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듯 가볍게! 한양도성길 따라 서울여행 떠나볼까

시민기자 최은영

발행일 2023.08.01. 14:22

수정일 2023.08.01. 14:23

조회 1,739

지하철 동대문역 근처에는 동대문종합시장, 평화시장 등 대형 시장이 많다. 원단이나 각종 부자재를 사려는 사람들로 동대문 주변에는 늘 사람들이 넘친다. 바쁜 용무를 마치고 문득 머리를 식히거나 쉴 곳을 찾는 분들이 있다면 소개하고 싶은 곳이 있다.

동대문역 1, 10번 출구 부근의 '흥인지문공원', '한양도성박물관', 그리고 혜화문에서 흥인지문을 잇는 '한양도성길 낙산구간'이다. 더위를 피하러 비용과 시간을 들어 산이나 바다로 떠나도 좋겠지만, 도심 속에서도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시원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도심 속 공원과 박물관, 한양도성길로 가벼운 서울여행을 떠나 보면 어떨까.
지하철 동대문역 근처에 있는 '흥인지문공원' ⓒ 최은영
지하철 동대문역 근처에 있는 '흥인지문공원' ⓒ 최은영

이대 동대문병원이 있던 자리에 조성된 '흥인지문공원'

'흥인지문공원은 이화여자대학교 동대문병원과 동대문교회가 있던 자리에 2010년 조성되었다. 1887년 건립된 이대 동대문병원은 명의들이 많기로 유명하고 대형병원이지만, 진료비가 비싸지 않아 지역 주민들을 비롯해 각지에서 진료를 보러 온 사람들로 북적이던 곳이었다. 오랜 역사를 지닌 동대문병원은 2008년 아쉬움 속에 폐원하며 이대 목동병원으로 흡수됐다.
'흥인지문공원'은 이대 동대문병원이 있었던 자리에 생겼다.  ⓒ 최은영
'흥인지문공원'은 이대 동대문병원이 있었던 자리에 생겼다. ⓒ 최은영

흥인지문공원을 산책하거나 벤치에 앉아 쉬면서, 예전에 서울시 미래유산투어나 한양도성 순성 프로그램을 참여하면서 해설사에게 들었던 동대문 관련 역사 이야기를 생각해 보았다. 동대문에서 살아온 시민들의 지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신기하고 재미있었는데, 서울시 여러 다른 지역들도 근현대사 이야기가 잘 정리되어 시민들의 지나온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  
'한양도성 순성길'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흥인지문공원' ⓒ 최은영
한양도성 순성길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흥인지문공원' ⓒ 최은영

한낮의 더위를 피해 한양도성의 역사, 문화적 가치를 살펴 보자 '한양도성박물관'

기온이 높은 한낮에는 '한양도성박물관'에서 전시도 관람하고 자료실에서 책을 보면서 더위를 피하는 것이 좋겠다.

한양도성박물관은 서울역사박물관의 분관으로 한양도성의 역사와 문화에 관련된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1층 상설전시실 1, 2층 기획전시실· 학습실· 자료실, 3층은 상설전시실 2· 3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양도성박물관'에는 한양도성의 역사와 문화에 관련된 유물이 전시돼 있다. ⓒ 최은영
'한양도성박물관'에는 한양도성의 역사와 문화에 관련된 유물이 전시돼 있다. ⓒ 최은영

1층 상설전시실에서는 1396년에 축조된 한양도성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축소모형과 영상을 볼 수 있다. 한양도성은 조선 전기 한양 방위를 위해 축조한 도성으로,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의미와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순성 체험 코너에서는 곡면 영상을 통해 18.6㎞의 한양도성을 둘러볼 수 있다. 실제로 한양도성 구간을 순성할 때 유용한 정보도 제공 받을 수 있다.
1층 상설전시실의 한양도성 축소 모형  ⓒ 최은영
1층 상설전시실의 한양도성 축소 모형 ⓒ 최은영
한양도성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상설전시실 ⓒ 최은영
한양도성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상설전시실 ⓒ 최은영

디지털로 각자성석(刻字城石)을 새길 수 있는 코너에서는 디지털 성석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이메일로 받을 수 있다. 각자성석은 성벽을 쌓을 때 돌의 일부에 글자나 기호를 새긴 것을 말하는데, 내용에 따라 구역을 천자문 자호로 표시하거나 공사에 동원된 백성들의 출신 군, 현을 기록하거나, 공사 감역관의 이름을 새겼다고 한다.

