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로 아로새긴 아름다움에 반하다! ‘박을복자수박물관’
발행일 2023.06.13. 11:00
박을복자수박물관 ⓒ김수정
분장을 한 배우들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낭독공연을 펼친다. 그들의 무대가 되어 준 곳은 북한산 백운대 자락에 호젓하게 있는 박을복자수박물관이다. 2002년에 개관한 박을복자수박물관은 전통자수와 근현대 회화의 흐름을 결합해 한국 현대자수 발전에 기여한 박을복(1915~2015)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각종 문화예술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나선형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상설전시실이 있다. ⓒ김수정
이곳은 박물관으로 개관하기 전까지 박을복 선생이 잠시 주거하기도 했던 2층 양옥집으로 주로 작품을 보관하는 수장고와 별장으로 사용하던 곳이다. 1969년 건축가 정인국이 설계한 주택으로 2001년 그의 아들인 건축가 정명원이 리노베이션하여 박물관으로 개조하였다. 2대에 걸쳐 설계한 건축물이라는 특별한 이력도 가지고 있다.
화가 김인승의 작품 '박을복 초상'
자수예술가 박을복 선생은 동경여자미술대학 사범과 자수부를 졸업하고 여러 방면에서 후진 양성과 작품 활동에 전념했다. 1960년에는 국제미술가협회에 참가하여 서양의 미술계를 둘러본 후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정서가 깃들어 있는 현대 자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1961년에는 첫 개인전을 열며 ‘섬유개인전 1호’로 자수계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였다. 그는 전통자수부터 20세기 서양미술의 영향을 받은 모던한 작품까지 극사실과 추상의 세계를 두루 섭렵하며 현대자수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건물 1층은 기획전시실이다. 5월 22일부터 기획전시가 진행 중이다. ⓒ김수정
박물관 정문에 들어서면 약간의 오르막을 오른 후 정원을 가로질러 들어가게 된다. 정원에는 바늘 모양의 설치물들이 세워져 있다. 그냥 보면 주택 같은 이곳의 상징물이라 할 수 있다. 건물의 1층은 기획전시실이다. 지금은 5월 22일부터 시작된 2023 기획전 ‘동행, 시간이 수를 놓다’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을복 선생과 동료 예술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박을복 선생의 자수작품 '작품B'
이번 기획전시는 박을복 선생의 작품을 향한 흔적들과 예술적 영감을 주고받았던 동료 예술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김인승 선생이 ‘박을복 초상’, ‘모란’, 김기창 선생의 ‘화조도’, 박래현 선생의 ‘비파’, 장운상 선생의 ‘미인도’, 그리고 박을복 선생의 ‘꿈’, ‘정’, ‘작품B’, ‘천하대장군’ 등이 전시되어 있다. 우리나라 근대 예술가들의 유화, 수묵화, 자수작품까지 한곳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실 한편에는 서로 교류했던 편지와 사진 등 박물관 소장자료도 볼 수 있다. ⓒ김수정
전시실 한편에는 서로 교류했던 편지와 사진 등 박물관 소장자료도 볼 수 있어 근대 예술가들의 삶을 느껴보는 재미가 있다. 벽면을 가득 채운 도표로 보는 근현대사를 통해 그들이 활동했던 당시의 시대 상황도 알 수 있다. 재미난 체험도 마련되어 있는데, 크고 작은 걱정들을 털어놓을 수 있는 걱정인형 만들기다. 실 색상 2가지를 골라 인형에 감아주면 자신만의 걱정인형을 만들 수 있다.
박을복 자수작품 '국화와 원앙'
나선형 계단을 뱅글뱅글 돌아 2층으로 오르면 상설전시실이다. 박을복 선생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현재 복제 중인 4개의 작품 ‘나들이’, ‘국화와 원앙’, ‘사슴’, ‘고구려벅화에서의’ 등의 자수작업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 박을복 선생이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 재학 중 학교 교재로 사용하기 위해 81가지 밑그림 위에 124종류의 수법을 수놓은 작품들도 흥미롭다.
배우들이 낭독공연 '미쎄스 류 표류기'를 선보이고 있다. ⓒ김수정
박물관이 문을 닫는 오후 5시, 1층의 한쪽 공간은 작은 무대로 변신했다. 어르신들이 섬에 여행 갔다가 남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이야기 ‘미쎄스 류 표류기’ 낭독공연이 펼쳐졌다. 거리감이 전혀 없는 바로 눈앞에서 배우들의 연기를 보다 보니 마치 실제 이야기처럼 빠져들게 되었다. 1시간 남짓의 공연을 통해 실컷 웃기도 하고 코끝이 찡해지는 감동도 느낄 수 있었다. 박물관의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문화행사다.
박을복 자수박물관 입구 ⓒ김수정
낭독공연은 일회성으로 진행되었지만, 자수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가 남아있다. 6월 17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미니 자수액자 만들기’가 진행된다. 재료비는 8,000원이고, 사전예약이 필수다. 2023 기획전 ‘동행, 시간이 수를 놓다’는 6월 16일까지 관람할 수 있으니, 자수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서둘러 다녀오시길 바란다.
박을복자수박물관
○ 관람 시간 : 월~금요일, 정오~오후 5시, 주말 및 공휴일 휴관
○ 요금 : 성인 6,000원, 유아 및 학생 4,000원
○ 주차 : 건물 내 20대 주차 가능, 주차요금 무료
○ 주소 : 서울시 강북구 삼양로149가길 56
○ 문의 : 02-990-7000, 7481~2
○ 교육프로그램 사전예약 : 박을복자수박물관 홈페이지
○ 요금 : 성인 6,000원, 유아 및 학생 4,000원
○ 주차 : 건물 내 20대 주차 가능, 주차요금 무료
○ 주소 : 서울시 강북구 삼양로149가길 56
○ 문의 : 02-990-7000, 7481~2
○ 교육프로그램 사전예약 : 박을복자수박물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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