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자율주행버스', 시내버스처럼 편리해요!

시민기자 조송연

발행일 2023.02.21. 09:44

수정일 2023.02.21. 17:50

조회 4,295

지난 2016년, 이세돌 九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모두들 이세돌 九단의 낙승을 기대했으나, 단 1승만 거뒀을 뿐이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매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우리 생활에서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SF 소설이나 영화에 나올 법한 일들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수많은 사례가 있지만, 교통 측면에서 살펴보면 ‘자율주행자동차’가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자동차관리법 제2조에 따라 '운전자 또는 승객의 조작 없이 자동차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뜻한다. 이러한 자율주행자동차는 단계에 따라 그 수준이 나뉜다. 보통 미국 자동차기술 학회(SAE)의 자율주행기술 발전 6단계를 따른다. 크게 보면 ‘사람이 주행환경을 모니터 할 수 있는’ Level 0 ~ 2단계, 자율주행 시스템이 주행환경을 모니터할 수 있는 ‘Level 3 ~ 6’ 단계로 볼 수 있다.

현재 자동차 업계에 탑재된 차량의 간격을 보고 자율적으로 속력을 조절하는 기능은 Level 2(부분 자동화)단계다. 아직 자율주행 시스템이 주행환경을 모니터하는, ‘자율주행’으로 다가가지 못한 셈이다.

하지만, 지난 12월부터 경복궁역과 청와대를 순환하는 ‘청와대 자율버스’는 Level 3(조건부 자동화)로 평가받고 있다. 시스템이 운전 조작의 모든 측면을 제어하지만, 시스템이 운전자의 개입을 요청하면 운전자가 적절하게 자동차를 제어하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경복궁역을 순환하는 자율주행 버스 A01 ⓒ조송연
청와대와 경복궁역을 순환하는 자율주행 버스 A01 ⓒ조송연

그렇다면, 기존 판교나 세종, 청계천 등에서 운행되는 자율주행 버스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현재 청와대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 버스는 ‘전국 최초’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시내버스와 동일한 규격의 대형 전기 자율주행버스가 정규 노선을 부여받아 달리기 때문이다.

청와대를 순환하는 자율주행버스에 탑승해 보았다. ‘A01’번인 청와대 자율주행버스는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교통카드를 이용해 탑승할 수 있다. 청계천과 세종에서 운영 중인 자율주행버스는 앱을 통해 예약해야 하는데, 청와대 자율주행버스는 예약할 필요가 없어 편했다.

시내버스와 같은 규격인 청와대 자율주행버스가 시내버스와 다른 점이 있다면, 버스 앞좌석에 있는 컴퓨터다. 버스와 연결된 컴퓨터가 운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시내버스와 다를 바 없었고, 좌석도 시내버스와 같았다.
청와대 자율주행버스는 시내버스와 규격뿐만 아니라 내부 좌석과 탑승방법도 동일하다. ⓒ조송연
청와대 자율주행버스는 시내버스와 규격뿐만 아니라 내부 좌석과 탑승방법도 동일하다. ⓒ조송연

청와대 자율주행버스가 경복궁역을 출발해 청와대로 향할 때, 운전석에 앉은 기사는 장갑 낀 두 손을 들고 있었다. 그럼에도 버스는 움직였다. 그러자 시민들은 “우와”라고 감탄했다. 매끄러운 운전에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다만, 안전을 위해 시민들은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했다.

청와대를 지나 오른쪽으로 급히 코너를 돌아야 하는 구간에도, 어린이보호구역에도 버스는 안전하게 운행됐다. 사람이 보이면 속도를 줄였고, 규정 속도에 알맞게 달리는 모습이 신기했다. 특히 청와대에서 춘추문으로 넘어가는 구간은 상당히 좁은 폭이지만, 매끄럽게 움직이는 모습에 한 번 더 감탄했다.

소소한 볼거리도 있다. 바로 모니터다. 광역버스나 경기도 시내버스에 부착된 TV와 같은 역할을 하는 모니터는 운행정보와 동선, 속도 등이 표기된다. 화면 왼쪽 위에 '자율주행이 ON'이 표기돼 있으면 자율주행으로 달리고 있다는 뜻이다. 버스 노선을 따라 현재 어느 지점을 지나고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모니터에는 자율주행 상태와 정류장 위치, 안내 메세지 등이 나온다. ⓒ조송연
모니터에는 자율주행 상태와 정류장 위치, 안내 메세지 등이 나온다. ⓒ조송연

청와대 자율주행버스는 경복궁역에서 출발해 국립고궁박물관과 청와대, 춘추문, 국립민속박물관 등 2.6km 구간을 왕복한다. 경복궁역을 제외한 4개 구간은 순환버스 01번으로 환승할 수 있다.
버스정류장으로 들어오고 있는 청와대 자율주행버스.
버스정류장으로 들어오고 있는 청와대 자율주행버스 ⓒ조송연

청와대 자율주행버스는 우리에게 두 가지 시사점을 남겼다. 첫 번째는, 전국 최초로 정규 시내버스 노선에 자율주행버스가 운행된다는 점이다. 이는 앞으로 자율주행버스를 다른 노선에서도 볼 수 있다는 청신호가 아닐까 생각된다.

두 번째는, 자율주행버스가 생각 외로 안전했다는 점이다. 자율주행이 풀어야 하는 숙제는 ‘안전’이다. 어떻게 운전자의 조작 없이 승객이나 운전자의 안전을 보장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직접 타봤던 자율주행버스는 이러한 의문을 해결할 열쇠가 될 수 있겠다고 보였다.

자율주행자동차는 미래 먹거리 중 핵심이기도 하다. 따라서 수많은 국가가 완전한 자율주행을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날씨가 풀리는 따뜻한 봄날, 청와대 자율주행버스가 더 기대되는 까닭이다.

시민기자 조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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