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집 건너 한집마다 '기억친구'를…치매 걱정 없는 서울시

시민기자 이성국

발행일 2022.05.06. 13:00

수정일 2023.11.07. 14:44

조회 2,347

'기억친구 리더'로 활동 중인 허순영 씨와 '기억친구' 한은실 피자스쿨 사장 ⓒ이성국
'기억친구 리더'로 활동 중인 허순영 씨와 '기억친구' 한은실 피자스쿨 사장 ⓒ이성국

천만시민 기억친구 프로젝트란?

치매는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뇌의 질병이다. 우리나라 어르신 10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매우 흔한 질병이다. 특히 치매는 개인과 가정의 문제를 넘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부양가족들도 매우 큰 고통을 겪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는 시민이 자발적으로 나서 함께 치매 문제에 대응하고, 지역 내에서 환자나 가족을 돕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천만시민 기억친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시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치매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알리고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기억친구’와, 치매에 대한 지식과 대응방법을 시민에게 알리는 ‘기억친구 리더’를 양성하고 있다. 기억친구 리더는 치매의 의학적 이해, 치매예방 및 기족대하기 등 5시간의 교육이수 후 활동이 가능하다. 서울특별시 광역치매센터에서 무료로 교육을 신청할 수 있다. 
천만시민 기억친구 프로젝트 소개페이지 ⓒ서울광역치매안심센터
천만시민 기억친구 프로젝트 소개페이지 ⓒ서울광역치매안심센터
“기억친구는 특별한 일을 하는 게 아닙니다. 관심을 갖는 것이죠. 관심을 가지면 보이고, 보이면 먼저 다가가 도와드릴 수 있어요.”
 ‘기억친구’ 리더로 활동 중인 허순영 씨

기억친구는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 것

허순영 씨는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해오다 ‘기억친구’를 알게 돼 교육을 받게 됐고 현재 기억친구 리더로 활동 중이다. 

“기억친구는 특별한 일을 하는 게 아닙니다. 관심을 갖는 것이죠. 약한 사람, 몸과 마음이 불편한 사람, 가난한 사람, 강하고 부자인 사람, 사고를 당한 사람, 치매환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죠. 치매어르신이 먼저 도와달라는 것이 쉽지 않을 겁니다. 관심을 가지면 보이고, 보이면 먼저 다가가 도와드릴 수 있어요.”

‘기억친구’ 교육을 받은 한은실 피자스쿨 사장도 “기억친구는 가족 같은 이웃이죠. 기억친구가 한 집 건너 한 집씩 많아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수어로 ‘친구’, ‘나’, ‘너’, ‘사랑’을 말하고 있는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이성국
수어로 ‘친구’, ‘나’, ‘너’, ‘사랑’을 말하고 있는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이성국
“기억친구는 따뜻한 마음이며, 시선입니다. 특별한 무엇이 아니라 환자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모두 기억친구가 될 수 있어요.”
성동구치매안심센터 박옥현 총괄팀장

천만 서울시민 모두 ‘기억친구’가 되어

성동구치매안심센터 박옥현 총괄팀장은 “기억친구는 따뜻한 마음이며, 시선입니다”라고 말했다. 특별한 무엇이 아니라 환자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모두 기억친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서울시는 ‘천만시민 기억친구 프로젝트’에 앞서 치매 환자 및 가족들의 고통과 어려움, 나아가 자신이나 가족이 치매에 걸리게 되지 않을까 하는 시민들의 걱정을 덜어 드리기 위해 서울특별시광역치매센터를 개소하고 25개 자치구에 치매안심센터를 운영해오고 있다. 이 센터들을 중심으로 ‘치매 걱정 없는 서울시’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박오현 팀장은 “치매는 예방이 먼저고, 그 다음이 조기발견”이라며 예전 같지 않은 기억력으로 치매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면 각 자치구마다 운영하는 치매안심센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필자도 센터에서 10여분간 인지선별검사를 받아봤다. 인지저하 의심소견이 발견되면 한 시간여 문답형식으로 신경심리검사를 받게 된다. 이어 신경과, 정신겅강의학과 전문의 상담진료가 진행되는데 모두 무료로 진행된다.

협약병원 정밀검사 후 치매로 판명된 경우엔 치매안심센터에 등록이 되고, 인지활동 프로그램, 가족교육, 지문등록, 위치추적용 GPS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인지선별검사를 해주고 있는 최소리 간호사 ⓒ이성국
인지선별검사를 하고 있는 최소리 간호사 ⓒ이성국

최소리 간호사는 왕십리도선동에 있는 약 130여명의 치매환자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얼마 전 치매특별등급 5등급을 받으신 88세 어르신 자택을 방문했다. 

“인지활동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으시고, 연락이 되지 않아 보호자에게 연락 후 방문하게 됐어요. 어르신과 상담도 하고 조호물품도 전달해드렸죠. 헤어질 때, 저 기억해주세요. 또 올게요. 하니깐 어르신이 요구르트를 손에 쥐어주셨어요. 따스한 손길이, 다정한 눈빛이 오래된 친구를 대하는 듯해 가슴이 뭉클했어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기억친구가 되어 주세요", '사랑'를 수어로 말하고 있는 김재연 사회복지사 ⓒ이성국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기억친구가 되어 주세요", '사랑'를 수어로 말하고 있는 김재연 사회복지사 ⓒ이성국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하고 보니 치매는 예방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몸이 건강할 때 치매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좋은 식습관, 꾸준히 운동, 금연, 절주 등 올바른 생활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또한 치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고 시민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대해서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기억친구, 참 따뜻하고 듣기 좋은 말이다. 천만 서울시민 모두 ‘기억친구’가 된다면 좀 더 건강하고 따뜻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더 늦기 전에 기억친구로 등록하고 치매 환자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시선을 전해보자.  

시민기자 이성국

매일 여행을 떠나는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그러므로 나는 매일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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