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산책 '한강역사탐방'으로 난지꽃섬길 다녀왔어요~

시민기자 이상돈

발행일 2022.09.14. 14:29

수정일 2022.09.14. 14:31

조회 5,098

한강역사탐방을 예약하고 '난지꽃섬길'을 다녀왔다.
한강역사탐방을 예약하고 '난지꽃섬길'을 다녀왔다. ⓒ이상돈

9월이 되니 한여름의 뜨거웠던 기운도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하늘은 파랗고 높은 자태를 뽐내며 가을이 왔음을 알린다. 푸른 한강까지 더하여 걷기 좋은 날에 '한강역사탐방'을 예약하고 만남의 장소인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로 나갔다.

한강역사탐방 프로그램은 한강을 걸으면서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듣는 도보 체험 프로그램으로,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중단되었다가 3년 만에 다시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신청했다.

한강공원 전역 13개 코스가 있는데, 그 중 '난지꽃섬길'을 선택했다. 자원봉사자 분의 해설을 들으면서 이름도 예쁜 ‘난지꽃섬길’ 약 6km를 2시간 정도 걸었다. 코스는 월드컵경기장을 시작으로 불광천→평화의공원→난지한강공원→ 메타쉐콰이어길→문화비축기지 순으로 방문했다.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바라본 월드컵경기장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바라본 월드컵경기장 ⓒ이상돈
불광천을 걸으면서 나무 이야기를  해주는 해설사와 경청하고 있는 참여자들
불광천을 걸으면서 나무 이야기를 해주는 해설사와 경청하고 있는 참여자들 ⓒ이상돈

우리는 ‘불광천’을 따라 걸으면서 해설사 분에게 진록으로 물든 느티나무, 합한목, 회화나무 등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회화나무는 나무 높이가 30m, 직경이 2m까지 크게 자랄 수 있어 은행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왕버들과 함께 우리나라 5대 거목 중의 하나라고 한다. 예로부터 귀하게 취급되어 집안에 심으면 행복이 찾아온다고 믿어서 즐겨 심었던 민속 나무라는 사실도 알았다.
난지도 이야기를 알려주는 전시관
난지도 이야기를 알려주는 전시관 ⓒ이상돈
난지도 이야기 전시관 내에 있는 현재 월드컵공원의 모형
난지도 이야기 전시관 내에 있는 현재 월드컵공원의 모형 ⓒ이상돈

우리가 몰랐던 난지도 이야기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공원에 자리한 서부공원녹지사업소 1층 난지도 이야기관에 들렀다. 전시장에서는 옛 난지도의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고, 현재의 모습도 한눈에 알 수 있게 모형도를 만들어 놓았다. 개발 전 난지도는 82만 평의 땅이 동쪽으로는 불광천·홍제천이, 북쪽으로는 성산천·샛강 난지천이 둘러싸고 있었다. 망원정 부근에서 한강과 갈라진 난지 샛강이 행주산성 쪽에서 다시 본류와 합쳐지면서 홍제천과 모래내에서 흘러 내려온 모래들이 쌓여 형성된 섬이었다. 조선 시대에는 꽃과 풀이 많다고 해서 '중초도(中草島)' 또는 오리가 물에 떠 있는 모습이라고 해서 '오리섬(鴨島)'이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이런 풍류를 갖추었던 난지도가 1978년 서울의 쓰레기매립장으로 지정된 이후 15년 간 높이 100m에 달하는 거대한 두 개의 쓰레기 산으로 변했다. 쓰레기 반입이 중단된 후에도 메탄가스와 침출수 등으로 환경이 악화되면서 매립지는 생물이 살 수 없는 곳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적극적인 안정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다양한 동식물이 살 수 있는 생명의 땅이 되었고, 2002년 5월 ‘월드컵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나 지금은 서울의 또 하나의 명소가 되었다. 역시 자연은 인간이 훼손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우리 곁에 머무는가 보다.
난지연못이 있는 평화의 광장
난지연못이 있는 평화의 광장 ⓒ이상돈

