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건축 1세대, 김중업의 건축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곳!

시민기자 이정규

발행일 2023.01.18. 13:36

수정일 2023.01.18. 13:36

조회 7,274

김중업은 한국 현대건축 1세대의 대표적인 건축가다. 1922년 평양에서 태어나 1950년대에 프랑스에서 서구 현대건축의 거장인 르코르뷔지에의 아틀리에에서 건축을 배우며 3여 년간 근무했다. 김중업의 건축 세계는 서구 건축의 요소와 한국의 전통적인 건축 요소가 조화로운 결합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장위동에 있는 ‘김중업 건축문화의 집’은 김중업의 건축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곳으로, 1960~70년대에 동방생명(현 삼성생명)이 장위동에 조성한 동방주택단지의 2층 단독주택이었다. 1985~1986년에 김중업이 설계를 맡아 리모델링을 진행했고, 2016년에 성북구에서 보존과 활용을 위해 매입, 2018년 ‘김중업 건축문화의 집’으로 개관한 것이다.

이 건물의 안과 밖에는 김중업의 건축 언어가 다양하게 드러난다. 대문을 들어서면, 건물 외벽에 붙여 만든 온실과 정원에 있는 수공간이 김중업 건축의 특징을 제일 먼저 전한다. 실내에는 서구식 주택의 상징인 벽난로가 있고 계단실을 비롯한 곳곳에는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한 전통한옥의 요소인 우물마루(우물 ‘井’자 모양으로 마루를 짜는 방식), 창호지를 바른 세살 미서기창, 서까래 구조가 더해져 서양건축과 우리나라 전통건축의 조화가 돋보인다. 현재 이곳은 지역 주민의 문화공간으로도 활용되며 어린이 건축학교, 예술공방 워크숍 등과 같은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올림픽공원에 있는 ‘세계평화의 문’ 은 김중업의 유작과도 같은 작품이다. 1988년에 준공 4개월을 앞두고 작고해 완성된 모습을 보지 못했다. 이 건축물은 올림픽 정신을 형상화하고 대회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것으로, 한국의 전통적인 문 개념을 도입해 현대건축과 전통건축의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한국 전통건축의 지붕선도 읽을 수 있다. 지붕 아래에는 고구려 고분 벽화의 사신도에서 모티브를 따온 청룡, 백호, 주작, 현무가 단청으로 입혀져 있다.
김중업 건축문화의 집은 2017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사진은 입구쪽의 모습 ⓒ이정규
김중업 건축문화의 집은 2017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사진은 입구쪽의 모습 ⓒ이정규
정원에서 바라본 모습. 이곳은 김중업의 건축 세계가 담겨 있는 곳인 동시에 1980년대 당시 서울의 중상류층 주거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정원에서 바라본 모습. 이곳은 김중업의 건축 세계가 담겨 있는 곳인 동시에 1980년대 당시 서울의 중상류층 주거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정규
건물 외벽에 붙여 만든 온실. 김중업 주택건축의 특징을 이룬다.
건물 외벽에 붙여 만든 온실. 김중업 주택건축의 특징을 이룬다. ⓒ이정규
1층 현관홀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 창
1층 현관홀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 창 ⓒ이정규
샹들리에와 벽난로가 있는 1층 거실 공간의 모습. 지금은 주민공동이용실로도 활용된다.
샹들리에와 벽난로가 있는 1층 거실 공간의 모습. 지금은 주민공동이용실로도 활용된다. ⓒ이정규
장위마을홍보실로 사용되고 있는 방. 장위동의 역사와 주택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다. ⓒ이정규
장위마을홍보실로 사용되고 있는 방. 장위동의 역사와 주택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다. ⓒ이정규
1층 휴게실로 사용되고 있는 공간의 모습. 지역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1층 휴게실로 사용되고 있는 공간의 모습. 지역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이정규
1층에 있는 어린이책방의 모습. 동네 아이들을 위한 독서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1층에 있는 어린이책방의 모습. 동네 아이들을 위한 독서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이정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실에 있는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창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실에 있는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창 ⓒ이정규
