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달빛이 낭만을 더하는 광화문광장 '밤의 도서관'

시민기자 김경희

발행일 2023.06.09. 09:10

수정일 2023.06.09. 14:35

조회 875

초여름 이른 더위에 시원한 솔바람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광화문 책마당'이 6월의 매주 토, 일요일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야간 독서마당인 '밤의 도서관'으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5월 13일 열렸던 ‘Saturday Night in 광화문 책마당’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 들인 결과로, 광화문 광장 야외 도서관 영역이 광화문 육조마당, 놀이마당, 해치마당, 세종대왕 동상 뒤편 보행공간까지 확장되었다. ☞[관련기사] 달빛 아래 바람 솔솔~ 6월 '광화문 책마당' 야간 운영

커다란 둥근 조명의 '광화문 책마당' 간판이 우선 눈에 띈다. 육조마당의 한글자모 ‘빛의 서가’ 주변의 알록달록한 빈백은 더위를 피해 나와 편안하게 책을 읽는 시민들로 가득했고, ‘빛의 서가’에서 한아름씩 좋아하는 책을 고른 아이들은 설레는 얼굴로 안내 데스크에서 대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바람 난 얼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재즈 음악이 흐르고 색색의 한글자모 '빛의 서가'에 푸짐하게 차려진 다양한 장르의 책 밥상을 보니 허기가 느껴졌다. 읽고 싶었던 책을 고르고 나니 일주일간의 피로가 풀리는 듯했다. 광화문광장의 특별한 문화 바캉스에 초대된 듯 환한 가족, 연인, 친구들의 얼굴은 초록 잔디밭과 어우러져 더 맑고 밝게 보였다. 오후 4, 5시가 넘어가면서 광화문 야외 도서관을 찾는 시민들은 점점 많아져 도심 속 이색적인 북 캠핑이자 축제 중의 축제가 펼쳐졌다.

▴6월 3일 '광화문 책마당' 행사의 주제는 ‘재즈’였다. 서서히 어둠이 번지기 시작하는 저녁 7시 30분, 시민들은 읽던 책을 잠시 덮고 독서등을 끄고 공연 무대에 눈길을 주고 귀를 열었다. ‘재즈 어렵지만, 너에게 있어 보이고 싶은 때를 위해’라는 주제로 재즈보컬리스트 웅산이 노래 <밤안개>에 발라드, 스윙, 보사노바, 블루스 등 다양한 리듬을 붙여 불러주니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재즈의 명강의가 되었고, 이후 이어진 재즈 공연은 찬란할 만큼 로맨틱했다. 막연히 꿈꿨던 야외 독서가, 재즈 연주가 시원한 밤바람 부는 광화문 한복판에서 이뤄지니 곡이 끝날 때마다 잔디밭에 앉은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브라보’를 외쳤고 기자에게도 정말 감동적이고 달콤한 행복이었다.