다양한 산책길이 있는 평화의공원

서부공원녹지사업소를 나와 평화의공원을 가로질러 갔다. 월드컵공원은 여의도보다 넓은 땅에 5개의 주제별로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평화의공원', 하늘과 초원이 맞닿은 '하늘공원', 문화와 예술, 석양이 흐르는 '노을공원', 자연하천으로 새롭게 태어난 '난지천공원'과 한강의 수변공간인 '한강난지공원'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평화의공원은 전체를 대표하는 공간으로 유니세프 광장과 난지연못를 비롯해 평화의정원, 피크닉장, 난지도 이야기관 등이 있다. 44만 9,000㎡ 규모의 평화의공원은 월드컵공원 중 방문객이 가장 많은 공원으로 중앙에 대규모 호수인 난지연못을 중심으로 다양한 산책길들이 준비되어 있으며 서울정원박람회가 개최되는 곳이기도 하다.
바닥에 열선이 깔려있는 월드컵공원 장미원
바닥에 열선이 깔려있는 월드컵공원 장미원 ⓒ이상돈
월드컵공원 수생식물 전시장
월드컵공원 수생식물 전시장 ⓒ이상돈

장미원과 수생식물전시장

바닥에 열선이 있어 꽃이 좀처럼 시들지 않는 월드컵공원 장미원을 지나 수련과 연등이 자라고 있는 월드컵공원 수생식물 전시장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연꽃잎에 대하여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배웠는데 연꽃잎은 표면에 특수한 코팅이 되어 있어서 잎 위에 물을 뿌려도 물이 스며들지 않고 동글동글 구르며 잎을 떠나간다고 한다.
소풍결혼식장
소풍결혼식장 ⓒ이상돈
탄소중립에 앞장서는 서울에너지드림센터
탄소중립에 앞장서는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이상돈

소풍결혼식장과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좀 더 걸어 주말드라마를 촬영했던 ‘소풍결혼식장’을 지나 공간 설계가 독특한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여기는 건물의 에너지 최적 운영을 통해 기후변화 시대의 주거와 건축문화를 견인하고, 시민들에게 전시체험을 통해 탄소중립을 위한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곳이다.
월드컵공원교에서 바라본 하늘공원을 오르는 292계단
월드컵공원교에서 바라본 하늘공원을 오르는 292계단 ⓒ이상돈
가을명소로 이름을 올린 메타세콰이어길
가을명소로 이름을 올린 메타세콰이어길 ⓒ이상돈

하늘계단과 메타세콰이어길

탁 트인 평화의광장에서 맘껏 기를 발산하고 월드컵공원교를 건너 하늘공원을 오르는 ‘292개 하늘계단’을 만났다. 표지판엔 291이라 적혔지만 실제 계단 수는 292개라고 한다. 시간상 하늘공원은 못 오르고 양쪽 길목에 하늘을 향해 힘차게 뻗어있는 메타세콰이어길을 걸어본다. 서울에서는 ‘안산자락길’ ‘강서둘레길’과 함께 몇 안 되는 메타세콰이어길 명소이다.
나무로 만든 곤충들의 모형이 있는 유아숲체험원
나무로 만든 곤충들의 모형이 있는 유아숲체험원 ⓒ이상돈

유아놀이시설, 유아숲체험원

유아숲체험원에는 나무로 만든 풀벌레들의 모형과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시설이 있다. 잠시 체험원을 들러보고 오늘의 마지막 행선지인 문화비축기지에 닿는다.
문화비축기지 정경
문화비축기지 정경 ⓒ이상돈

도시재생 랜드마크, 문화비축기지

월드컵경기장 인근 매봉산에 에워싸인 문화비축기지는 예전엔 석유비축기지였다. 1973년 석유파동 이후 5개 탱크를 건설해 석유를 보관하고 있었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안전상의 이유로 폐쇄되었고 2013년 시민공모를 통해 시민을 위한 공연장과 강의실, 이야기관 등을 갖춘 문화비축기지로 변신했다.​ 서울의 대표적인 도시재생 랜드마크라 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커피에 대해 알려주는 문화비축지기 2층 전시관
세계 각국의 커피에 대해 알려주는 문화비축지기 2층 전시관 ⓒ이상돈
지하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
지하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 ⓒ이상돈

'한강역사탐방'은 11월 30일까지 운영되며, 밤에 진행되는 한강야경투어 코스도 있다. 예약은 한강이야기여행 홈페이지(http://visit-hangang.seoul.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무르익은 가을, '한강역사탐방'과 함께 한강공원을 걸으며 건강도 챙기고 추억도 챙겨 보는 건 어떨까?

한강역사탐방

○ 한강역사탐방: ~11월 30일 1일 2회 10시, 14시
○ 한강야경투어: ~11월 12일 매주 목~토요일 저녁 7시~8시 30분
한강이야기여행 홈페이지
○ 신청기간: 희망 관광일로부터 5일 전(프로그램별 상이)
○ 문의: 한강이야기여행 운영사무국(070-8676-3612)

시민기자 이상돈

서울 토박이로 '우리 서울'을 열렬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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