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시민 쉼터 생겼다! 숲과 물이 어우러진 광화문광장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22.08.12. 12:22

수정일 2022.08.12. 16:58

조회 2,433

도로와 도로 사이 섬 같았던 광화문광장이 숲을 품은 공원이 되다
다시 태어난 광화문광장,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바라본 모습
다시 태어난 광화문광장,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바라본 모습 ⓒ최용수

“역사 위를 걷다, 문화 곁에 쉬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모두의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광화문광장’의 개장 슬로건이다.

1년 9개월 간의 공사 끝에 공원을 품고 새롭게 태어난 광화문광장은 총면적 4민 300㎡로, 당초(1만 8,840㎡)보다 2.1배로 넓어졌다. 녹지(9,367㎡)는 기존(2,830㎡)보다 3.3배 커졌고, 광장 폭 또한 35m에서 60m로 약 1.7배로 확대돼 보다 쾌적하게 광장을 걷고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키가 큰 고유 수종 300그루를 포함해 5,000그루의 나무를 곳곳에 심어 숲과 그늘이 넉넉한 공원 같은 광장으로 변신했다.
지하철5호선 광화문역에 내리면 광화문광장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어 편리하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내리면 광화문광장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어 편리하다. ⓒ최용수

오랜 기다림의 설레임을 안고 개장일 아침부터 지하철 5호선을 탔다. 광화문역에 도착하니 역사 곳곳에 광화문광장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표시가 보였다. 광화문역 7번 출구나 9번 출구는 광화문광장과 바로 연결된다. 9번 출구의 해치마당 벽면에 설치된 미디어아트를 보며 따라가니 눈앞에 드넓은 광장이 펼쳐졌다. 커진 규모에 놀랐고 곳곳에 심어진 나무들이 숲을 이룬 모습에 또 한 번 놀랐다.
광화문광장 종합 안내도를 살펴보면 광장을 둘러보는데 큰 도움이 된다.
광화문광장 종합 안내도를 살펴보면 광장을 둘러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최용수

다시 탄생한 광화문광장은 어떻게 변했을까? 
해치마당의 이순신 동상에서부터 경복궁의 광화문까지 돌아보았다. 열린 공간, 휴식 공간, 시간의 물길, 문화재유구, 편의시설 등 역사와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광장으로의 변모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시 태어난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 앞에는 해시계 측우기 등의 조형물이 함께 있다.
다시 태어난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 앞에는 해시계 측우기 등의 조형물이 함께 있다. ⓒ최용수

아직은 더운 여름 날씨에 이내 땀이 흘러내려 자연스레 쉴 공간을 찾게 되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휴식 공간이 잘 마련되어 있었다. 공원 같은 광장의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다양한 미디어파사드가 세종문화회관과 KT빌딩 외벽에서 펼쳐진다.
다양한 미디어파사드가 세종문화회관과 KT빌딩 외벽에서 펼쳐진다. ⓒ최용수

① 광장숲

광화문역 7번 출구를 나오면 바로 ‘광장숲’을 만난다. 이곳은 느티나무, 느릅나무, 팽나무 등 키 큰 나무를 비롯하여 산수국, 박태기나무, 병꽃나무 등 키 작은 나무와 초화류를 다층으로 심어 그늘과 녹음이 풍성한 휴식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공원 같은 광장으로 다시 태어난 광화문광장을 상징하는 숲이었다.
광화문역 7번 출구에서 만날 수 있는 광장숲. 느티나무 느릅나무 등 키 큰 나무들이 식재되었다.
광화문역 7번 출구에서 만날 수 있는 광장숲. 느티나무 느릅나무 등 키 큰 나무들이 식재되었다. ⓒ최용수

② 열린마당

‘광장숲’에서 세종문화회관을 향해 몇 걸음 들어가면 ‘열린마당’이 나타난다. 시민들이 서로 만나고 쉬어가는 곳이다. 나무 그늘에서도 열린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팽나무, 느릅나무, 칠엽수 등을 심었다. 바닥은 전국 각지에서 생산된 돌들로 포장해 지역의 다양성을 높였다.
시민들이 서로 만나고 쉬어가는 열린마당
시민들이 서로 만나고 쉬어가는 열린마당 ⓒ최용수