6월의 '광화문 책마당' 행사는▴10일 오후 8시 미술평론가 이진숙의 ‘미술톡톡’ ▴17일 오후 7시 30분 이제찬(피아니스트), 이보경(바이올리니스트)의 클래식 공연과 ▴24일 오후 6시 50분 ‘밤의 도서관’ 대표 프로그램인 ‘Moon Cinema’로 이어진다. 영화를 보면서 팝콘 이벤트도 열린다니 흥미 있고 낭만적인 행사가 될 것 같다.
광화문광장에 펄럭이는 북 캠핑 천막 ⓒ김경희
광화문광장에 펄럭이는 북 캠핑 천막 ⓒ김경희
한여름 피서지를 연상케 하는 토요일 오후의 광화문광장 ⓒ김경희
한여름 피서지를 연상케 하는 토요일 오후의 광화문광장 ⓒ김경희
알록달록 빈백에 자리잡고 편안하게 독서하는 모습은 세상 어느 꽃보다 아름답다. ⓒ김경희
알록달록 빈백에 자리잡고 편안하게 독서하는 모습은 세상 어느 꽃보다 아름답다. ⓒ김경희
빈백 사이사이에 책 바구니가 놓여 있다. 소풍 나온 기분으로 바구니에서 꺼내 읽고 제자리에 꽂아두면 된다. ⓒ김경희
빈백 사이사이에 책 바구니가 놓여 있다. 소풍 나온 기분으로 바구니에서 꺼내 읽고 제자리에 꽂아두면 된다. ⓒ김경희
북 캠핑장에서 독서하며 칠링(느긋하게 지내며 휴식을 취함)하는 칠러들(여유로움을 즐기는 사람들). 쉼을 편안하게 즐기는 모습은 바라보는 것도 힐링이 된다. ⓒ김경희
북 캠핑장에서 독서하며 칠링(느긋하게 지내며 휴식을 취함)하는 칠러들(여유로움을 즐기는 사람들). 쉼을 편안하게 즐기는 모습은 바라보는 것도 힐링이 된다. ⓒ김경희
한글의 자음과 모음 모양으로 만들어진 '빛의 서가'는 잔디밭 둘레에 36개나 비치되어 누구나 언제든 쉽게 책을 꺼내 볼 수 있다. ⓒ김경희
한글의 자음과 모음 모양으로 만들어진 '빛의 서가'는 잔디밭 둘레에 36개나 비치되어 누구나 언제든 쉽게 책을 꺼내 볼 수 있다. ⓒ김경희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즈음, 독서등을 대여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안내 부스 앞에 이어졌다. ⓒ김경희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즈음, 독서등을 대여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안내 부스 앞에 이어졌다. ⓒ김경희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는 ‘뱅쇼’와 ‘독서등’을 받아든 한 시민이 기분 좋게 “서울시 최고!”를 외친다. ⓒ김경희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는 ‘뱅쇼’와 ‘독서등’을 받아든 한 시민이 기분 좋게 “서울시 최고!”를 외친다. ⓒ김경희
책 고르는 즐거움에 더리 저린 것도 잊고 내내 '빛의 서가' 앞에 쪼그려 앉은 채로 책을 보는 시민 ⓒ김경희
책 고르는 즐거움에 더리 저린 것도 잊고 내내 '빛의 서가' 앞에 쪼그려 앉은 채로 책을 보는 시민 ⓒ김경희
반딧불과 눈빛보다 100배는 더 밝은 듯한 ‘독서등’을 대여해 광화문 광장에서 야간 독서를 하는 기쁨을 경험할 수 있다. ⓒ김경희
반딧불과 눈빛보다 100배는 더 밝은 듯한 ‘독서등’을 대여해 광화문 광장에서 야간 독서를 하는 기쁨을 경험할 수 있다. ⓒ김경희
재즈평론가 남무성('Jazz It Up!' 저자)의 진행으로 웅산 밴드와 함께 한 재즈에 대한 토크 시간 ⓒ김경희
재즈평론가 남무성('Jazz It Up!' 저자)의 진행으로 웅산 밴드와 함께 한 재즈에 대한 토크 시간 ⓒ김경희
광화문 육조마당에서 펼쳐진 재즈 공연에 '브라보'를 외치며 즐거워 하는 시민들 ⓒ김경희
광화문 육조마당에서 펼쳐진 재즈 공연에 '브라보'를 외치며 즐거워 하는 시민들 ⓒ김경희
광화문 책마당은 실외 뿐만 아니라 실내 ‘광화문 라운지’와 ‘세종 라운지’에 들러서도 책을 볼 수 있다. ⓒ김경희
광화문 책마당은 실외 뿐만 아니라 실내 ‘광화문 라운지’와 ‘세종 라운지’에 들러서도 책을 볼 수 있다. ⓒ김경희
카페보다 더 분위기 있고 쾌적한 라운지에서 독서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 ⓒ김경희
카페보다 더 분위기 있고 쾌적한 라운지에서 독서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 ⓒ김경희

광화문 책마당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172
○ 교통 :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6번 출구,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9번 출구
○ 운영기간 : 2023. 4. 23.(일)~11. 12.(일)
○ 운영시간
- 광화문 라운지 : 월~일요일 10:00~20:00(일요일, 법정공휴일 및 대규모 집회 등 비상상황 시 휴관)
- 세종 라운지 : 월~일요일 10:00~19:00(일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 야외마당 : 토·일요일 10:00~17:00
※‘밤의 도서관’ 6·9월(혹서기 7·8월 제외) 16:00~21:00
누리집
○ 문의 : 070-5226-1942, 다산콜센터 120

시민기자 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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