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동산이 '신기한 놀이터'로! 모래놀이, 짚라인 재밌어요

시민기자 심재혁

발행일 2023.03.20. 11:43

수정일 2023.03.21. 10:10

조회 2,864

[우리동네 숨은 명소] 키즈편 - 서대문구 홍제동 ‘신기한 놀이터’
후루룩! 찾아가는 우리동네 숨은 명소

포근한 봄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따뜻해지면서 밖에서 활동하기 좋은 때이다. 이럴 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인근 공원이나 놀이터를 찾아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서울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긴 공원, 놀이터가 있다. 특히 이번에 소개할 놀이터는 과거 쓰레기로 덮였던 곳이다. 무게만 하더라도 대형 덤프트럭 60대 분량의 생활쓰레기다. 또한 대형 덤프트럭 50대분의 임목폐기물이 무려 40년 동안 쌓여 있었다. 단순 계산해도 약 700톤 넘는 쓰레기들이 방치된 곳이다.
‘신기한 놀이터’가 조성되기 전, 과거 쓰레기가 40년 넘게 방치됐던 곳임을 알려주는 조형물 ⓒ심재혁
‘신기한 놀이터’가 조성되기 전, 과거 쓰레기가 40년 넘게 방치됐던 곳임을 알려주는 조형물 ⓒ심재혁

하지만, 현재 이곳은 지역주민이 즐겨 찾는 놀이터로 바뀌었다. 쓰레기 더미에서 안전한 놀이터로의 변신했다. 게다가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했는데, 서울 유니버설 디자인 대상에서 우수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어른이 만든 놀이터가 아니라, 어린이 디자이너가 참여해 만든 놀이터라 더 의미 있는 곳, 바로 ‘신기한 놀이터’를 소개한다.
신기한 놀이터 1호 ‘떼굴떼굴 놀이터’. 모래밭으로 조성된 놀이 공간이 특징이다. ⓒ심재혁
신기한 놀이터 1호 ‘떼굴떼굴 놀이터’. 모래밭으로 조성된 놀이 공간이 특징이다. ⓒ심재혁

서대문구 홍제동에 있는 신기한 놀이터는 홍제역에서 서대문 마을버스를 탑승하고, 송죽원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으면 보인다. 어린이 디자이너가 참여해 어린이의 눈높이로 만든 놀이터며, 이는 전국 최초이기도 하다. 그래서 유아부터 고학년 초등학생까지, 어린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이 많다.

신기한 놀이터는 1호와 2호로 나뉜다. 신기한 놀이터 1호 ‘떼굴떼굴’은 모래를 중심으로 하는 놀이터다. 언덕 미끄럼대와 유아용 오아시스, 개울물 놀이대, 모래놀이 탁자 등이 모래를 중심으로 되어 있다. 입자가 고운 모래가 풍성하게 깔려 자유롭게 모래놀이를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래 놀이터 ⓒ심재혁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래 놀이터 ⓒ심재혁

모래로 된, 신기한 놀이터 1호 ‘떼굴떼굴’은 소꿉놀이 하기에도 좋다. 소꿉놀이 장난감은 관리사무실에서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다만, 청결한 모래 관리를 위해 야간 모래놀이터 이용시간에는 제한을 두고 있다. 4~10월에는 9시부터 18시까지, 11~3월에는 16시 40분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이용시간이 지나면, 아래 사진처럼  모래 놀이터를 펜스로 막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모래 관리를 위해 정해진 이용시간 이후에는 펜스가 세워져 이용할 수 없게 된다. ⓒ심재혁
모래 관리를 위해 정해진 이용시간 이후에는 펜스가 세워져 이용할 수 없게 된다. ⓒ심재혁

신기한 놀이터 1호 '떼굴떼굴'이 유아를 위한 공간이라면, 신기한 놀이터 2호 '야호야호 놀이터'는 초등학생이 이용하기 좋은 공간이다. 활동적인 놀이기구들이 많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야호야호 놀이터의 자랑이자 랜드마크인 스페이스 네트다. 약 8m 높이인 스페이스 네트는 아이들이 양손과 양발을 사용해 올라가는 놀이기구로 아이들의 운동신경 발달에 큰 도움을 준다.
신기한 놀이터 2호 ‘야호야호 놀이터’에는 약 8m 높이인 스페이스 네트가 조성돼 있다. ⓒ심재혁
신기한 놀이터 2호 ‘야호야호 놀이터’에는 약 8m 높이인 스페이스 네트가 조성돼 있다. ⓒ심재혁

신기한 놀이터 2호 '야호야호 놀이터'에서 또 다른 인기 있는 코너는 집라인이다. 길이 25m의 집라인은 항상 대기줄이 있을 정도로 아이들의 놀이 맛집이다. 시원하게 달리는 집라인을 보며, 필자도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원한 속도로 달리는 짚라인은 항상 대기줄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심재혁

세 번째는 모험 슬라이드라고 불리는 10m 길이의 미끄럼틀이다. 아파트 1층이 보통 3m니까, 10m면 아파트 3층과 비슷하다. 상대적으로 높은 야호야호 놀이터에서 떼굴떼굴 놀이터로 바로 내려갈 수 있는데,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면 부드러운 모래에 닿게 된다.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고운 모래를 활용한 셈이다.
10m 미끄럼틀 ‘모험 슬라이드’를 타면 야호야호 놀이터에서 떼굴떼굴 놀이터로 이동한다. ⓒ심재혁
10m 미끄럼틀 ‘모험 슬라이드’를 타면 야호야호 놀이터에서 떼굴떼굴 놀이터로 이동한다. ⓒ심재혁

이뿐만 아니다. 떼굴떼굴 놀이터와 야호야호 놀이터 사이에는 자연을 최대한 활용한 휴식 공간을 두었다. 토요일 오후, 엄마들은 도시락을 싸와 나무로 만든 테이블에서 이야기 꽃을 피웠고, 아이들은 숲속을 돌아다니며 자연을 즐기고 있었다.

특히 나무와 그물로 만든 ‘해먹’은 마치 캠핑장에 온 것만 같은 느낌도 들게 했다. 캠핑장보다 좋은 해먹에서 아이들은 기대며 놀고 있었고, 저마다 웃음꽃이 가득했다. 비단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모두 즐길 수 있는 신기한 놀이터였다.
아이들이 ‘해먹’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심재혁
아이들이 ‘해먹’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심재혁

신기한 놀이터는 입구엔 관리사무실이 있어 항상 깨끗하고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 관리사무소 양옆에 설치된 화장실은 서대문경찰서가 즉시 출동하는 ‘안심화장실’이기도 하다. 어린이들의 즐거움과 함께 ‘안전’ 역시 빼놓지 않았다.
관리사무소 양 옆에 설치된 화장실은 ‘안심화장실’이다. ⓒ심재혁
관리사무소 양 옆에 설치된 화장실은 ‘안심화장실’이다. ⓒ심재혁

어린이의 웃음꽃이 멈추지 않는 서대문구 신기한 놀이터. 40년 넘게 700톤 넘는 쓰레기가 가득한 곳에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가 조성됐기에 더 소중하고 반갑다. 게다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어린이가 직접 디자인한 놀이터라는 사실도 의미 있다. 다른 지역에도 더 많은 신기한 놀이터가 조성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어린이의 웃음소리가 온 서울을 가득 채우면 좋겠다. 

신기한 놀이터

○ 위치 :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동 산41-31 일대
○ 문의 : 서대문구청 푸른도시과 02-330-1396

시민기자 심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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