팩 수거함’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박분

강서구는 2022년 1월부터 환경오염을 막고, 자원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20개 동 주민센터에 사물 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IoT 스마트 종이팩 수거함’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 종이팩 수거함’도 대부분 주민센터 주차장에 설치돼 있다.

종이팩(우유팩)은 재활용 가치가 높은 자원이다.  재활용을 거쳐 고품질의 생활용품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 만큼 일반 폐지와 분리 배출해야 한다. 수거함 상단에 기기 사용방법이 설명돼 있다. 스마트폰에 ‘오늘의 분리수거’ 앱을 내려 받아 사용할 수 있다. 본인 인증 후 생성되는 사용자 QR코드와 배출하려는 종이팩의 바코드를 수거함에 차례로 스캔하고 종이팩을 넣으면 된다. 종이팩 1개당 10포인트가 쌓인다. 100포인트가 모이면 우유(200㎖) 1개 또는 생수 1개(500㎖)로 교환할 수 있다. 단, 재고 물량에 따라 보상 품목과 교환 장소가 달라질 수 있고, 쌓인 포인트는 앱을 통해 기부도 할 수 있다. 수거함 운영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주민센터에 마련된 아이스팩 수거함에 한 주민이 아이스팩을 배출하고 있다. ©박분
주민센터에 마련된 아이스팩 수거함에 한 주민이 아이스팩을 배출하고 있다. ©박분
폭염 속 아이스팩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보냉제로 쓰이는 다양한 아이스팩 ©박분
폭염 속 아이스팩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보냉제로 쓰이는 다양한 아이스팩 ©박분

아이스팩 수거함은 코로나19 유행으로 냉장·냉동식품 배송이 폭증하면서 아이스팩 사용량이 증가하던 무렵 생겨났다. 강서구에서는 2022년 5월, 20개 동 주민센터에 전용 수거함을 설치하고 배출된 아이스팩을 재활용하기로 했다. 주민센터에 설치된 수거함 5형제 중 가장 늦게 탄생한 막내다.

아이스팩은 물 성분과 젤 타입의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수거 대상은 젤타입 아이스팩으로 오염되거나 훼손되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 플라스틱 소재의 젤타입 아이스팩은 자연분해가 어려운 유해물질로 종량제 봉투에 버려지거나, 하수구로 배출될 경우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수거함에 배출한 아이스팩은 전문 소독업체에서 수거한 후 선별, 세척, 소독 작업을 거쳐 강서농수산물시장과 전통시장 등 필요한 곳에 무상으로 공급한다. 제공된 아이스팩은 신선식품 보관, 포장 및 배송 시 보냉제로 사용된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더위가 이어지면서 아이스팩 사용도 급증하고 있다. 처치 곤란했던 아이스팩을 주민센터 전용수거함에 배출함으로써 아이스팩 재활용으로 이어지니 폐기물 처리비용 절감은 물론 소상공인의 사업비용 절감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아이스팩 재활용은 자원순환의 일종으로 지구환경을 살리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

자원순환과 쓰레기 문제 해결은 일상생활과 밀착돼 있어 더 이상 나와 동떨어진 얘기가 아니다.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5형제처럼 주민센터에는 든든한 환경지킴이 수거함 5형제가 우리를 맞고 있다. 주민센터 수거함 5형제와 함께 슬기로운 분리배출을 생활화 하자!

시민기자 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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