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정원을 찾아볼까요? 서울정원박람회
발행일 2022.10.06. 14:02
아직 남은 배롱나무 꽃 너머로 창녕위궁재사의 가을이 깊어간다. ⓒ이선미
지난 9월 30일, '2022 서울정원박람회'가 개막했다. 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가을 분위기 물씬 배어나는 북서울꿈의숲을 찾았다. ☞ [관련 기사] 가을, 꿈의 숲에서 만난 예술의 정원! 서울정원박람회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오후였다. 나직한 하늘 아래 소풍 나온 시민들이 많았다. 박람회장까지 천천히 올라가며 분수가 솟아오르는 월영지를 지났다. 노란 국화 흐드러지게 피고 아이들은 물속을 유영하는 물고기들과 거북을 반겼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오후였다. 나직한 하늘 아래 소풍 나온 시민들이 많았다. 박람회장까지 천천히 올라가며 분수가 솟아오르는 월영지를 지났다. 노란 국화 흐드러지게 피고 아이들은 물속을 유영하는 물고기들과 거북을 반겼다.
비가 내릴 듯 흐린 날이지만 월영지는 멋진 풍경이었다. ⓒ이선미
잔디광장인 청운답원에 이르자 정원박람회가 펼쳐졌다. 가든퍼니처를 한 곳에 모아 정원처럼 연출한 ‘가든퍼니처 특별전’이 먼저 눈에 띄었다.
창포원 양옆으로는 학생정원과 시민정원이 쭉 이어져 있었다. 조경을 공부하는 학생도 정원에 관심이 많은 시민도 하나하나 작품에 저마다의 열정과 애정이 묻어났다. 같이 꿈을 꾸는 기분도 들었다.
창포원 양옆으로는 학생정원과 시민정원이 쭉 이어져 있었다. 조경을 공부하는 학생도 정원에 관심이 많은 시민도 하나하나 작품에 저마다의 열정과 애정이 묻어났다. 같이 꿈을 꾸는 기분도 들었다.
시민들이 정원처럼 연출한 ‘가든퍼니처 특별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선미
창포원 양옆으로 시민정원과 학생정원이 전시되어 있다. ⓒ이선미
가을이 깊어가는 정원에 들어선 장미꽃길은 인기 만점이었다. 장미에 대한 반응은 정말 뜨거웠다. 우리가 장미꽃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문득 웃음이 났다.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장미꽃길은 인기 만점이었다. ⓒ이선미
2015년부터 이어진 정원박람회는 예년과 같이 정원 전시와 정원산업전, 콘퍼런스와 문화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꿈의숲아트센터 아래 문화광장에 펼쳐진 '가든센터’에서는 정원식물을 구경하고 구입할 수도 있다.
한쪽에 마련된 ‘시민정원사 마을’에서는 반려식물 상담과 가족화분 만들기 체험도 있었다. ‘서울 목공한마당’도 함께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체험 프로그램은 순식간에 신청이 마감되었다.
한쪽에 마련된 ‘시민정원사 마을’에서는 반려식물 상담과 가족화분 만들기 체험도 있었다. ‘서울 목공한마당’도 함께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체험 프로그램은 순식간에 신청이 마감되었다.
문화광장에서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이어졌다. ⓒ이선미
이어서 문화광장 종합안내소로 향했다. 2시에 시작되는 ‘해설이 있는 정원 투어’를 신청한 참이었다.
날이 흐렸지만 노쇼는 별로 없었다. 투어가 시작되는 작가정원까지 시민정원사가 참가자들을 안내해 주었다. 상상톡톡미술관 앞에서 우리를 기다린 해설자는 작가정원에 '하얀바람'을 출품한 김지학 작가였다.
날이 흐렸지만 노쇼는 별로 없었다. 투어가 시작되는 작가정원까지 시민정원사가 참가자들을 안내해 주었다. 상상톡톡미술관 앞에서 우리를 기다린 해설자는 작가정원에 '하얀바람'을 출품한 김지학 작가였다.
‘해설이 있는 정원 투어’ 참가자들이 상상톡톡미술관 앞에서 해설자 김지학 작가를 만나고 있다. ⓒ이선미
“북서울꿈의숲이 생기기 전에 여기가 어떤 곳이었는지 아시나요?” 김지학 작가가 참자가들에게 물었다.
이곳은 드림랜드가 있던 자리였다고 한다. 작가는 새롭게 조성된 북서울꿈의숲에 드림랜드의 흔적이 없어서 아쉬웠다. '하얀바람'은 지나간 시간의 자취를 표현해 보고 싶은 욕구로 탄생한 작품이다. 롤러코스터 같은 놀이동산의 동적인 기구들이 유려한 곡선으로 표현되고 밝고 즐거운 놀이동산의 분위기를 위해 가장 환한 화강암으로 담장을 쌓았다.
