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에서 진료 받고 약 타고! 메디컬존, "편리해요"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3.05.15. 14:30

수정일 2023.11.07. 13:49

조회 4,867

강남구청역 메디컬존. 출구를 사이에 두고 양 옆에 의원과 약국이 자리한다. ⓒ김윤경
강남구청역 메디컬존. 출구를 사이에 두고 양 옆에 의원과 약국이 자리한다. ⓒ김윤경

몸이 아플 때 가까이 있는 병원만큼 고마운 것이 없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양육자에게는 365일 밤낮없이 바로 달려갈 수 있는 병원이 있으면 얼마나 든든한지 모른다. 얼마 전 종로3가 지하철역 내에 있는 약국을 발견하고 마침 사려던 약을 바로 살 수 있어 무척 편리했던 기억이 있다. 이러한 지하철 역사 내 약국을 '메디컬존'이라고 부르며 약국뿐 아니라 의원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의료 시설과 수익 창출을 위해 지하철 역내 ‘메디컬존’을 조성했다. 담당자에 의하면, 올해 3월 말 기준 총 6개 의원과 31개의 약국이 지하철 역사에서 운영되고 있다.
강남구청역 안, 병원으로 이어지는 넓은 통로 ⓒ김윤경
강남구청역 안, 병원으로 이어지는 넓은 통로 ⓒ김윤경

지하철 7호선과 수인분당선이 지나는 강남구청역의 메디컬존에 자리한 가정의학과의원을 찾아가 보았다. 강남구청역 7호선 승차장에서 올라가 학동사거리와 도산공원방면 3, 3-1번 출구 계단 양 끝에 의원과 약국이 보였다. 지하철 역사에 있어 지하철 승객이나 지역 주민들이 이용하는 데에도 편리할 듯싶었다.

가정의학과의원은 밖에서 볼 때는 작아 보였는데 긴 복도를 끼고 들어가니 꽤 넓고 쾌적했다. 일반적으로 한산한 오후 3시쯤 들렀는데, 이미 두어 명의 환자가 와 있었다. 모두 기존에 방문한 적이 있다고 했다.
 강남구청역의 메디컬존에 위치한 가정의학과의원 내 접수, 수납 데스크 ⓒ김윤경
강남구청역의 메디컬존에 위치한 가정의학과의원 내 접수, 수납 데스크 ⓒ김윤경

한쪽에는 키와 혈압을 잴 수 있는 기기가 있었고, 수액을 맞을 수 있는 깨끗하고 조용한 수액실이 별도로 있었다. 진료를 기다리던 한 남성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수액을 맞기 위해 왔다고 했다. 
 키와 혈압 등을 측정해볼 수 있다. ⓒ김윤경
키와 혈압등을 측정해볼 수 있다. ⓒ김윤경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수액을 맞을 수 있는 조용한 수액실 ⓒ김윤경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수액을 맞을 수 있는 조용한 수액실 ⓒ김윤경

필자의 차례가 돼 진료실로 들어가 남상구 원장을 만났다. 바쁜 중에도 반갑게 인사하며 흔쾌히 시간을 허락해 줬다. 지하철역 메디컬존 의원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사실 해보기 전에는 잘 모르니까 처음에는 좀 부담도 있었어요. 그래도 병원은 꼭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만 잘 되는 건 아니기에 일단 해보고 싶었어요.” 
강남365가정의학과의원의 남상구 원장 ⓒ김윤경
강남365가정의학과의원의 남상구 원장 ⓒ김윤경

진료과목은 가정의학과인 만큼 이비인후과, 내과, 피부과, 비뇨기과 및 정형외과, 소아과를 포함한다. 영양 수액 및 통증, 비만크리닉 등도 운영하고 있다. 365라는 이름 그대로 365일 오전 9시부터 늦은 10시(주말 및 공휴일은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여타 병의원보다 진료 시간이 길어 힘들지 않냐고 물었다. “위치나 시간상 직장인들은 출퇴근하면서 잠깐잠깐 들르기 좋고, 지역 주민들은 늦은 시간까지 진료하니 편하게 오시는 것 같아요.”
여느 병의원과 똑같은 분위기의 진료실 내부 ⓒ김윤경
여느 병의원과 똑같은 분위기의 진료실 내부 ⓒ김윤경

지하철역에 있으니 타 병원과 어떤 점이 다를까. “넘어져 다쳐서 오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급히 걷다가 발을 삐끗하거나 상처가 난 분들,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갑자기 실신한 분들이 간단한 처치를 받으러 오세요. 지금까지 그리 큰 사고는 없었지만 한번은 한 여성이 넘어져 찾아와 응급처치 후 119를 불렀던 일이 있었죠. 알고 보니 심근경색 초기였는데 잘 발견해 정말 고맙다며 다시 찾아오셨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라고 말한다.

코로나19 당시는 어땠을까. 코로나 환자가 많아 대기줄도 많았고 코로나 검사를 하러 온 직장인이 많았지만 지금은 일반 환자가 많다고 한다. 아무래도 출퇴근하는 회사원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보니, 주말보다 평일에 찾는 사람들이 더 많고 오후 3시부터 5시 경까지가 가장 한산해서 휴게시간도 오후 3시부터 4시까지로 두고 있다고 한다.

남상구 원장은 개원이 어려운 의사들이 이런 곳을 주목하면 좋겠다고 말하며, 앞으로 더 많은 역에 메디컬존이 형성되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깔끔하고  쾌적한 병원 내부 ⓒ김윤경
깔끔하고 쾌적한 병원 내부 ⓒ김윤경
 편안한 분위기의 대기실 ⓒ김윤경
편안한 분위기의 대기실 ⓒ김윤경

지하철 역내에 위치한 약국의 운영시간은 평일은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점심시간은 오후 2시부터 3시까지다. 단 주말과 공휴일은 아침 9시에 문을 열고 운영 종료는 병의원과 마찬가지로 오후 6시다.
가정의학과 옆에 위치한 지하철 메디컬존 약국 ⓒ김윤경
가정의학과 옆에 위치한 지하철 메디컬존 약국 ⓒ김윤경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022년 지하철역 내 메디컬존을 조성해 시민들의 접근성을 고려하는 등 편의를 돕고 있다. 편리한 의료 지대를 구축하고, 임대 사업을 통한 수익으로 공사의 재정난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초기에는 난관도 많았지만, 그 노력을 인정받아 인사처에서 실시하는 '2022년 적극행정 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서울시는 시민의 발인 지하철의 2022년 총 이용 건수는 18.8억 건이며 일 평균 이용 건수는 516만 건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지하철 역사에 위치해 편리할 뿐만 아니라, 개원할 곳을 찾는 의사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있어 장점이 많은 지하철 메디컬존. 앞으로 더 많은 지하철역에 메디컬 존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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