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미래와 만나고 싶다면? 청와대 자율주행버스를 타요!

시민기자 박지영

발행일 2023.01.18. 09:00

수정일 2023.01.19. 10:20

조회 1,817

기자는 작년 한 매체를 통해, AI분야 세 가지 게임체인저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강사가 뽑은 세 가지는 ‘자유주행기술, 신뢰할 수 있는 AI, 질병 예측할 수 있는 AI’였다. 실제로 인공지능이 일상 여러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곤 하지만 체감하기 어려웠는데, 최근 청와대 근처를 자율주행하는 버스를 탑승해 봄으로써, 가까운 미래를 조금이나마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청와대 주변을 순환하는 무료 자율주행버스가 주중 운행중이다.ⓒ박지영
청와대 주변을 순환하는 무료 자율주행버스. 월~금요일 9시~17시까지 운행 중이다. ⓒ박지영

청와대 자율주행버스, 드디어 탑승!

“제가 버스 운전을 30년 했어요. 근데, 이 시내버스가 자율로 운행된다는 게 정말 믿기지 않아요, 제가 뭘 안 해도 된다는 게.” 자율주행버스 운전사의 소감이다. 

기자는 얼마 전 청와대 주변을 순환 중인 무료 자율주행버스에 탑승했다. 경복궁역 기준 9시 첫차를 시작으로 16시 45분이 막차인 청와대자율주행버스는 휴일을 제외하고 평일 운영 시간 내에 탑승 가능한데, 9시에서 10시까지는 30분 간격, 이후에는 15분 배차 간격으로 두 대가 운영 중이다. 

작년 말에 청와대 근처를 걷다가 설치된 안내판을 봤는데, 당시 이미 운영이 끝난 시간이라 타보지 못했고, 사람이 많은 시간을 피해 한적한 시간에 다시 찾았는데, 운이 좋게도 관계자와 함께 탑승하게 되어 버스를 타고 한 바퀴 돌며 이런 저런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아래는 관계자와의 일문일답이다.
자율주행버스가 출발하는 경복궁역 정류장. 국립고궁박물관과 가깝다.ⓒ박지영
자율주행버스를 탑승할 수 있는 경복궁역 정류장은 지하철 경복궁역 4번 출구와 가깝다. ⓒ박지영

자율주행버스 운행회사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Q. 그동안 한 번 타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오늘 타보네요. 오전 시간대라 그런지 탑승자가 많진 않은데, 반응은 어떤가요?

오전에는 타는 분이 좀 적어요. 그래도 하루 평균 약 180명에서 200여 명 승차하세요.

Q. 많이 이용하시네요. 어디서 많이 타고 내리세요?

주로 첫 정거장인 경복궁역 승차장에서 많이 타고 내리세요. 작년 12월 22일 시험운행을 시작했는데, 한 일주일은 거의 경복궁역에서 타고 내리셨거든요.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고 부터는 중간 정거장에서 타고 내리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자율주행버스 운행 소식이 여러 매체에 전해지면서 경험하러 오는 분들이 많아진 거죠. 특히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들이 부모님과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율주행버스에는 시민들의 승하차 편의를 도와줄 운전사외에도 오퍼레이터가 동승하고 있다. ⓒ박지영
자율주행버스에는 시민들의 승·하차 편의를 도와줄 운전사 외에도 오퍼레이터가 동승한다. ⓒ박지영

Q. 청와대 개방과 함께 주변 관광지를 함께 둘러보려는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겠네요.

네. 처음에는 주변 분들이 잘 몰랐잖아요. 운행한 지 한 2주 정도 되다보니, 관광객뿐만 아니라 동네 분들도 많이 타세요. 여기 일반 버스 정류장이 꽤 멀거든요. 청와대 자율주행버스가 배차 시간도 정확하고, 버스다 보니 내부도 넓고, 또 무료고 순환버스라 애용하는 분들이 많으세요. 외국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영어 방송도 하고 있습니다.

Q. 버스 탈 때 특별히 요구되는 게 있을까요?

다른 건 없고요. 일반 버스처럼 타고 내릴 때 교통 카드만 찍으면 됩니다. 태그를 해도 요금이 청구되지 않고 환승도 가능합니다. 승·하차 인원 확인을 위해 하는 절차예요. 일반 버스 탑승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Q. 자율주행이라서 운전석은 비워뒀을 줄 알았는데, 운전사가 계시네요.

자율주행은 운전사가 직접 운행 조작에 관여 하지 않는 상태를 말해요. 하지만 탑승자의 안전을 위해 운전사는 꼭 앉아 계세요.

