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개방! 놓치면 후회할 관람 포인트 7가지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22.05.12. 15:05

수정일 2022.05.12. 17:29

조회 35,679

74년 만에 완전 개방한 청와대, 첫날 다녀왔어요~
74년 만에 완전 개방한 청와대의 본관 건물 Ⓒ최용수
74년 만에 완전 개방한 청와대의 본관 건물 Ⓒ최용수

"상상도 못했는데 청와대가 개방되다니!"
"여기가 대통령 부부가 살던 곳이란다. 나도 이런 집에 한번 살아 봤으면..."
"경복궁 궁궐보다 큰 것 같아 깜짝 놀랐어요."
"내년 어린이날에는 여기 녹지원으로 나들이 오자.”
개방 첫날 청와대를 찾은 2만 6,000명의 관람자들이 주고받은 대화들이다.
녹지원 뒤편에 있는 상춘재는 시민들에게 인기 많은 촬영 명소이다. Ⓒ최용수
녹지원 뒤편에 있는 상춘재는 시민들에게 인기 많은 촬영 명소이다. Ⓒ최용수

74년 동안 권력의 상징으로 멀게 느껴졌던 청와대가 마침내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청와대 개방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열기는 상상보다 대단했다. 지난 4월 27일 관람 신청 플랫폼이 열리자마자 수많은 사람들이 접속하여 한때 플랫폼이 다운되기도 했을 정도라고 한다. 필자도 개방 첫날에 관람을 신청을 했는데 운 좋게 당첨되어 청와대에 다녀올 수 있었다.
청와대 관람에 당첨되면 '국민비서'로 알림이 온다(좌). 청와대 입장용 바코드(우). Ⓒ국민비서
청와대 관람에 당첨되면 '국민비서'로 알림이 온다(좌). 청와대 입장용 바코드(우). Ⓒ국민비서

기다리던 10일 오전, 청와대 정문 앞으로 갔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곳 정문 외에도 춘추문, 영빈문에서도 출입이 가능했다. 새 대통령의 취임사가 끝난 시각인 11시 38분, 개문 신호와 함께 청와대 정문이 활짝 열렸다. TV로만 보았던 청와대 본관 건물이 웅장하다.
청와대 개방 첫날 정문에서 바라본 본관 Ⓒ최용수
청와대 개방 첫날 정문에서 바라본 본관 Ⓒ최용수

안내소에서 관람 안내 유인물을 받은 후 청와대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춘추관, 상춘재, 녹지원, 대정원은 물론 베일에 싸여 있던 대통령 관저까지 넉넉히 둘러보기에는 허락된 2시간도 부족한 듯했다. 건물 내부는 공개하지 않아 외관만 관람 가능하다. 종종 TV에서 만났던 덕분에 눈에 익은 느낌이다. 
청와대 주요 시설을 소개하는 관람 안내도 Ⓒ청와대
청와대 주요 시설을 소개하는 관람 안내도 Ⓒ청와대

필자는 특별히 일제 강점기 및 광복 후 오늘에 이르는 청와대의 비밀스런 이야기를 찾아 색다른 탐방을 이어갔다. 청와대로 관람 갈 시민들을 위해 청와대 경내에서 놓치면 후회할 7가지의 이색적인 볼거리를 소개한다. 
개방 행사 기간 중에는 왕과 왕비의 산책 모습 재현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최용수
개방 행사 기간 중에는 왕과 왕비의 산책 모습 재현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최용수

① 흐르는 물을 베개 삼은 침류각(枕流閣)

춘추문으로 들어가 관저로 향하면 오른편에 전통 한옥이 보인다.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103호로 지정된 침류각(枕流閣)이다. 침류(枕流)란 ‘흐르는 물을 베개 삼는다’는 뜻으로 본래 경복궁 후원(지금의 청와대 영역)에 있던 북궐(北闕)의 부속 건물로 추정된다. 1989년 청와대 본관을 신축할 때 현재의 자리로 이전했다.
침류각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하는 관람자들 Ⓒ최용수
침류각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하는 관람자들 Ⓒ최용수

침류각은 정면 4칸, 측면 2칸, 약 24평 규모로 중앙에 방과 넓은 마루인 대청을 두고, 앞쪽으로 누마루를 설치해 한옥 건물의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1900년대에 지었다고 하나 정확한 시기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침류각 옆의 작은 초가집과 어울려 옛 시대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세살무늬. 빗살무늬의 화려한 문살이 침류각의 관람 포인트이다. Ⓒ최용수
세살무늬. 빗살무늬의 화려한 문살이 침류각의 관람 포인트이다. Ⓒ최용수

② 5색 구름이 드리운 풍광 오운정(五雲亭)

