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힐링, 밤에는 낭만! 도심 속 별천지 '남산골한옥마을'

시민기자 이정규

발행일 2022.04.28. 11:20

수정일 2022.04.28. 17:42

조회 594

화창하고 온화한 봄날이다. 서울시내에서 이런 봄날을 누리기에는 남산골한옥마을 만한 곳이 없다. 남산은 예로부터 경치가 아름다워 우리 조상들이 골짜기마다 정자와 누각을 짓고 시화로 풍류를 즐기던 곳이었다. 남산골한옥마을은 남산 기슭의 이러한 옛 정취를 되살리고자 전통정원을 조성하고 시내에 산재해 있던 전통한옥 5채를 이전, 복원해 1998년에 개관했다.

남산골한옥마을에는 전통가옥, 전통정원, 서울천년타임캡슐, 서울남산국악당 등이 자리하고 있다. 전통가옥은 구한말 사대가로부터 일반평민의 집에 이르기까지 한옥 5채가 있다. 경복궁 중건공사에 참여했던 도편수(목수의 우두머리) 이승업이 1860년대에 지은 집, 조선 말기 오위장을 지낸 김춘영이 1890년대에 지은 집, 조선 말기 관료이자 일제강점기 한일은행장을 지낸 민영휘의 저택 일부인 관훈동 민씨 가옥, 순종의 황후 순정효황후의 아버지 윤택영이 재실로 지은 집, 순정효황후의 큰아버지인 윤덕영이 소유했던 옥인동 윤씨 가옥 등이다. 

전통정원은 그간 훼손되었던 지형을 원형대로 복원해 남산의 자연식생인 전통 수종을 심고, 작은 계곡을 만들어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게 조성했다. 또한 정자와 누각, 연못 등으로 전통양식을 재현해 만든 정원으로 시민들이 휴식과 편안한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서울천년타임캡슐은 서울 정도 600년을 맞이해 서울의 모습과 시민들의 생활을 대표하는 문물 600점을 캡슐에 담아 매장했으며, 서울 정도 1,000년이 되는 2394년 11월 29일에 개봉될 예정이다. 서울남산국악당은 2007년에 건립된 300석 규모의 국악 전문 공연장으로, 지상에는 체험실, 전시관 등이 전통한옥 양식으로 지어졌고, 공연장은 지하에 위치하여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룬다. 

남산골한옥마을에 필자가 방문했을 당시, 화사한 봄꽃이 만개하고 신록이 돋아나 도심 속의 별천지 같이 느껴졌다. 많은 시민들이 가족 혹은 연인이나 친구와 더불어 전통놀이를 하거나 정자와 누각에 앉아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화창한 봄날을 즐기고 있었다. 전통가옥에서 진행되는 전통체험 프로그램에도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참여하고 있었다.

