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더욱 '힙'해진 양재천길 꼭 가봐야 할 곳들

시민기자 방금숙

발행일 2023.06.12. 14:30

수정일 2023.11.09. 15:42

조회 6,200

[우리동네 숨은 명소] 데이트 코스편 - 특색 있는 가게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 양재천길
후루룩! 찾아가는 우리동네 숨은 명소

복잡한 도심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양재천길. 양재천에 시원하게 뻗은 메타세쿼이아길은 20년 전부터 데이트하는 연인들이 자연스레 모이며 ‘양재천 카페거리’로 불리고 있다. 코로나19 여파 등 침체되었던 이 일대가 최근 로컬 브랜드를 키우며 강남권 핫 플레이스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9일 서울시와 서초구에서 진행한 양재천길 상권 투어에 참여해 그 변화하는 모습을 취재했다.
이국적인 유럽풍 상점들이 즐비한 양재천 카페거리 ©방금숙
이국적인 유럽풍 상점들이 즐비한 양재천 카페거리 ©방금숙

양재천길 상권은 1호 와인 바 '크로스비(Crosby)'를 시작으로 현재 카페, 레스토랑 등 140여 개의 이국적인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특색 있는 가게들이 즐비한 천변과 달리 그 뒤편에 자리한 낙후된 골목길은 차별화된 개성을 찾아보긴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양재천길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4월 서울시가 ‘로컬브랜드 육성사업’ 5곳 중 하나로 양재천길을 선정하며 3년간 시비 30억 원 지원에 나선 것이다. ☞ [관련 기사] 양재천길·합마르뜨…골목상권 5곳 로컬브랜드로 키운다

양재천길을 처음 방문한다면 상권 초입에 자리한 ‘살롱 in 양재천’부터 가보자. 90㎡(27평) 남짓한 이곳은 서초구가 상권별 특성을 분석해 브랜딩한 문화예술 공간이다. 오가며 누구나 편하게 들러 양재천길 로컬브랜드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양재천길 로컬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살롱 in 양재천' 갤러리 ©방금숙
양재천길 로컬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살롱 in 양재천' 갤러리 ©방금숙

‘살롱 in 양재천’ 입구에 들어서자 아기자기한 50여 점의 도자기와 컬러풀한 수제 가방, 생활소품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작은 비범함’이란 주제로 공예 작가 5인이 선보이는 작품들이다. 일부 작품은 직접 만져보며 완성해 볼 수도 있고 판매도 한다. 이 전시는 6월 14일까지 열린다. 다음 전시로는 주변 카페와 맛집 분위기를 향유할 수 있는 ‘식탁 위의 클래식’이 예정돼 있다.
살롱 in 양재천 전시를 소개 중인 서초여성일자리주식회사 이재은 대표 ©방금숙
살롱 in 양재천 전시를 소개 중인 서초여성일자리주식회사 이재은 대표 ©방금숙
'작아서 더 아름다운' 일상 속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방금숙
'작아서 더 아름다운' 일상 속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방금숙

양재천길은 크게 2개의 메인 골목이 있다. ‘살롱 in 양재천’을 나와 양재천 방향으로 50m 정도 내려오면 ‘논현로27길’ 일대가 있고, 여기서 150m 정도 내려오면 양재천길 산책로를 마주한 ‘양재천 카페거리’가 있다.

짧은 골목길에는 신축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는 모습이다. 서초구 일자리경제과 이대규 주무관은 “새로운 건물 공간에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많이 들어와 거리가 젊고 트렌디하게 변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벌써 양재천길에는 개성 넘치는 로컬브랜드 상점들이 하나둘 오픈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양재천길 상권 개발이 진행 중인 '논현로27길' 일대 ©방금숙
양재천길 상권 개발이 진행 중인 '논현로27길' 일대 ©방금숙

양재천 입구 쪽에 위치한 베이커리 카페 '크레미엘'은 멋진 인테리어와 정통 프랑스 빵과 디저트로 유명한 누리소통망(SNS) 명소이다. 해외 유수의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은 프랑스인 남편 미카엘과 한국인 크리스탈 셰프가 합심해 정성 가득한 빵을 선보인다. 테이크아웃 전문점으로 갓 구워낸 따뜻한 크루아상은 바삭한 식감과 풍부한 풍미가 일품이다.
양재천 초입에 위치한 핫 플레이스 '크레미엘' 베이커리 카페 ©방금숙
양재천 초입에 위치한 핫 플레이스 '크레미엘' 베이커리 카페 ©방금숙
멋진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크레미엘은 정통 프랑스 빵과 디저트를 판매한다. ©방금숙
멋진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크레미엘은 정통 프랑스 빵과 디저트를 판매한다. ©방금숙

100% 수제 모자를 만들고 전시하는 쇼룸 ‘블레숑’은 이달 말 새롭게 문을 여는 신생 로컬브랜드다. 세계적인 패션위크에서 활동한 포토그래퍼 출신 손종우 대표가 1600년대 서부에서 이어온 수제 방식을 전수받아 페도라, 카우보이 모자 등을 제작하는 공간이다. 서울시 골목상권 지원사업인 '로컬인서울' 크리에이터로 선발된 손 대표의 쇼룸&작업실이 양재천길에 어떠한 색을 더해갈지 기대가 된다.
수제 모자 쇼품&작업실 오픈을 앞두고 있는 '블레숑' 손종우 대표 ©방금숙
수제 모자 쇼품&작업실 오픈을 앞두고 있는 '블레숑' 손종우 대표 ©방금숙

