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헤맬 걱정 안녕! 올림픽공원 산책길 더 쉬워졌어요

시민기자 이정규

발행일 2023.02.16. 13:43

수정일 2023.02.17. 14:25

조회 2,433

평소 길눈이 어둡지는 않다고 생각하던 기자였지만 얼마 전 낭패스런 경험으로 자신감이 사그라들고 말았다. 집 근처의 작은 산을 산책하던 중 평소와는 다른 길을 가 보려 이정표를 따라 낯선 길로 진입했는데, 중간에 그만 길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날은 금세 어두워져 적잖이 당황한 일이 있었다. 이정표는 그 내용이 정확해야 하고 위치 선정 역시 중요함을 몸소 깨달은 셈이다.

며칠 전 반가운 뉴스가 들려왔다. 서울시가 공원 내 이용자들이 쉽고 안전하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인지적 측면에서의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을 적용한 보행자 중심의 정보 안내 체계를 개발, 올림픽공원 내 보행로에 시범 적용했다는 소식이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기존의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웠던 안내판을 읽기 쉬운 직관적인 디자인으로 개선하였다. 등산로에서나 주로 볼 수 있었던 ▴보행 소요시간이 안내판에 표기되었고 ▴경로별 난이도 ▴보행 장애물(계단이나 경사) 등의 정보도 표기됐다.
올림픽공원 내 설치된 달라진 종합안내도. 산만하지 않고 보행 정보 위주로 잘 정리돼 있다. 사진은 한성백제박물관 근처에 위치해 있는 안내판이다. ⓒ이정규
올림픽공원 내 설치된 달라진 종합안내도. 산만하지 않고 보행 정보 위주로 잘 정리돼 있다. 사진은 한성백제박물관 근처에 위치해 있는 안내판이다. ⓒ이정규
안내도의 하단은 내려다보는 보행자의 시야각에 적합하도록 상방으로 각이 세워져 있다. ⓒ이정규
안내도의 하단은 내려다보는 보행자의 시야각에 적합하도록 상방으로 각이 세워져 있다. ⓒ이정규

특히 인상적인 것은 보행 경로에 있는 주요 건축물의 모습을 조감도 형태가 아니라 2.5D 그래픽을 이용해 보행자가 실제 눈높이에서 바라본 형태로 그려 넣은 것이다. 이로써 보행자는 보다 쉽게 목적지 건축물을 인지할 수 있게 된다.

안내 지도의 위쪽이 무조건 북쪽이 되는 것이 아니라, 차량의 내비게이션과 유사한 방식으로 보행자의 진행 방향이 지도의 위쪽이 되도록 표시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기존처럼 지도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내 진행 방향과 맞추어 보려 애쓸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직접 올림픽공원을 방문해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된 역사문화길을 답사해 보았다. 역사문화길은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출발, 백제집자리전시관을 거쳐 몽촌역사관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로, 백제의 생생한 역사의 현장과 찬란한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완전히 초행길이었지만 새로운 보행 안내 체계 덕분에 헤매지 않고 역사문화길을 탐방할 수 있었다. 아마도 안내 체계 개발과정에서 노약자와 장애인 등 다양한 이용자 유형의 시민참여단 목소리가 반영된 것도 기자의 손쉬운 답사길에 일조를 하지 않았나 싶다.

