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처럼 이어진 연등…안국역부터 조계사까지 축제로 들썩들썩

시민기자 박미선

발행일 2023.05.26. 10:00

수정일 2023.05.26. 17:21

조회 716

연등회에 참여한 시민이 연등을 들고 있는 모습 ©박미선
연등회에 참여한 시민이 연등을 들고 있는 모습 ©박미선

5월 20일 저녁 8시가 다된 시각, 지하철을 타고 안국역에서 내리자 역사 안은 이미 축제 분위기였다. 한복을 입은 사람도 있고, 등을 든 사람도 있었다. 다들 기분 좋은 표정으로 지하철역을 지나고 있었는데 연등행렬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었다. 역 안에도 조계사에서 단 연등이 있었다. 등 한 번만 봐도 되겠냐고 묻자 불까지 켜서 보여주면서 한 시민은 지금 밖에 행사 중이니 얼른 나가 보라고 이야기했다.
북인사광장에도 연등이 걸려 있었다. ©박미선
북인사광장에도 연등이 걸려 있었다. ©박미선

역 밖으로 나오자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북인사광장을 지나다니고 있었고, 이어지는 조계사 앞길은 평상시라면 차가 다닐 길이었지만 차량이 통제된 채 도로를 가득 채운 사람들로 북적였다. 공중에는 연등이 구름처럼 이어져 있어 부처님오신날이 가까워졌음을 실감케 했다.
연등회에 참여한 사물놀이패 한무리가 공연을 하고 있다. ©박미선
연등회에 참여한 사물놀이패 한무리가 공연을 하고 있다. ©박미선

길을 좀 더 걸어 조계사 앞으로 향했을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사물놀이를 하며 지나고 있었다. 금방 거리에는 둥근 무대가 생겼고, 지나가던 사람들도 발길을 멈추고 공연을 지켜봤다. 신명나는 한마당에 종로가 들썩이는 기분이었다.
상어 캐릭터 등이 조계사 마당에 전시되어 있다. ©박미선
상어 캐릭터 등이 조계사 마당에 전시되어 있다. ©박미선
연꽃 모양 등이 조계사 마당에 전시되어 있다. ©박미선
연꽃 모양 등이 조계사 마당에 전시되어 있다. ©박미선

다른 쪽에서는 불교 단체가 한복을 맞춰 입고 연등을 든 채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조계사에서는 화려한 불빛이 흘러나왔다. 연등 전시 중이었다.

탑, 연꽃, 스님 등 불교를 상징하는 연등뿐 아니라 캐릭터 모양의 연등도 보였다. 어두운 밤하늘에 은은하게 비치는 연등은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할 것 같은 아름다운 불빛이고 많은 사람들이 등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즐기는 중이었다. 특히 캐릭터 연등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조계사 앞에는 장대에 등이 매달린 모양의 등간이 전시되어 있다. ©박미선
조계사 앞에는 장대에 등이 매달린 모양의 등간이 전시되어 있다. ©박미선

조계사 앞에는 등간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등간은 '등을 매단 장대'라는 뜻으로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등을 밝히는 방식이라고 한다. 집에서는 자녀 수대로 등을 달아 주위를 밝히면 길하다고 생각한다는 <동국세시기>의 기록이 있었다고 한다. 용등과 잉어등은 입신양명을, 거북등과 학등은 무병장수와 나라를 위한 등, 호랑이와 사자는 삿된 기운을 물리치기 위한 등이라고 한다.
장엄등이 조계사부터 종각까지 이어져 있다. ©박미선
장엄 등이 조계사부터 종각까지 이어져 있다. ©박미선

전통 등 전시회를 보고 나오니 조금 전과는 다른 사람들이 조계사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커다랗고 웅장한 연등행렬은 7시부터 9시반까지, 흥인지문에서 시작해 종로를 지나 조계사까지 행진했다고 한다. 조계사 앞부터 종각역까지는 장엄 등이 줄이어 전시되고 있었다.
대동한마당(회향한마당)에서 가수가 공연하는 모습 ©박미선
대동한마당(회향한마당)에서 가수가 공연하는 모습 ©박미선

종각역 광장에서 대동한마당(회향한마당)이 시작되었다. 불교방송과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행사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고구려밴드의 공연을 시작으로, 상월청년합창단, 미스트롯 김태연, 코요태의 공연이 이어졌고 강강수월래와 대동한마당도 열렸다.
꽃비 내리는 종각 근처에서 강강수월래를 하는 모습 ©박미선
꽃비 내리는 종각 근처에서 강강수월래를 하는 모습 ©박미선

강강수월래를 할 때는 하늘에서 연분홍 꽃비가 내려오기 시작했는데 이 꽃비를 맞으면 복이 들어온다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강강수월래 이후에도 다양한 공연이 이어지고 한껏 흥이 난 사람들은 늦은 시간에도 5월의 종로 거리를 즐겼다.

5월 20일과 21일 양일간 차량이 통제된 조계사 앞길과 종로 보신각일대 거리에는 불교 단체와 시민들이 함께 연등회를 즐겼다. 21일에는 전통문화 한마당과 연등놀이가 열렸다.
조계사에서 찍은 전통등 전시 ©박미선
조계사에서 찍은 전통등 전시 ©박미선

전통등 전시회는 부처님오신날 다음날인 5월 28일까지 조계사, 광화문광장, 청계광장에서 볼 수 있다. 연등회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국가무형문화제라고 한다. 부처님오신날도 크리스마스가 그렇듯 국가문화유산으로서 종교를 넘어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되어가는 것 같다. 연등회는 끝났지만 아직 남은 전통등 전시회를 즐기러 조계사와 광화문, 청계천을 찾아 기억에 남는 5월의 추억을 만들어도 좋겠다.

전통등 전시회

○ 기간 : 5월 11일~28일
○ 장소 : 광화문광장, 조계사, 봉은사
연등회 누리집
○ 문의 : 02-2011-1744

시민기자 박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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