‘ESG 브랜딩 워크북’의 저자인 남윤주 대표가 운영하는 ‘에딧시티 프로젝트’ 편집소도 양재천길 골목에 둥지를 틀었다. 방문 당시, 국내 장인들의 손길을 거친 로컬 차를 시음하는 ‘티 앤 마인드풀니스 위크(Tea & Mindfulness Week)’ 론칭 행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에딧시티 프로젝트는 브랜드 마케터, 컨설턴트, 건축가, 공간 디자이너, 아티스트 등 창작자들이 모여 도시 환경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모임이다. 공간 대여와 영감을 주는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가 진행되니 방문 전 인스타그램을 통해 미리 일정을 알아봐도 좋겠다.
지속 가능한 도시를 고민하는 창작자들의 모임 '에딧시티 프로젝트' 편집소 ©방금숙
지속 가능한 도시를 고민하는 창작자들의 모임 '에딧시티 프로젝트' 편집소 ©방금숙
남윤주 대표가 에딧시티 프로젝트 공간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설명하고 있다. ©방금숙
남윤주 대표가 에딧시티 프로젝트 공간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설명하고 있다. ©방금숙

양재천변에서 열리는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도 양재천길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5월 13일부터 7월 1일까지 매주 토요일에 예술, 생활 공예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양재천천마켙’ 플리마켓이 열린다. 지역 상인은 물론 젊은 신예 작가들이 참여해 도자기, 가죽 공예, 퀼트, 핸드메이드 액세서리 등 다양한 수공예품과 소품들을 선보인다. 마켓에서 상품을 구입하고 스탬프 도장을 채우면 살롱 in 양재천에서 돗자리도 나눠 준다.
매주 토요일 플리마켓이 열리는 영동1교와 수변 무대 사이 '양재천천마켙' 팝업존 ©방금숙
매주 토요일 플리마켓이 열리는 영동1교와 수변 무대 사이 '양재천천마켙' 팝업존 ©방금숙
양재천천마켙에서 6개의 스탬프를 찍으면 살롱 in 양재천에서 돗자리를 받을 수 있다. ©방금숙
양재천천마켙에서 6개의 스탬프를 찍으면 '살롱 in 양재천'에서 돗자리를 받을 수 있다. ©방금숙

매주 금요일에는 양재천 수변 무대 등에서 클래식, 국악, K-팝 등 다양한 주제가 있는 '찾아가는 꽃자리 콘서트'가 열린다. 이날은 이동식 공연 차량에서 ‘바퀴 달린 서초콘서트’가 펼쳐졌다. 주변 직장인들이 간단히 점심을 먹고 천변 벤치에 앉아 공연을 즐기는 모습에서 양재천길에서만 누릴 수 있는 여유와 낭만이 느껴졌다. 6월 콘서트 일정은 서초구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9일 이동식 공연 차량에서 펼쳐진 '바퀴달린 서초콘서트' ©방금숙
지난 9일 이동식 공연 차량에서 펼쳐진 '바퀴달린 서초콘서트' ©방금숙
영동1교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양재천, 다리를 건너면 양재천 카페거리가 시작된다. ©방금숙
영동1교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양재천, 다리를 건너면 양재천 카페거리가 시작된다. ©방금숙

"좋은 물이 흐르면 근처에 좋은 것들이 모인다." 양재천길 상권 터줏대감인 김옥재 상인회장(크로스비 대표)의 말이다. 현재 양재천길 상권은 신선한 감각을 더해줄 로컬브랜드를 키우고, 골목 구석구석을 정비하는 다양한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골목 상권의 부족한 주차 공간을 해결해줄 양재 공영주차장(177대 규모)도 오는 8월 완공될 예정이다. 이 모든 도전을 완성하는 건 방문자들일 것이다. 서울의 힙한 데이트 코스, 가족 나들이 코스를 찾는다면 아름다운 자연과 맛깔스러운 카페와 맛집, 예술 전시로 더욱 힙하게 변신 중인 양재천길을 방문해 보자.

'살롱 in 양재천' 갤러리

○ 위치 : 서울시 서초구 양재천로21길 42, 1층 
○ 교통 : 3호선, 신분당선 양재역 8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거리
○ 운영시간 : 화~일요일 10:00~19:00
○ 휴관 : 월요일
○ 문의 : 서초여성일자리주식회사 02-6952-6260

양재천천마켙

○ 일시 : 2023. 5.13.~7.1.
○ 위치 : 양재천 팝업존(영동1교~수변무대) 
○ 운영시간 : 매주 토요일 11:00~19:00 ※우천 시 취소 
○ 문의 : 서초여성일자리주식회사 02-6952-6260

시민기자 방금숙

발로 뛰며 변화하는 서울시를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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