2층 거실 공간의 모습. 벽난로와 세살 미서기창, 우물마루 등 이질적일 것 같은 서구건축과 전통한옥의 요소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2층 거실 공간의 모습. 벽난로와 세살 미서기창, 우물마루 등 이질적일 것 같은 서구건축과 전통한옥의 요소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정규
2층 거실 바닥은 전통한옥에서 볼 수 있는 우물마루로 되어 있다. 마루를 짜는 방식이 우물 ‘井’자 모양이라 이와 같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정규
2층 거실 바닥은 전통한옥에서 볼 수 있는 우물마루로 되어 있다. 마루를 짜는 방식이 우물 ‘井’자 모양이라 이와 같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정규
창호지를 바른 미서기창 너머에 2층까지 다다른 온실 창이 보인다.
창호지를 바른 미서기창 너머에 2층까지 다다른 온실 창이 보인다. ⓒ이정규
2층 천장에는 서까래 구조가 보인다.
2층 천장에는 서까래 구조가 보인다. ⓒ이정규
2층에 있는 ‘김중업 전시실’의 모습. 영상자료, 도서자료, 터치스크린 등을 통해 건축가 김중업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살펴 볼 수 있다.
2층에 있는 ‘김중업 전시실’의 모습. 영상자료, 도서자료, 터치스크린 등을 통해 건축가 김중업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살펴 볼 수 있다. ⓒ이정규
건축가 김중업의 주요 작품과 스승 르코르뷔지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전시 자료
건축가 김중업의 주요 작품과 스승 르코르뷔지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전시 자료 ⓒ이정규
‘김중업 전시실’은 원래 안방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곳에는 당시 유행한 프랑스식 욕실과 드레스룸이 갖추어져 있어 단연 눈길을 끈다.
‘김중업 전시실’은 원래 안방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곳에는 당시 유행한 프랑스식 욕실과 드레스룸이 갖추어져 있어 단연 눈길을 끈다. ⓒ이정규
김중업 건축가의 작품인 올림픽공원에 있는 ‘세계평화의 문’. 한국의 전통적인 문 개념을 도입해 현대건축과 전통건축의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정규
김중업 건축가의 작품인 올림픽공원에 있는 ‘세계평화의 문’. 한국의 전통적인 문 개념을 도입해 현대건축과 전통건축의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정규
높이가 24m에 달해 가까이서 보면 매우 웅장하다. 지붕 아래에는 고구려 고분 벽화의 사신도에서 모티브를 따온 청룡, 백호, 주작, 현무가 단청으로 입혀져 있다.
높이가 24m에 달해 가까이서 보면 매우 웅장하다. 지붕 아래에는 고구려 고분 벽화의 사신도에서 모티브를 따온 청룡, 백호, 주작, 현무가 단청으로 입혀져 있다. ⓒ이정규
측면에서 보면 한국의 전통 기와지붕의 선이 엿보인다.
측면에서 보면 한국의 전통 기와지붕의 선이 엿보인다. ⓒ이정규
‘세계평화의 문’ 좌우에는 저마다의 얼굴 모양을 한 60개의 탈 형상을 얹은 열주가 길게 도열해 있다.
‘세계평화의 문’ 좌우에는 저마다의 얼굴 모양을 한 60개의 탈 형상을 얹은 열주가 길게 도열해 있다. ⓒ이정규
고구려 사신도에서 남쪽을 지키는 수호신인 주작의 모습
고구려 사신도에서 남쪽을 지키는 수호신인 주작의 모습 ⓒ이정규
고구려 사신도에서 동쪽을 지키는 수호신인 청룡의 모습
고구려 사신도에서 동쪽을 지키는 수호신인 청룡의 모습 ⓒ이정규
‘세계평화의 문’ 아래에는 강화도 마니산 참성단에서 채화해 온 ‘평화의 성화’가 타오르고 있다.
‘세계평화의 문’ 아래에는 강화도 마니산 참성단에서 채화해 온 ‘평화의 성화’가 타오르고 있다. ⓒ이정규

김중업 건축문화의 집

○ 주소 : 서울시 성북구 장위로21나길 11
○ 관람시간 : 화요일~토요일 10:00~17:00 (단, 점심시간 12:00~13:00 입장 불가)
○ 휴관일 : 일요일, 월요일, 공휴일
○ 관람료 : 무료
○ 문의 : 02-6906-3185

세계평화의 문

○ 주소 :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1번 출구 앞)

시민기자 이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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