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탄신일 앞두고 가볼 만한 곳, 광화문광장~조계사

시민기자 이정민

발행일 2023.05.24. 15:14

수정일 2023.05.24. 15:15

조회 5,228

서울시 공공한옥 ‘누하동 259’에서 전시 중인 <달마가 서촌으로 온 까닭은> ⓒ이정민
서울시 공공한옥 ‘누하동 259’에서 전시 중인 <달마가 서촌으로 온 까닭은> ⓒ이정민

지난 주말, 흥인지문에서 조계사까지 이동하는 대규모 연등 행렬이 있었다. 2020년 연등회가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고, 코로나 이후 최대 규모로 열려 더욱 관심을 모았다. 연등회에는 '진리의 빛으로 세상을 비추어 차별 없고 풍요로운 세상을 기원하라'는 의미가 담겼다.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찾은 서울시 공공한옥 ‘누하동 259’에서는 특별한 전시가 진행 중이다.

이곳은 올해부터 시민을 위한 전시와 워크숍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간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5월 두 번째 전시인 <달마가 서촌으로 온 까닭은>에는 6명의 동시대 불교미술작가의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들어간 한옥 전시관은 입구부터 정갈하다. 마당에서 마주한 서칠교 작가의 '관세음보살상'은 섬세한 선의 아름다움이 은은한 감동을 전한다.
섬세한 선의 아름다움이 은은한 감동을 전하는 서칠교 작가의 ‘관세음보살상’ ⓒ이정민
섬세한 선의 아름다움이 은은한 감동을 전하는 서칠교 작가의 ‘관세음보살상’ ⓒ이정민
영상실에는 관객 체험 프로그램으로 명상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두었다. ⓒ이정민
영상실에는 관객 체험 프로그램으로 명상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두었다. ⓒ이정민

댓돌 위에 신을 벗고 마루에 올라 작품들을 바라보니, 차분한 마음으로 몰입하게 된다. 한옥 왼편 영상실에는 관객 체험 프로그램으로 명상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두었다. 또한 멀티 컬처니스트 배드보스가 재해석한 '팝아트 달마' 시리즈는 친숙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
멀티 컬처니스트 배드보스가 재해석한 ‘팝아트 달마’ 시리즈 ⓒ이정민
멀티 컬처니스트 배드보스가 재해석한 ‘팝아트 달마’ 시리즈 ⓒ이정민
불화 타투이스트 강인녕 작가의 현대불화 '인드라의 그물' ⓒ이정민
불화 타투이스트 강인녕 작가의 현대불화 '인드라의 그물' ⓒ이정민

시간이 지날수록 한옥도 작품의 일부가 된다. 그렇게 천천히 둘러보다 보면, 불화 타투이스트 강인녕 작가의 현대불화 '인드라의 그물'이 창을 가린 채 드리워져 있다. 6인의 작가는 "오늘, 서촌에 온 불교는 기원전 6세기 불교와는 다른 모습일 것"이라고 작품을 통해 이야기한다.

다음 목적지는 연등회 행사 일환으로 전통등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광화문광장이다. 조각가이자 전통등 숙련기술 전수자 전영일 작가의 작품 60여 점이 시민들을 맞이한다.
광화문 맞은편에 설치된 마음과 세상을 밝히는 '수마노탑 봉축등' ⓒ이정민
광화문 맞은편에 설치된 마음과 세상을 밝히는 '수마노탑 봉축등' ⓒ이정민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광화문 맞은편에 설치된 마음과 세상을 밝히는 '수마노탑 봉축등'이다. 탑 주변에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탑돌이를 하며, 평화와 평등한 세상을 기원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한낮의 푸른 하늘과 대조를 이뤄 연꽃과 나무 등 각각의 색감들이 아름답다. ⓒ이정민
한낮의 푸른 하늘과 대조를 이뤄 연꽃과 나무 등 각각의 색감들이 아름답다. ⓒ이정민
연등회 참가 단체 행렬등 사이로 소원지들이 바람에 나부낀다. ⓒ이정민
연등회 참가 단체 행렬등 사이로 소원지들이 바람에 나부낀다. ⓒ이정민

물론 어두운 밤에 더 환하게 빛을 발하겠지만, 한낮의 푸른 하늘과 대조를 이뤄 새와 연꽃들, 나무, 코끼리 등 각각의 색감들이 충분히 아름답다. 안내 부스 옆에서 만난 연등회 참가 단체 행렬등 사이로 ‘자비로운 마음 풍요로운 세상’, ‘이웃을 위한 연등 나누면 따뜻해요’라고 적힌 소원지들이 바람에 나부낀다.
조계사 경내를 가득 채운 형형색색의 연등이 장관이다. ⓒ이정민
조계사 경내를 가득 채운 형형색색의 연등이 장관이다. ⓒ이정민

한편 이즈음 제일 분주한 곳으로 조계사를 꼽을 수 있다. 평소에도 붐비는 도심 속 사찰은 다가오는 부처님 오신 날 법요식 준비로 여념이 없다. 경내를 가득 채운 형형색색의 연등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각자 소망을 빌며 하나둘 피우는 향 내음이 은은하게 퍼진다.  ⓒ이정민
각자 소망을 빌며 하나둘 피우는 향 내음이 은은하게 퍼진다. ⓒ이정민

합장을 하며 들어오는 불자, 여행지의 풍경을 사진에 담는 관광객 등 다들 저마다의 이유로 모였다. 나와 가족, 그리고 모두를 위한 소망을 빌며 하나둘 피우는 향 내음이 은은하게 퍼진다.  
같은 날 저녁, 다시 찾은 광화문광장은 낮보다 더 활기가 넘쳤다. ⓒ이정민
같은 날 저녁, 다시 찾은 광화문광장은 낮보다 더 활기가 넘쳤다. ⓒ이정민
오래된 상원사동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범종 ⓒ이정민
오래된 상원사동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범종 ⓒ이정민
 5월 28일까지 열리는 광화문광장 전통등 전시회
5월 28일까지 열리는 광화문광장 전통등 전시회 ⓒ이정민

같은 날 저녁, 다시 찾은 광화문광장은 낮보다 더 활기가 넘쳤다. “저 종 진짜 멋있다”, “사진 찍어봐” 같이 온 친구끼리 범종 앞으로 최대한 가깝게 다가가 본다. 등을 밝히면 주위가 환해지듯, 등불로 마음과 세상을 밝히고 지혜와 자비가 구현되기를 바란다. 광화문광장 전통등 전시회는 5월 28일까지 열린다.

서울시 공공한옥 누하동 259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27-4
○ 교통 :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도보 8분
○ 운영시간 : 11:00~18:00
○ 휴무일 : 월·화요일
○ 문의 : 02-2231-2011

광화문광장 전통등 전시

○ 기간 : 5월 11일~28일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172 (세종로)
누리집
○ 문의 : 02-120

시민기자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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