서울시는 앞으로 여러 공원과 산 등의 산책로에 새로운 정보 안내 체계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더 이상 길을 헤매는 어려움 없이 편리하고 안전한 산책 환경이 곳곳에 만들어질 날을 기대해 본다.
새로운 종합안내도는 보행 난이도가 그림으로 알기 쉽게 표시되어 있고, 우측 모서리에 거리 척도가 표시되어 있다. 한성백제박물관을 비롯해 산책로에 있는 여러 건축물의 모습은 보행자의 실제 눈높이에서 바라본 형태(2.5D 그래픽)로 그려져 있다. ⓒ이정규
새로운 종합안내도는 보행 난이도가 그림으로 알기 쉽게 표시되어 있고, 우측 모서리에 거리 척도가 표시되어 있다. 한성백제박물관을 비롯해 산책로에 있는 여러 건축물의 모습은 보행자의 실제 눈높이에서 바라본 형태(2.5D 그래픽)로 그려져 있다. ⓒ이정규
기존 설치된 종합안내도. 많은 정보를 좁은 지면에 표시하려다 보니 원하는 정보를 한눈에 찾기가 쉽지 않다. 또한 건축물의 형태가 조감도로 되어 있어 보행자가 실제 건축물을 봐도 일치시키기가 다소 어렵다. ⓒ이정규
기존 설치된 종합안내도. 많은 정보를 좁은 지면에 표시하려다 보니 원하는 정보를 한눈에 찾기가 쉽지 않다. 또한 건축물의 형태가 조감도로 되어 있어 보행자가 실제 건축물을 봐도 일치시키기가 다소 어렵다. ⓒ이정규
보행로에서 기자가 직접 바라본 한성백제박물관의 모습. 안내도에서 2.5D 그래픽으로 표시된 형태와 매우 흡사하다. ⓒ이정규
보행로에서 기자가 직접 바라본 한성백제박물관의 모습. 안내도에서 2.5D 그래픽으로 표시된 형태와 매우 흡사하다. ⓒ이정규
한성백제박물관으로 들어가면 제일 먼저 풍납토성 성벽의 단면을 만나게 된다. 실제 발굴된 성벽의 단면을 그대로 얇게 떼어내어 보존처리 후 전시한 것이다. ⓒ이정규
한성백제박물관으로 들어가면 제일 먼저 풍납토성 성벽의 단면을 만나게 된다. 실제 발굴된 성벽의 단면을 그대로 얇게 떼어내어 보존처리 후 전시한 것이다. ⓒ이정규
한성백제박물관은 한성 시기 백제의 유적과 유물을 중심으로 한강 유역(서울)의 고대 문화를 전문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사진은 백제의 배를 비롯해 다양한 유물을 볼 수 있는 전시실의 모습이다. ⓒ이정규
한성백제박물관은 한성 시기 백제의 유적과 유물을 중심으로 한강 유역(서울)의 고대 문화를 전문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사진은 백제의 배를 비롯해 다양한 유물을 볼 수 있는 전시실의 모습이다. ⓒ이정규
박물관을 나와 다시 몽촌역사관 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만나게 되는 보행 안내판. 기둥에 ‘역사문화길’이라는 문구가 표시되어 있어 제대로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정규
박물관을 나와 다시 몽촌역사관 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만나게 되는 보행 안내판. 기둥에 ‘역사문화길’이라는 문구가 표시되어 있어 제대로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정규
보행 안내판을 확대한 것. 앞으로 거쳐 갈 주요 거점 건축물까지의 거리와 소요시간이 표시되어 있다. 동그라미 속의 지도를 보면 경로 상에 얕은 경사길이 있음을 색깔로 표시하고 있다. ⓒ이정규
보행 안내판을 확대한 것. 앞으로 거쳐 갈 주요 거점 건축물까지의 거리와 소요시간이 표시되어 있다. 동그라미 속의 지도를 보면 경로 상에 얕은 경사길이 있음을 색깔로 표시하고 있다. ⓒ이정규
전방에 계단이 있음을 미리 알려주는 안내판도 있어 산책길을 선택할 수 있게 해 준다. ⓒ이정규
전방에 계단이 있음을 미리 알려주는 안내판도 있어 산책길을 선택할 수 있게 해 준다. ⓒ이정규
화장실과 음수대의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음료 자판기 옆쪽에 설치되어 있다. 음료라는 공통 정보를 함께 제공하고 화장실 정보도 같이 제공할 수 있어 적절한 위치로 보인다. ⓒ이정규
화장실과 음수대의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음료 자판기 옆쪽에 설치되어 있다. 음료라는 공통 정보를 함께 제공하고 화장실 정보도 같이 제공할 수 있어 적절한 위치로 보인다. ⓒ이정규
몽촌역사관 쪽으로 제대로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경로 안내판(우측 아래)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좋았다. 좌측에 있는 것은 기존의 안내판이다. ⓒ이정규
몽촌역사관 쪽으로 제대로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경로 안내판(우측 아래)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좋았다. 좌측에 있는 것은 기존의 안내판이다. ⓒ이정규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는 경로 안내판을 모아 보았다. 경로 안내판은 보행 경로를 따라 연속적인 보행 정보를 제공하고, 보행 경로 상에서 내가 얼마만큼 진행하였는지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편리했다. ⓒ이정규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는 경로 안내판을 모아 보았다. 경로 안내판은 보행 경로를 따라 연속적인 보행 정보를 제공하고, 보행 경로 상에서 내가 얼마만큼 진행하였는지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편리했다. ⓒ이정규