로비 벽면에 자리 잡은 대형 멀티비전의 한양도성 미디어아트는 한양도성의 현재와 과거, 성벽에 남겨진 다양한 흔적들을 소개한다. 멀티비전을 통해 한양도성의 사계절과 서울을 둘러싼 도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디지털 각자성석(刻字城石) 체험을 하며 즐거워 하는 외국인들 ⓒ 최은영
디지털 각자성석(刻字城石) 체험을 하며 즐거워 하는 외국인들 ⓒ 최은영

2층의 기획전시실은 한양도성을 주제로 한 다양한 기획전시를 선보이는데, 현재 ‘숙정문 : 폐쇄된 성문을 열다’가 열리고 있다.(※9월 10일까지)

숙정문은 조선 초 한양도성의 북문으로 건설되었지만 항상 닫아두었던 까닭에 출입 기능은 하지 못했다. 백악산 험준한 자락에 있어 접근성이 좋지 않았지만, 농사가 중요한 조선에서는 강우와 관련된 의례를 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문이었다.
2층 기획전시실  ‘숙정문 : 폐쇄된 성문을 열다’ 전시  ⓒ 최은영
2층 기획전시실 ‘숙정문 : 폐쇄된 성문을 열다’ 전시 ⓒ 최은영

학습실은 어린이, 성인, 가족을 대상으로 한양도성 관련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료실은 한양도성의 역사, 문화 관련 자료들이 구비되어 있고 누구나 이용가능하다. 자료를 열람하면서 시민동호회의 레고로 만든 한양도성 모형도 볼 수 있다. 
한양도성 관련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2층 자료실 ⓒ 최은영
한양도성 관련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2층 자료실 ⓒ 최은영

3층 상설전시실 2에서는 조선의 한양 천도와 수도 건설, 도성의 축조까지 한양도성의 탄생을 비롯한 조선시대 한양도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양도성의 건설뿐만 아니라 성문의 개폐, 도성의 관리, 도성 안팎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다채롭게 소개한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근대화 과정에서 훼손되었지만 복원과 발굴, 개방을 통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한양도성의 격동의 세월 또한 엿볼 수 있었다. 수난의 아픔을 딛고 되살아난 한양도성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3층 상설전시장 2는 한양도성의 탄생과 도성 사람들의 삶을 소개하고 있다. ⓒ 최은영
3층 상설전시장 2는 한양도성의 탄생과 도성 사람들의 삶을 소개하고 있다. ⓒ 최은영
수난의 아픔을 딛고 되살아난 한양도성의 근현대사를 보여주는 상설 전시실 3  ⓒ 최은영
수난의 아픔을 딛고 되살아난 한양도성의 근현대사를 보여주는 상설 전시실 3 ⓒ 최은영

가벼운 서울여행에 최적화된 '한양도성 낙산구간'

한양도성 박물관을 관람하고 늦은 오후가 되면 흥인지문공원 주변의 '한양도성 낙산구간'을 산책하면 좋다. 한양도성 낙산구간은 한양도성 구간 중 제일 산책하기가 좋은 구간이다.

