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도서관 100주년을 축하하며…학창시절 추억이 몽글몽글

시민기자 김해숙

발행일 2022.11.14. 09:09

수정일 2022.11.1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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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하늘뜰은 폐현수막과 폐의류를 건축자재로 활용해 조성했다. ©김해숙
남산하늘뜰은 폐현수막과 폐의류를 건축자재로 활용해 조성했다. ©김해숙

남산도서관이 10월 개관 100주년을 맞아 새롭게 변신했다. 디지털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디지털라운지'와 귀중한 자료의 수장고인 '목멱관' 그리고 옥외공간 '남산하늘뜰'을 새롭게 조성해 시민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도서관 입구, '우리의 작은 우주는 우리가 읽은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문구가 눈에 띈다. ©김해숙
도서관 입구, '우리의 작은 우주는 우리가 읽은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문구가 눈에 띈다. ©김해숙

후암동을 거쳐 순환도로를 따라 가을이 무르익는 남산공원을 바라보며 남산도서관 입구에 들어섰다. 시민에 의해 선정된 시민의 글귀 '우리의 작은 우주는 우리가 읽은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라는 문구와 훈민정음이 새겨진 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2층 계단을 올라서면 바라볼 수 있는 디지털 화면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간다.
2층 계단을 올라서면 바라볼 수 있는 디지털 화면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간다. ©김해숙

남산도서관은 50만여 권의 장서와 1만 6,000여 점의 비도서 자료, 800여 종의 연속간행물을 소장하고 있다. 또한 고서 및 동양서 등 귀중 자료를 국립중앙도서관과 협력하여 디지털 아카이빙함으로써 지식 자원의 기록과 보존 활용에 앞장서고 있다.
지금은 공사 중인 예전의 국립도서관 모습
지금은 공사 중인 예전의 국립도서관 모습 ©김해숙

남산도서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공공도서관으로 일제 때 만들어져 많은 이름을 거쳐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되었고, 지금의 모습은 1965년에 건립되었다. 1980년 필자는 국립도서관에서 대학 입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책가방으로 줄서기를 하던 시절이었다. 새벽 첫 버스를 타고 헉헉대며 남산으로 올라오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고통스러우면서도 희열이 넘쳤던 시간이었다.

기다란 가방 줄에 내 가방을 줄 세우고 나서  30~40분 가량 주변을 돌면서 남산의 자연을 즐겼다. 새소리와 바람소리,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 어우러진 부산스러움과 새벽 공기가 너무 좋았다.  6시가 되면 10원을 내고 도서관에 입장하고, 줄 섰던 가방의 주인공들은 밤늦도록 치열하게 공부했다. 가끔씩 늦잠을 자는 날은 가방줄에서 이탈되어 입장하지 못하면 시립 남산도서관으로 내려왔다. 그 당시의 모습을 간직한 도서관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 왔다. 기억과 혼재된 현재의 모습에서 그리움이 새록새록 올라왔다.
남산도서관 100년의 역사를 담은  컬렉션 코너,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다. ©김해숙
남산도서관 100년의 역사를 담은 컬렉션 코너,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다. ©김해숙

남산도서관에서는 100인 릴레이 낭독 챌린지, 더불어 축하하는 N to 100주년, 남산도서관 100년사 자료 발간과 100년 기억하기, 100년의 시간을 걸어보기, 100권의 책을 처방하기,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 및 배포, 100주년 기념 특별강좌, 100주년 기념식, 100개의 남산 심기, 100주년 기념축제, 100주년 콜렉션 만들기 등 100주년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남산도서관 100년의 역사문화탐방길은 꼭 참가해 보고 싶다. 남산도서관에서 시작해 남산두텁바위 → 안중근의사 기념관 → 한양도성 유적전시관, 소월비 → 두텁바위 마을 입구 → 새말교 부근 문화주택 → 김상옥 의사 항거터 →  지월장 → 문화주택 골목길 → 후암연립 → 후암시장을 탐방하며 역사와 기억을 소환하는 프로그램이다. 
DVD와 CD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DVD와 CD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김해숙
무르익은 가을 속에서 독서를 즐기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이다.
무르익은 가을 속에서 독서를 즐기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이다. ©김해숙

남산도서관에 방문하면 꼭 가봐야 할 공간으로 추천하고 싶은 곳이 또 있다. 바로 단순한 옥상이 친환경 남산뜰로 태어난, 옥외공간 '남산하늘뜰'이다.

남산도서관 2층에는 디지털라운지가 펼쳐진다. 2층으로 올라와 바라보는 정면에는 디지털 화면이 시민을 맞이하고, 오른쪽에는 K -컬처 존이, 왼쪽으로는 넓고 쾌적한  공간에 다양한 모습의 남산도서관 100년 역사와 단풍으로 그린 자연 그림, 매거진 존, DVD 존 등이 자리하고 있다. 기다란 안내 테이블을 뒤로 하면 남산타워와 단풍에 물든 나무들을 배경으로 남산하늘뜰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선거를 마치고 수거한 현수막, 안 팔리고 남는 옷들을 모아 친환경 섬유패널로 만들어 의자와 테이블, 데크, 조형물 등으로 재탄생시켜 옥상정원으로 꾸몄다. 자원순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공간이다. 다정한 남녀의 모습도 아름다웠고, 공부에 지친 한 중년 남성이 조각품을 만지며 스르르 잠드는 모습도 정겨웠다. 

남산의 멋진 정취와 역사를 함께해 왔을 남산도서관의 의미 있는 100주년을 시민 모두가 맘껏 즐겼으면 한다.
재활용된 테이블 앞에 앉아 스페인어로 대화하는 남녀의 모습이 아름답다.
재활용된 테이블 앞에 앉아 스페인어로 대화하는 남녀의 모습이 아름답다. ©김해숙

남산도서관

○ 주소 : 서울시 용산구 소월로 109(후암동)
홈페이지
○ 문의 : 02-754-7338

시민기자 김해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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