자율주행차는 도로 교통법을 100%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자율 주행상태로 들어갈 수 없는 자전거 전용도로나, 고객분들 승·하차로 도로에 바짝 붙어야 될 때는 수동으로 정류장에 들어갔다 나와야 해서 운전사가 필요합니다. 휠체어 승객이나 유모차를 동반한 경우에도 수동 조작이 필요합니다.

Q. 운전사 외에 옆에 계신 분의 역할은요?

오퍼레이터(시스템 관리자)입니다. 운전사는 차량에 대한 통제를 하고, 옆에 계신 오퍼레이터는 이 차에 대한 전체적인 시스템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운행 중에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시스템상의 문제나 정보를 공유해 주는 거죠. 그래야 운전사가 대처할 수 있으니까요.
일반 전기차와 같지만 안전을 위한 안전벨트가 좌석마다 마련되어 있다.  ⓒ박지영
자율주행버스에는 안전을 위한 안전띠가 좌석마다 마련돼 있다. ⓒ박지영

Q. 통신 장애로 운행에 문제가 생길 염려는 없나요?

인터넷 장애로 문제가 될 건 없고요, GPS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시스템 관리자가 동승하고 있어 바로 처리됩니다. 가끔 청와대 행사 건으로 신호 정보 제약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 역시 운행에 문제없도록 다 조처가 되어 있습니다.

Q. 승객들이 자율주행 중임을 체감할 수 있나요?

사실, 운전석 가까이 오지 않으면 체감하긴 어렵죠. 차량 내에서는 안전띠를 하고 앉아 계셔야 하니까요. 학생들이 많이 오는데, 그럴 땐 운전사가 일부러 양 손을 한 번 들어 보이기도 해요. 그때 체감할 수 있을 겁니다.
좌석 앞에는 안전을 위한 수칙도 적혀있다. ⓒ박지영
좌석 앞에는 안전을 위한 탑승 수칙도 적혀있다. ⓒ박지영

Q. 자율주행버스가 일반 전기버스와 다른 점이 있을까요?

안전띠가 있다는 점이죠. 이 버스는 시내버스에 이용되는 현대자동차의 일렉시티 차종을 자율주행 대중교통 목적으로 개조한 차량입니다. 특정 조건 하에 차체가 흔들릴 수 있거든요. 가령 급정거나 다른 차가 끼어든다거나 할 때. 그래서 저희가 특별 제작을 했어요. 주행 거리가 짧아도 안전띠를 꼭 하셔야 합니다.

휠체어나 유아차도 태울 수 있냐고 물어보는 시민도 계신데, 장애인석 휠체어를 고정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서 2대 승차 가능합니다. 저상버스라 유아차 탑승도 용이하고요. 타고 내릴 땐 운전사와 내부 스태프가 도와드립니다. 타본 분들은 대부분 주변에 타보라고 권해야겠다고 하세요.

Q. 차내 모니터를 보는 재미가 있네요.

네, 차량의 이동경로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때그때 교통 상황이나 운행 속도 등 다양한 정보도 볼 수 있습니다. 차선 내외 차량들이 다른 색상으로 표시됩니다. 저희와 다른 차선의 차량들은 색깔 없는 그냥 일반 차량으로 똑같이 표시됩니다.
운행정보, 동선, 속도 등이 보여지는 모니터는 여러 정보가 수시로 송출되어 보는 재미가 있다.  ⓒ박지영
운행정보, 동선, 속도 등이 보여지는 모니터는 여러 정보가 수시로 송출되어 보는 재미가 있다. ⓒ박지영

Q. 경복궁 월대 공사 구간 같은 곳도 굉장히 가깝게 붙어서 운행이 가능하네요.

네, 안전거리는 유지하고 있지만, 굉장히 좁은 폭임에도 저희가 자율주행을 하고 있어요. 저희 차량이 굉장히 정밀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죠. 나중에 다른 차량으로 이 구간을 지나보면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더 잘 보입니다.

Q. 이 차량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뭘까요?

'라이다'죠. 이 차량에 7개가 장착되어 있는데, 차량 주변의 정보를 수집하는 장치입니다. 고가죠. 채널수에 따라 가격 차이가 좀 있는데, 앞면 중앙에 설치된 라이다는 개당 가격이 1억 원입니다. 이 차량이 약 11억 이고요. 탑승자와 주변 차량 탑승자의 안전을 위해 비싸더라도 탑재한 거죠.
차량 정면에 부착된 라이다. 고가의 장비로  주변 정보를 수집하는 장치다.  ⓒ박지영
차량 정면에 부착된 '라이다'. 고가의 장비로 주변 정보를 수집하는 장치다. ⓒ박지영

Q. 한 바퀴에 10여 분 소요되니 탑승할 만하네요.

네, 승객이 없을 땐 그렇고요. 승객들 타고 내리는 속도에 따라 다르지만, 한 바퀴에 평균 13분 정도 걸립니다. 최고 속도는 40km까지 가능합니다.