침류각에서 오운정으로 향했다. 관저 대문 앞에 있는 작은 연못, 이곳에서 백악산으로 오르는 계단길이 보였다. 한 계단 한 계단 따라 오르니 이내 오운정(五雲亭)이 있다. '5색 구름이 드리운 풍광이 마치 신선이 노는 곳과 같다'는 의미를 담은 오운정은 1865년(고종 2년)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본래 경복궁 후원에 있던 '오운각(五雲閣)'에서 이름을 따왔단다. 현재 현판의 글씨 오운정(五雲亭)은 이승만 대통령의 친필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쓴 현판이 달린 오운정 Ⓒ최용수
이승만 대통령이 쓴 현판이 달린 오운정 Ⓒ최용수

③ 고향 경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는 외로운 미남불(美男佛)

오운정을 지나 몇 걸음 더 올라 미남불(美男佛)을 만났다. “와우~! 부처님이 정말 미남이시네.” 불상을 만난 시민들은 잘 생긴 모습에 감탄하며 합장을 한다. 정식 이름은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으로, 보물 1977호·서울시 유형문화재 24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통령 관저 뒤편 북악산 기슭에 있는 미남불 Ⓒ최용수
대통령 관저 뒤편 북악산 기슭에 있는 미남불 Ⓒ최용수

미남불은 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으로 풍만한 얼굴과 당당하고 균형 잡힌 모습이 전형적인 한국의 미남상이다. 통일 신라 시대 유행한 사각형 대좌가 독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13년 경주금융조합 이사였던 오히라가 조선 총독이었던 데라우치 마사타케에게 바친 것으로 전해진다. 언젠가는 고향 경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쉽게 눈을 뗄 수 없었다.

④ 천하제일복지(天下第一福地)인 옛 본관 자리 수궁(守宮)터

관저에서 본관으로 내려오다 보면 철쭉길 끝에서 수궁(守宮)터를 만난다. 옛 본관 건물은 철거되고 빈터로만 남아 있어 관람자가 그냥 지나치기 쉽다. 조선 시대 경복궁 후원이었던 길지(吉地)로서 일제 강점기 때 총독 관저가 있었고, 이후에는 경무대, 청와대의 구 본관이 있던 곳이다.
'청와대 구 본관 터’라는 표석과 경무대(구 본관) 터 안내판이 있는 수궁터 Ⓒ최용수
'청와대 구 본관 터’라는 표석과 경무대(구 본관) 터 안내판이 있는 수궁터 Ⓒ최용수

광복 후 총독 관사를 그대로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로 사용한 것이 청와대의 시작이다. 새 본관과 관저가 완공된 뒤인 1993년 구 본관은 철거되었고 그 터를 옛 지형대로 복원한 것이 지금의 수궁(守宮)터이다. 현재는 ‘청와대 구 본관 터’라는 표석과 경무대(구 본관) 터라는 안내판만이 흘러간 역사를 말해준다. 
수궁터에서 기념 촬영하는 시민들. 자칫 지나치기 쉬운 볼거리 중 하나이다. Ⓒ최용수
수궁터에서 기념 촬영하는 시민들. 자칫 지나치기 쉬운 볼거리 중 하나이다. Ⓒ최용수

⑤ 청와대 지킴이 나무 녹지원의 170년 반송(盤松)

녹지원(綠地園)은 청와대 경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다. 매년 어린이날이 되면 이곳에서 행사가 열리곤 했다. 넓은 잔디밭과 역대 대통령들의 기념 식수, 120여 종의 다양한 나무들이 아름답게 어울린 녹지원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수령 170년, 높이 16m의 거목 한국산 반송(盤松)이다. 오랜 세월 동안 경복궁 후원(지금의 청와대)의 지킴이 나무로서 신성함이 묻어난다. 200년 이상된 춘양목(홍송)으로 지은 전통 한옥 상춘재(常春齋)도 볼거리 중의 하나이다.
녹지원의 청와대 지킴이 나무, 170년 된 한국산 반송 Ⓒ최용수
녹지원의 청와대 지킴이 나무, 170년 된 한국산 반송 Ⓒ최용수

⑥ 청와대 경내 가장 오래된 현대식 건축물 영빈관(迎賓館)

영빈관(迎賓館)은 청와대 본관 아래쪽 서편에 있다. 1978년에 지은 2층 구조의 현대식 건물이다. 외국의 대통령이나 총리 등 국빈 방문 시 공연과 만찬 등 공식 행사를 진행하던 장소이다.
청와대의 가장 오래된 현대식 건물인 영빈관 Ⓒ최용수
청와대의 가장 오래된 현대식 건물인 영빈관 Ⓒ최용수