야간에도 개방된 남산골한옥마을, 은은한 청사초롱의 불빛 아래에서 밤의 낭만을 즐겨보면 어떨까.
타임캡슐이 묻혀 있는 서울천년타임캡슐광장. 광장은 운석에 의한 분화구 모양으로 조성되었으며 타임캡슐은 중앙판석 지하 15m 지점에 매설되어 있다.
타임캡슐이 묻혀 있는 서울천년타임캡슐광장. 광장은 운석에 의한 분화구 모양으로 조성되었으며 타임캡슐은 중앙판석 지하 15m 지점에 매설되어 있다. ⓒ이정규
전통정원 누각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망북루의 모습. 임금이 있는 북쪽 경복궁 근정전을 향해 서 있다.
전통정원 누각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망북루의 모습. 임금이 있는 북쪽 경복궁 근정전을 향해 서 있다. ⓒ이정규
고기가 유영하는 모습을 바라본다는 4각 정자인 관어정과 그 옆 연못 관어지
고기가 유영하는 모습을 바라본다는 4각 정자인 관어정과 그 옆 연못 관어지 ⓒ이정규
전통정원의 작은 계곡을 흐르는 시내와 그 옆에 피어 있는 철쭉꽃이 봄날의 정취에 빠져들게 한다.
전통정원의 작은 계곡을 흐르는 시내와 그 옆에 피어 있는 철쭉꽃이 봄날의 정취에 빠져들게 한다. ⓒ이정규
청아한 물소리를 듣는 청류정. 떨어진 봄꽃잎이 수면에 떠 있는 모습이 운치를 더한다.
청아한 물소리를 듣는 청류정. 떨어진 봄꽃잎이 수면에 떠 있는 모습이 운치를 더한다. ⓒ이정규
흉금을 터놓고 벗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뜻의 초가정자 피금정. 피금정 앞에서는 윷놀이, 제기차기, 팽이치기, 땅따먹기, 투호 등의 전통놀이를 할 수 있다.
흉금을 터놓고 벗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뜻의 초가정자 피금정. 피금정 앞에서는 윷놀이, 제기차기, 팽이치기, 땅따먹기, 투호 등의 전통놀이를 할 수 있다. ⓒ이정규
산책 나온 어르신들이 투호를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산책 나온 어르신들이 투호를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이정규
중구 필동 일대에는 스트리트 뮤지엄이라는 비영리 전시공간이 조성되어 있는데 남산골한옥마을에도 몇 군데 설치되어 있다. 골목길이라는 이 전시공간에서도 현재 조각전이 열리고 있다.
중구 필동 일대에는 스트리트 뮤지엄이라는 비영리 전시공간이 조성되어 있는데 남산골한옥마을에도 몇 군데 설치되어 있다. 골목길이라는 이 전시공간에서도 현재 조각전이 열리고 있다. ⓒ이정규
조선시대에 계곡 옆에 있어 여러 사람이 모여 풍류를 즐기던 누각으로 이름이 났었던 천우각과 연못 청학지
조선시대에 계곡 옆에 있어 여러 사람이 모여 풍류를 즐기던 누각으로 이름이 났었던 천우각과 연못 청학지 ⓒ이정규
서울남산국악당의 야외마당(안뜰) 모습. 한옥으로 둘러싸여 있는 아늑하고 운치 있는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툇마루나 의자에 앉아 조용한 시간을 가지기에 그만이다.
서울남산국악당의 야외마당(안뜰) 모습. 한옥으로 둘러싸여 있는 아늑하고 운치 있는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툇마루나 의자에 앉아 조용한 시간을 가지기에 그만이다. ⓒ이정규
전통가옥 일대에서는 남산골 전통체험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사진은 아이와 부모들이 활 만들기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통가옥 일대에서는 남산골 전통체험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사진은 아이와 부모들이 활 만들기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정규
관훈동 민씨 가옥의 안채 모습. 높은 기둥 두 개를 세워 짠 넓고 큰 목조구조 등 당시 일반 가옥과 다른 최상류층 주택의 면모를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관훈동 민씨 가옥의 안채 모습. 높은 기둥 두 개를 세워 짠 넓고 큰 목조구조 등 당시 일반 가옥과 다른 최상류층 주택의 면모를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정규
옥인동 윤씨 가옥의 창 너머 붉은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옥인동 윤씨 가옥의 창 너머 붉은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이정규
윤택영 재실의 사당. 사당 안 제상이 사당 앞 화계의 봄꽃과 대조를 이룬다.
윤택영 재실의 사당. 사당 안 제상이 사당 앞 화계의 봄꽃과 대조를 이룬다. ⓒ이정규
윤택영 재실 사랑채의 모습. 각 전통가옥에는 집의 규모와 살았던 사람의 신분에 걸맞은 고가구들을 예스럽게 배치하여 당시의 생활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윤택영 재실 사랑채의 모습. 각 전통가옥에는 집의 규모와 살았던 사람의 신분에 걸맞은 고가구들을 예스럽게 배치하여 당시의 생활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이정규
전통가옥에서는 다양한 민속 생활용품을 볼 수 있는데, 사진에서는 꽃가마와 지게, 멍석, 소쿠리 등이 보인다.
전통가옥에서는 다양한 민속 생활용품을 볼 수 있는데, 사진에서는 꽃가마와 지게, 멍석, 소쿠리 등이 보인다. ⓒ이정규
서녘으로 해가 지면 남산골한옥마을은 또 다른 분위기와 매력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천우각 너머 남산서울타워가 빛나고 있다.
서녘으로 해가 지면 남산골한옥마을은 또 다른 분위기와 매력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천우각 너머 남산서울타워가 빛나고 있다. ⓒ이정규
어스름 저녁이 되면 관훈동 민씨 가옥의 안채에는 영롱한 청사초롱이 불을 밝히며 밤의 낭만을 이끈다.
어스름 저녁이 되면 관훈동 민씨 가옥의 안채에는 영롱한 청사초롱이 불을 밝히며 밤의 낭만을 이끈다. ⓒ이정규
방 너머 또 다른 방이 켜켜이 보이는 모습은 한옥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매혹이다.
방 너머 또 다른 방이 켜켜이 보이는 모습은 한옥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매혹이다. ⓒ이정규
도편수 이승업 가옥의 야경. 은은하고 따뜻한 조명이 만드는 고즈넉한 분위기에 방문객의 마음도 정화되는 기분이다.
도편수 이승업 가옥의 야경. 은은하고 따뜻한 조명이 만드는 고즈넉한 분위기에 방문객의 마음도 정화되는 기분이다. ⓒ이정규
날은 점점 더 어두워져 가지만 담장 너머 따뜻한 청사초롱의 불빛이 카메라를 든 나그네의 마음을 붙잡는다.
날은 점점 더 어두워져 가지만 담장 너머 따뜻한 청사초롱의 불빛이 카메라를 든 나그네의 마음을 붙잡는다. ⓒ이정규

남산골한옥마을

○ 주소 : 서울시 중구 퇴계로34길 28
○ 관람시간 : 전통가옥 09:00~21:00(4월~10월), 09:00~20:00 (11월~3월), 매주 월요일 휴관
(※전통정원 24시간 개방)
○ 입장료 : 무료
홈페이지
○ 문의 : 02-2261-0517

시민기자 이정규

서울의 다양하고 멋진 모습을 사진에 담아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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