몽촌역사관으로 가는 길에 있는 백제집자리전시관에 잠시 들렀다. ⓒ이정규
몽촌역사관으로 가는 길에 있는 백제집자리전시관에 잠시 들렀다. ⓒ이정규
백제집자리전시관은 몽촌토성 발굴조사 시 발견된 4기의 백제 집자리 유구의 발굴현장을 재현해 놓은 전시관이다. ⓒ이정규
백제집자리전시관은 몽촌토성 발굴조사 시 발견된 4기의 백제 집자리 유구의 발굴현장을 재현해 놓은 전시관이다. ⓒ이정규
산책길에는 보행자가 잠시 기대어 쉬어 갈 수 있는 보행편의시설(휴게쉼터)도 새로이 설치되어 있다. 반려견 목줄걸이도 있고 방향 안내 표시도 함께 되어 있어 효용성이 좋다. ⓒ이정규
산책길에는 보행자가 잠시 기대어 쉬어 갈 수 있는 보행편의시설(휴게쉼터)도 새로이 설치되어 있다. 반려견 목줄걸이도 있고 방향 안내 표시도 함께 되어 있어 효용성이 좋다. ⓒ이정규
내리막길을 앞두고 자전거와 4륜 자전거가 다니는 가운데 길의 바닥에 경고 표시가 그려져 있다. 기존에는 길가 풀밭에 경고 입간판이 서 있는 방식이었다. ⓒ이정규
내리막길을 앞두고 자전거와 4륜 자전거가 다니는 가운데 길의 바닥에 경고 표시가 그려져 있다. 기존에는 길가 풀밭에 경고 입간판이 서 있는 방식이었다. ⓒ이정규
내리막길을 앞둔 산책로 옆엔 미끄럼 주의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이정규
내리막길을 앞둔 산책로 옆엔 미끄럼 주의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이정규
몽촌역사관 근처에 있는 보행 안내판의 (좌) 앞면 / (우) 뒷면. 양쪽 모두 진행 방향이 지도의 위쪽을 향하게 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방식으로 되어 있어 직관적으로 길을 인지할 수 있다. ⓒ이정규
몽촌역사관 근처에 있는 보행 안내판의 (좌) 앞면 / (우) 뒷면. 양쪽 모두 진행 방향이 지도의 위쪽을 향하게 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방식으로 되어 있어 직관적으로 길을 인지할 수 있다. ⓒ이정규
몽촌역사관 초입에 있는 종합안내도. 몽촌역사관이 안내도 제일 상단에 있었던 첫 번째 사진과는 정반대로 이 안내도에서는 몽촌역사관이 안내도 제일 하단에 있다. 이 역시 보행자 중심의 헤드업 디스플레이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정규
몽촌역사관 초입에 있는 종합안내도. 몽촌역사관이 안내도 제일 상단에 있었던 첫 번째 사진과는 정반대로 이 안내도에서는 몽촌역사관이 안내도 제일 하단에 있다. 이 역시 보행자 중심의 헤드업 디스플레이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정규
사진 속에는 몽촌역사관을 알리는 거점 안내 사인이 두 가지 있다. 지상에 설치된 기역자 형태의 안내 설치물과, 길바닥에 보도블록 방식으로 매립되어 있는 안내 설치물이다. 매립된 설치물의 내용은 연표인데, 현대에서 시작해 몽촌역사관으로 접근할수록 점점 과거로 돌아가 기원전 18년 백제의 건국을 표시한 보도블록으로 끝난다. ⓒ이정규
사진 속에는 몽촌역사관을 알리는 거점 안내 사인이 두 가지 있다. 지상에 설치된 기역자 형태의 안내 설치물과, 길바닥에 보도블록 방식으로 매립되어 있는 안내 설치물이다. 매립된 설치물의 내용은 연표인데, 현대에서 시작해 몽촌역사관으로 접근할수록 점점 과거로 돌아가 기원전 18년 백제의 건국을 표시한 보도블록으로 끝난다. ⓒ이정규
역사문화길의 목적지인 몽촌역사관 ⓒ이정규
역사문화길의 목적지인 몽촌역사관 ⓒ이정규
몽촌역사관은 한성백제박물관 산하 어린이 체험형 박물관으로, 다양한 전시 체험 코너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정규
몽촌역사관은 한성백제박물관 산하 어린이 체험형 박물관으로, 다양한 전시 체험 코너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정규
백제의 생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 코너. 활쏘기, 우물 긷기, 백제마을 미션, 그림 그리기, 백제의 쌍륙 놀이, 백제인의 밥상 차리기 등 재미있는 체험들이 많아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정규
백제의 생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 코너. 활쏘기, 우물 긷기, 백제마을 미션, 그림 그리기, 백제의 쌍륙 놀이, 백제인의 밥상 차리기 등 재미있는 체험들이 많아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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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02-410-1114

시민기자 이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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