영빈관은 박정희 대통령 때 지은 건물로 경회루를 연상시키는 18개의 돌기둥이 매력적이다. 특히 앞쪽을 받치는 4개 돌기둥은 큰 바위를 통째로 깎아서 만든 13m 길이의 석주(石柱)이다. 어느 곳에서도 이음새를 찾을 수 없는 특별한 돌기둥이다. “이렇게 큰 돌기둥을 어떻게 옮겼을까!” 삼송에서 왔다는 시민은 감탄을 쏟아낸다. 
영빈관 앞쪽의 4개 돌기둥은 통바위를 깎아 이음새가 없는 13m의 석주이다. Ⓒ최용수
영빈관 앞쪽의 4개 돌기둥은 통바위를 깎아 이음새가 없는 13m의 석주이다. Ⓒ최용수

⑦ 왕을 낳은 후궁들의 신위를 모신 칠궁(七宮)

칠궁(七宮)은 조선시대 임금을 낳았지만 왕비가 되지 못한 후궁 7명의 신위를 모신 곳이다. 영빈문을 나와 창의문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면 기와지붕 형태의 출입문이 보인다. 본래는 한성 곳곳에 흩어져 있었는데 영조가 어머니 숙빈 최씨의 신주를 모실 사당인 육상궁을 건립한 이후 연호궁, 저경궁, 대빈궁, 선희궁, 경우궁이 이곳으로 옮겨왔다. 1929년 덕안궁이 옮겨오면서 7개의 신주를 모신 칠궁(七宮)이 되었다.
후궁 7명의 신위를 모신 칠궁의 입구에 있는 안내문 Ⓒ최용수
후궁 7명의 신위를 모신 칠궁의 입구에 있는 안내문 Ⓒ최용수

장희빈의 대빈궁도 칠궁 중 하나이다. “죽어서도 장희빈의 위세가 대단했었나 봐요. 다른 궁은 모두 4각형 기둥인데, 대빈궁만 둥근 기둥으로 되어 있네요.” 해설자는 칠궁에서 눈여겨 봐야 할 관람 포인트는 대빈궁의 기둥이라고 말했다.
칠궁의 하나인 장희빈 대빈궁의 원통형 기둥은 생전의 위세를 말해주는 듯하다
칠궁의 하나인 장희빈 대빈궁의 원통형 기둥은 생전의 위세를 말해주는 듯하다. Ⓒ최용수

이번 청와대 개방으로 본관과 영빈관, 춘추관, 녹지원, 상춘재 등을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경호와 보안 문제로 잠겨 있었던 청와대 뒤편 대통문이 개방되면서 한양도성 성곽까지 연결되는 북악산 등산로도 새롭게 열렸다. 춘추관 뒷길에서 출발하는 청와대 동편 코스와 칠궁 뒷길에서 시작하는 서편 코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청와대 경내 맨 위쪽 북악산 기슭에 자리잡은 청와대 관저 Ⓒ최용수
청와대 경내 맨 위쪽 북악산 기슭에 자리잡은 청와대 관저 Ⓒ최용수

청와대 개방 첫날, 2만 6,000명의 관람객들은 저마다의 소회를 가졌을 것 같다. 정부 수립 후 12명의 역대 대통령이 거쳐간 대한민국 최고 권력의 상징 청와대(靑瓦臺). 이번 청와대 개방 행사는 6월 11일까지 관람 가능하고 희망자는 네이버, 카톡, 토스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접수는 관람 9일 전에 마감). 가족이나 친구들과 특별한 나들이를 계획한다면 청와대 관람을 추천하고 싶다.
분수대 광장에서는 개방 행사 기간 중 전통 한복 패션 쇼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진행된다. Ⓒ최용수
분수대 광장에서는 개방 행사 기간 중 전통 한복 패션 쇼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진행된다. Ⓒ최용수

웅장한 건물 관람도 좋지만 청와대 곳곳에 있는 숨은 볼거리를 찾는 탐방은 색다른 묘미를 선물할 것이다. 그 동안 잘 꾸며진 청와대의 자연환경이 관람자 폭증으로 훼손되는 일은 없도록 유의하면서 즐겨 보자. ☞ [관련 기사] 청와대 개방행사 가실 분, 교통·관광 정보 미리 챙겨보세요!
청와대 본관 앞 대정원에서 바라보면 남산 서울N타워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최용수
청와대 본관 앞 대정원에서 바라보면 남산 서울N타워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최용수

청와대 관람

○ 위치: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로 1번지
○ 교통: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4번 출구 도보 15분, 안국역 1번 출구 도보 20분
○ 관람신청: '청와대, 국민 품으로 관람 신청' 페이지
○ 문의: 개방행사 안내센터 1522-7760 / 다산콜 02-120 / 국민콜 110 / 관광통역안내 1330

시민기자 최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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