흥인지문공원에서 도성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이화벽화마을'을 만날 수 있다. 이화벽화마을은 특색 있는 카페와 벽화 등이 많아 구경할 거리가 많다. 다만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므로 조용히 걷는 게 좋겠다.
'한양도성박물관' 뒤편 도성길을 따라 올라가면 이화벽화마'을'에 갈 수 있다 ⓒ 최은영
'한양도성박물관' 뒤편 도성길을 따라 올라가면 '이화벽화마을'에 갈 수 있다 ⓒ 최은영
많은 외국인들이 꾸준히 찾고 있는 '이화벽화마을' ⓒ 최은영
많은 외국인들이 꾸준히 찾고 있는 '이화벽화마을' ⓒ 최은영

이화마을을 지나 '낙산공원 조망지점'에 올라가면 가슴이 툭 트인다. 삼선동, 이화동, 창신동 등이 보이고 멀리 북한산이나 인왕산도 볼 수 있다. 날씨 좋은 날은 더욱 전망이 좋으니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인근 지역은 물론 북한산, 인왕산 등 멋진 전망을 자랑하는 '낙산공원 조망지점' ⓒ 최은영
인근 지역은 물론 북한산, 인왕산 등 멋진 전망을 자랑하는 '낙산공원 조망지점' ⓒ 최은영

낙산공원 조망지점에서 내려와 조금만 걸으면 '낙산공원'이 있다. 산책하거나 운동하기에 좋은 낙산공원에서도 역시 아름다운 전망을 볼 수 있다. 전망도 좋고 야경도 좋아 드라마 촬영도 많이 한다. 평상도 있어 쉬기에도 좋은데 지금은 낙산공원 정비를 하느라 평상은 수리 중이다.

낙산공원에서는 비 오는 날과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아침 7시부터 8시까지 건강체조교실이 열리고 있다. 종로구 주민들을 비롯해 인근 지역의 주민들도 많이 참여하는데 함께 운동하며 건강을 회복한 사람들이 많다.
'낙산공원 조망지점'에서 본 '낙산공원' ⓒ 최은영
'낙산공원 조망지점'에서 본 '낙산공원' ⓒ 최은영

낙산공원 외부 순성길로 가다 보면 장수마을로 갈 수도 있는데, 이 길은 저녁이나 밤에 로맨틱한 광경을 보여준다. 길게 연결된 도성에 비치는 조명이 상당히 부드러우면서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곳이다.
저녁에 가로등 불빛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드는 '낙산공원 순성길' ⓒ 최은영
저녁에 가로등 불빛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드는 '낙산공원 순성길' ⓒ 최은영
'흥인지문공원, 한양도성박물관, 한양도성 낙산순성길'을 따라서 올라온 '낙산공원' ⓒ 최은영
'흥인지문공원, 한양도성박물관, 한양도성 낙산순성길'을 따라서 올라온 '낙산공원' ⓒ 최은영

한양도성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서울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우수한 우리의 문화유산 한양도성과 서울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많이 알렸으면 좋겠다. 아울러 전문가, 관계자들의 노력과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함께 하여 한양도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일 날이 꼭 오길 바란다.

흥인지문공원, 한양도성박물관, 한양도성 낙산구간을 걸으면서 더운 여름날 가벼운 여행을 떠나보니 어느새 더위를 잊고, 아니 더위마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많은 분들이 이 여행에 동참하길 기대해 본다.

흥인지문공원

○ 위치 : 서울 종로구 종로6가 70
○ 교통 : 지하철 1·4호선 동대문역 1번 출구

한양도성박물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283
○ 교통 : 지하철 1·4호선 동대문역 1번 출구
○ 관람시간 : 화-금요일 09:00 ~ 18:00 (입장 마감 17:30)
○ 휴관 : 매주 월요일·1월 1일
※ 자료실 : 10:00 ~ 17:00, 매주 월요일·공휴일 휴관
누리집
○ 문의 : 02-724-0243

한양도성 순성길

○ 구간:
-1코스(북악산구간) : 창의문 ~ 혜화문
-2코스(낙산구간) : 혜화문 ~ 흥인지문
-3코스(남산구간) : 장충체육관 ~ 백범광장
-4코스(인왕산구간) : 돈의문 터 ~ 창의문
한양도성 순성안내
○ 문의 : 다산콜센터 120

시민기자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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