이곳은 드림랜드가 있던 자리였다고 한다. 작가는 새롭게 조성된 북서울꿈의숲에 드림랜드의 흔적이 없어서 아쉬웠다. '하얀바람'은 지나간 시간의 자취를 표현해 보고 싶은 욕구로 탄생한 작품이다. 롤러코스터 같은 놀이동산의 동적인 기구들이 유려한 곡선으로 표현되고 밝고 즐거운 놀이동산의 분위기를 위해 가장 환한 화강암으로 담장을 쌓았다.
작가정원에 출품한 '하얀바람'의 김지학 작가가 작품을 안내하고 있다. ⓒ이선미
작가가 또 하나 고려한 건 주변과 어우러지는 일이었다. 기억을 잇고 싶은 바람은 단순히 구조물로만 설치된 게 아니었다. 작가는 오래 전 이 지역에 많았다는 오얏나무 한 그루도 '하얀바람'의 한 부분이 되게 했다. 과거의 한 자락이 현재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옛 마을에 많았다는 오얏나무 한 그루도 '하얀바람'의 일부가 되었다. ⓒ이선미
올해 작가정원에 선정된 것은 4개의 정원으로, 모두 상상톡톡미술관 주변에 설치되어 있다. '직관적 발아'는 길고도 추운 겨울의 끝자락에서 땅이 녹으며 식물이 발아하는 순간의 경이를 묘사한 정원이다. 작품 안으로 난 오솔길을 걸었다.
“오, 들어오니 꽤 넓네요. 밖에서 볼 때는 작아 보였는데요.”
한 참가자가 말했다. 확실히 그랬다. 작은 길을 걸었을 뿐이지만 제법 정원을 소요하는 기분이었다.
“오, 들어오니 꽤 넓네요. 밖에서 볼 때는 작아 보였는데요.”
한 참가자가 말했다. 확실히 그랬다. 작은 길을 걸었을 뿐이지만 제법 정원을 소요하는 기분이었다.
북서울꿈의숲이라는 공간에서 진행되는 정원박람회는 여러모로 본래의 장소와 잘 어우러지도록 조성되었다. 정원 '내 마음의 산책길'도 새로운 작품이라기보다는 예전부터 거기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산책길을 따라 걸을 때 아직은 거칠어 보이는 정원에서 크고 작은 꽃들도 만난다. 보랏빛 과남풀이 어여쁘게 피고 참배암차즈기, 꽃창포도 보였다. 시간이 지나며 꽃들이 피고 질 풍경에 벌써 마음이 설렜다.
오솔길을 걸어 들어선 작은 집에서 박노해의 시를 만났다.
산책길을 따라 걸을 때 아직은 거칠어 보이는 정원에서 크고 작은 꽃들도 만난다. 보랏빛 과남풀이 어여쁘게 피고 참배암차즈기, 꽃창포도 보였다. 시간이 지나며 꽃들이 피고 질 풍경에 벌써 마음이 설렜다.
오솔길을 걸어 들어선 작은 집에서 박노해의 시를 만났다.
“…나에게 세상의 모든 것이 주어져도
내 마음의 방에 빛이 없고
거기 진정한 내가 없다면
나는 무엇으로 너를 만나고
무슨 힘으로 나아가겠는가……”
내 마음의 방에 빛이 없고
거기 진정한 내가 없다면
나는 무엇으로 너를 만나고
무슨 힘으로 나아가겠는가……”
-박노해의 시 '내 마음의 방'
북서울꿈의숲과 조화를 이루며 조성된 '내 마음의 산책길'은 작은 집으로 이어진다. ⓒ이선미
확실히 작가들의 의도를 알면 그만큼 더 이해할 수 있다. 작가의 해설을 들으며 그들의 세계에 공감했다. 북서울꿈의숲을 찾는 시민들이 이 산책길이든, 이 작은 집이든, 어느 뒤안길이든 ‘자기만의 방’을 얻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위로와 묵상과 반성과 화해의 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멈췄던 모든 축제가 봇물 터지듯 시작되고 있는 요즘이다. 기회가 된다면 축제의 목적과 의도와 고민을 들여다볼 수 있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멈췄던 모든 축제가 봇물 터지듯 시작되고 있는 요즘이다. 기회가 된다면 축제의 목적과 의도와 고민을 들여다볼 수 있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보면 좋을 것 같다.
‘구석구석라이브’ 연주자들에게는 무대가 ‘자기만의 방’이 아닐까. ⓒ이선미
올 가을 ‘2022 서울정원박람회’의 주제는 ‘꿈의 숲 그리고 예술의 정원’이다. 정원박람회는 10월 6일까지 이어지지만 작가정원과 학생정원, 시민정원 등은 그 후에도 그대로 북서울꿈의숲에서 만날 수 있다.
맑은 날이든 비 내리는 날이든, 언제라도 좋은 정원을 찾아 꿈과 숲과 예술과 정원을 거닐며 더 풍요로운 가을날을 맞이해 보자.
맑은 날이든 비 내리는 날이든, 언제라도 좋은 정원을 찾아 꿈과 숲과 예술과 정원을 거닐며 더 풍요로운 가을날을 맞이해 보자.
2022 서울정원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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