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건네는 물 한잔 '오아시스 서울'이 반가운 진짜 이유

시민기자 조송연

발행일 2022.07.22. 11:00

수정일 2022.07.22. 17:11

조회 1,014

예전, 농촌에는 품앗이 문화가 있었다. 품앗이의 사전적 의미는 ‘힘든 일을 서로 거들어 주면서 품을 지고 갚고 하는 일’로, 농번기에 바쁜 농촌에서 일손이 부족하면, 주변 농가에서 일을 거두었는데, 이를 품앗이라고 불렀다. 농촌에서는 공동체가 형성돼 품앗이는 자연스러웠고, 우리나라 농촌 문화의 한 갈래로 정착했다.

하지만, 대도시에서는 품앗이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당장 아파트에서는 옆 세대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고, 이웃과의 왕래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사라져가는 공동체 의식 속에서 당장 누군가 길을 물어보거나 도움을 요청해도, 매몰차게 외면한다.
오아시스 서울이 부착된 프랜차이즈 카페. 서울시가 지역공동체 회복을 위해 오아시스 서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조송연
'오아시스 서울' 부착된 프랜차이즈 카페. 서울시가 지역공동체 회복을 위해 오아시스 서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조송연

서울시는 지난 15일부터 ‘오아시스 서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오아시스 서울'은 텀블러를 가져오는 시민에게 무료로 식수를 제공하는 서울시의 지역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으로, 참여하는 카페와 식당이 사막 한가운데 ‘오아시스’가 되는 셈이다. ☞[관련기사] 텀블러 있으면 시원한 물 드려요…'오아시스 서울' 시작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시민에게 시원한 물 한잔을 건넴으로써 여름철에 온열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와 텀블러를 사용하게 되니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도 줄일 수 있다. 지역공동체 회복과 폭염 대비, 환경보호 3박자의 효과를 내게 된다.
오아시스 서울에 대한 설명.ⓒ서울시 홈페이지
오아시스 서울 프로젝트 ⓒ서울시 홈페이지

특히, 물 한잔을 무료로 건넨다는 점은 우리나라의 따듯한 ‘정’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시민은 알겠지만, 외국에서 물 한잔 무료로 마시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당장 공중화장실도 없어 화장실도 돈을 내고 이용하는 상황이며, 식당에서도 물을 무료로 제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오아시스 서울을 통해 식수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취지가 너무도 반갑다.

이번 오아시스 서울에 참여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총 9개(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뚜레쥬르, 요거프레소, 더벤티, 커피니 등) 734곳이며, 분식점, 국밥집 등 음식점 216곳, 기타 67곳이 참여해 총 1,017개 매장에서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 서울맵을 활용하면, 오아시스 서울을 쉽게 찾을 수 있다.ⓒ스마트 서울맵
스마트 서울맵을 활용하면, 오아시스 서울을 쉽게 찾을 수 있다.ⓒ스마트 서울맵

그렇다면, 오아시스 서울에 참여한 매장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거리를 걷다가 찾기에는 너무도 더운 날씨. 우리에겐 '스마트서울맵'이 있다. 스마트 서울맵 홈페이지 메인화면에서 도시생활지도 테마 TOP10의 가장 왼쪽으로 '오아시스 서울'이 보인다. 클릭하면, 현재 오아이스 서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들의 위치가 보인다.

직접 스마트 서울맵을 보면서 집앞 인근 카페를 방문했다. 카페 입구에 오아시스 서울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카페에 들어갔다. 카페 직원에게 오아시스 서울을 아냐고 물었더니, 오른쪽을 가리키면서 “음수대에서 물을 받아가면 된다”라는 답을 받았다.
오아시스 서울 스티커는 이렇게 생겼다. ⓒ조송연
'오아시스 서울' 스티커가 카페 외부에 부착되어 있다. ⓒ조송연

텀블러만 있으면 음수대에서 물을 무료로 받을 수 있었는데, 해당 카페는 프랜차이즈라 모든 카페에 음수대가 설치돼 있었고, 카페 직원에 따르면 “우리 매장과 같은 브랜드의 카페면 누구나 텀블러로 물을 받아갈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시행 초반이라 스마트 서울맵에 표기된 오아시스 서울 프로젝트 참여 매장으로 확인되지만, 스티커가 부착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이렇다면 어떻게 할까? 직접 카페 안으로 들어가 문의했더니 “아직 스티커를 부착하지 않았다”면서 “지도가 가장 정확하다”고 전했다. 안심하고 방문해 시원한 물 한잔을 마실 수 있었다.
음용수라고 적혀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곳에서 텀블러에 물을 받으면 된다. ⓒ조송연
음용수라고 적혀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곳에서 텀블러에 물을 받으면 된다. ⓒ조송연

온열질환 예방과 환경적인 측면을 제외하더라도, 지역공동체 회복에서 큰 의의가 있는 오아시스 서울. 때마침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친구가 생각났다. 친구에게 오아시스 서울을 알려줬더니 “좋은 캠페인”이라면서, “신청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신청해야겠다”고 전했다. 친구처럼 프랜차이즈 카페가 아닌 개인 카페도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마실 수 있게 물을 따로 내놓았다. ⓒ조송연
친구가 운영하는 카페에서도 누구나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준비해두었다. ⓒ조송연

대도시에서 생활하면서 사라져가는 지역공동체의 부활. 그 신호탄을 오아시스 서울이 쏘아올렸다. 이제 우리들의 실천만 남았다. 깨끗하게 이용하고 혼잡한 시간에는 이용을 잠시 멈추는 배려를 보이면 어떨까. 서로 도우면서 농촌 문화를 이뤘던 ‘품앗이’처럼, 대도시에도 품앗이 문화가 계속될 수 있다는 하나의 좋은 사례를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오아시스 서울 프로젝트

○ 오아이스 서울 프로젝트 참여 신청 : 서울시 홈페이지
○ 오아시스 서울 참여 매장 확인 : 스마트서울맵

시민기자 조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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