③ 문화쉼터

이어 세종문화회관 입구 앞에는 공원의 일상을 담는 ‘문화쉼터’가 있다. 우리나라 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참나무류를 심었다. 참나무 숲 가운데 맑은 물이 샘솟는 작고 예쁜 수조 ‘샘물탁자’와 ‘모두의 식탁’이 설치되어 있었다. 구순의 어머니를 모시고 나온 중년의 아들은 이곳이 무더위 쉼터라며 노모에게 샘물탁자로 손을 이끌었다. “생각보다 물이 차갑네!”라는 할머니의 말씀이 샘물에 퍼지는 듯했다.
문화쉼터 가운데에는 물이 샘솟는 예쁜 수조인 샘물탁자와 모두의 식탁이 있다.
문화쉼터 가운데에는 물이 샘솟는 예쁜 수조인 샘물탁자와 모두의 식탁이 있다. ⓒ최용수

④ 사계정원

‘사계정원’은 우리나라의 봄 · 여름 · 가을 · 겨울 사계를 느낄 수 있도록 조성한 정원이다. 산수유, 산벚나무, 산딸나무, 배롱나무, 복자기 등 계절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나무를 심었다. 정원 안에는 이동식 테이블과 의자를 설치해 시민들에게 편안한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다양한 꽃과 열매, 단풍을 바라보며 도심에서도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사계정원의 특별함이다.
사계정원은 서울 도심에서도 뚜렷한 계절감을 느낄 수 있도록 조성했다.
사계정원은 서울 도심에서도 뚜렷한 계절감을 느낄 수 있도록 조성했다. ⓒ최용수

⑤ 시간의 정원

세종로공원 앞쪽에 위치하는 ‘시간의 정원’은 땅속에서 깊이 잠든 서울의 역사를 깨웠다. ‘사헌부 터 유구’ 발굴 현장에서 드러난 지층을 형상화해 ‘시간의 벽천’을 만들고 이곳에서 발굴된 매장문화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장을 조성했다. 주변에는 역사적 경관과 어울리도록 장대석으로 한국 전통 정원인 화계(花階)를 만들어 매화나무, 배롱나무, 모란, 분꽃나무 등을 심었다.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역사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쉼터다.
사헌부 문터 유구 발굴 현장을 둘러보는 시민들
사헌부 문터 유구 발굴 현장을 둘러보는 시민들 ⓒ최용수

⑥ 소나무정원

육조마당 시작 지점에 ‘소나무정원’이 있다. 사계절 푸르른 소나무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 속에서 문인과 화백들로부터 사랑받아 온 대표적 나무이다. 강원도 강릉산 장송 군락에서 온 소나무로 조성했으며, 생육환경이 바뀌었지만 광화문광장에서 꿋꿋하게 잘 살아줬으면 싶다. ‘소나무정원’ 산책로에서 시선을 드니 광화문과 북악산의 경관이 한 눈에 보여 장관을 연출했다.
육조마당 인근에 조성된 소나무정원에는 거대한 강원도 장송이 식재되었다.
육조마당 인근에 조성된 소나무정원에는 거대한 강원도 장송이 식재되었다. ⓒ최용수

⑦ 육조마당(잔디광장)

광장의 북쪽 광화문 앞에는 ‘육조마당’이 있다. 공사 중인 월대와 연결되면 조선시대 육조거리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곳에는 광화문의 아름다운 경관을 살리기 위해 넓은 ‘잔디광장’을 조성했다.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 1392년부터 2022년 현재까지의 역사를 돌 판에 새긴 ‘역사물길’이 바로 이곳 육조마당에서 시작한다. 앉음 벽에서 쉼을 하고 유구한 역사의 흐름을 느끼며 광화문광장 나들이를 마무리했다.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에 설치된 잔디광장은 광화문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에 설치된 잔디광장은 광화문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최용수
육조마당에서 시작하여 세종대로 방향으로 이어지는 역사물길
육조마당에서 시작하여 세종대로 방향으로 이어지는 역사물길 ⓒ최용수

아스팔트 도로 가운데 딱딱한 섬처럼 기억되던 이전의 광장과는 달리 이제는 숲과 물이 어우러진 대한민국의 중심 공간이 된 듯하다. 역사, 문화, 쉼을 모두 선물하는 광장으로 오랫동안 사랑 받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광화문광장이 건전한 여가 선용과 문화 활동 공간으로 자리하길 소망해 본다.
광화문광장 세종로공원에 설치되어 있는 서울의 찬가 석판
광화문광장 세종로공원에 설치되어 있는 서울의 찬가 석판 ⓒ최용수

시민기자 최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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