Q. 점심시간에는 운행하지 않는데, 버스를 세워둘 곳이 있나요?

네, 근처 차고지에 둡니다. 전기차라 충전도 해야 하고요. 저희는 회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발전용 차량으로 충전하고 있어요.

Q. 운행 시간이 아니어도 버스가 있으면 먼저 탑승해 있어도 되나요?

그럼요. 동절기엔 시민들이 밖에 계시면 춥잖아요. 도착하는 대로 먼저 타 계셔도 됩니다.

Q. 자율주행버스 운행을 맡은 회사는 어떤 곳인가요?

운행을 맡은 ㈜에스유엠(SUM) 회사는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입니다. 한국형 자율주행 핵심 개발자들과 차량제작기술 및 서비스 사업 핵심 인력을 보유해 자율주행 차량 서비스 사업, 자율주행 기술 제품화 사업, 센서 융합 시스템 개발 사업, 자율주행 실무 중심 교육을 진행합니다. 서울시, SUM, 서울대학교FMTC가 함께 컨소시엄을 이뤄 이 운행을 하게 됐죠.

Q. 현재 서울시내 세 곳에서 자율주행차가 운행 중인데, 뭐가 다를까요?

상암동, 청계천, 청와대 지역에서 자율주행차가 운행 중입니다. 운영 중인 회사가 다른데, 저희는 상암동에서 솔라티 차량을, 청와대에서 버스를 운행 중입니다. 시내버스와 동일한 대형 전기 자율주행버스가 정기 운행하는 첫 번째 사례이고, 별도의 절차 없이 탈 수 있는 곳도 이곳이 처음입니다.

다른 일반 자율주행차 업체들은 동일한 차량으로 운행을 하는데, 저희는 스타트업이지만 다양한 차량을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서 버스도 운행하고 있죠. 강릉에서도 카니발 2대가 운행 중입니다.

Q. 날이 풀리면 더 많은 분들이 이용하시겠어요.

네, 저희가 안전하고 시민들의 편의를 고려해 운행 중이니, 많은 분들이 편하게 자주 타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휠체어 탑승객 자리를 설명하고 있는 관계자. 휠체어 및 유모차도 쉽게 탑승 가능하다.  ⓒ박지영
휠체어 탑승객 자리. 휠체어와 유아차도 쉽게 탑승 가능하다. ⓒ박지영

자율 주행과 스마트 시티, 더 궁금하다면 이 영상!

자율주행이 가져올 도시의 변화가 궁금하다면 서울연구원의 세미나 영상을 참고하면 좋다. 영상은 서울연구원 공식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서울연구원에서는 2022년 연구성과확산을 위해 총 5회의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2차 주제가 <자율주행과 스마트 시티>다. 

자율주행시대 서울의 변화 모습을 교통 인프라, 통행 행태, 도시 교통 체계 관점에서 전망한 이 세미나는 한영준(서울연구원 연구위원), 윤덕근(건설기술연구원 연구전략기획본부 실장), 김태형(한국교통연구원 스마트시티 교통연구센터장)의 발표 및 사례가 풍부해 시민들도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서울연구원에서 진행한 <자율주행과 스마트 시티>세미나를 공식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다.ⓒ박지영
서울연구원에서 진행한 세미나 <자율주행과 스마트 시티>를 공식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자율주행으로 서울이 변하고, 서울시민의 일상이 변하고 있다. 스마트 시티 서울을 향한 발걸음을 청와대 자율주행버스로 만나보자. 기회는 누구에게나 무료로 열려 있다.

청와대 순환 자율주행버스

○ 정거장 : 경복궁역(효자로입구), 국립고궁박물관(영추문), 청와대, 춘추문, 경복궁·국립민속박물관
○ 운행일시 : 월~금요일 09:00~17:00(점심시간 12:00~13:00 미운행) , 토·공휴일은 운행하지 않음
○ 운행간격 : 09:00~10:00 30분 간격, 10:00~17:00 15분 간격
○ 이용방법 : 시민 누구나 별도의 앱 설치 없이 교통카드를 이용해 무료 탑승 가능
○ 승차인원 : 19명, 안전벨트 착용 필수
서울연구원 <자율주행과 스마트 시티> 세미나
○ 문의 : 미래첨단교통과 02-2133-4963

시민기자 박지영

시민의 입장에서 조금 더 가까이 서울을 들여다보는 시민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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