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들아, 공부 우리가 도와줄게! '서울동행' 멘토링 봉사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2.04.13. 14:30

수정일 2022.04.1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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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자원봉사센터는 대학생 멘토링 봉사활동 프로그램 ‘서울동행’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는 대학생 멘토링 봉사활동 프로그램 ‘서울동행’을 운영하고 있다. ⓒ윤혜숙

골목길로 접어드니 경사진 길이 제법 가파르다. 성북구 돈암동교회 옆에 있는 모퉁이돌지역아동센터는 어두운 저녁에도 불을 밝히고 있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오후 6시에 맞춰서 청년들이 그곳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고 있다. 청년들은 왜 주기적으로 이곳을 방문하고 있는걸까? 그 이유가 궁금해 그들과 동행해보았다. 

모퉁이돌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하는 청년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센터의 직원이 입구에서 건네는 코로나19자가진단키트로 자가검진을 하는 일이다. 키트의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야 입장이 가능하다. 그렇게 '안전함'을 확인한 후에야 비로소 청년을 기다리는 청소년들과 만난다. 청년과 청소년은 멘토와 멘티 관계다. 대학생 청년이 그가 맡은 학생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시작한다. 그들은 주 2회 방문해서 1회 2시간 담당 교과 수업을 진행한다. 
대학생 멘토가 주 2회 방문하여 청소년을 대상으로 교과를 가르친다.
대학생 멘토가 주 2회 방문하여 청소년을 대상으로 교과를 가르친다. ⓒ윤혜숙

그곳에서 만난 심건우 씨(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3학년)는 졸업 후 영양교사가 되기 위해 교직과목을 이수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학창 시절에 공부하면서 성적 향상을 경험했던 적이 있는데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성적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지원했다. 처음에 예상했던 것보다 기대 이상으로 학생들이 잘 따라줘서 아직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청소년은 대학생 멘토에게 공부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고민도 나눈다.
청소년은 대학생 멘토에게 공부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고민도 나눈다. ⓒ윤혜숙

김선향 씨(고려대학교 영어교육과 2학년)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서 영어로 봉사 활동을 하게 되었다. 선생님이라기보다 친한 언니(누나)로 다가가고 싶다는 그는 학생이 공부뿐만 아니라 일상에 대한 고민도 서슴없이 나누기를 바란다고 했다.
대학생 멘토는 청소년이 교과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수법을 고민한다.
대학생 멘토는 청소년이 교과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수법을 고민한다. ⓒ윤혜숙

신은솔 씨(한양대학교 영어교육과 3학년)는 두 명의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처음엔 학생들이 낯을 가려서 서먹했는데 여러 번 만나면서 이제는 학생들이 잘 따라준다고 한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영어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교수 방법을 고민해본다는 그는 지금의 봉사활동이 나중에 교사가 되었을 때 도움이 많이 되겠다고 한다.
멘토링 봉사활동이 끝난 뒤 대학생 멘토가 수업일지를 작성하고 있다.
멘토링 봉사활동이 끝난 뒤 대학생 멘토가 수업일지를 작성하고 있다. ⓒ윤혜숙

김현석 씨(고려대학교 교육학과 4학년)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서울동행에서 교육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서슴없이 서울동행 프로그램의 장점 2가지를 꼽았다. 대학생이 활동기관을 선택해서 지원할 수 있다는 점, 서울시자원봉사센터에서 봉사활동에 직접 도움이 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교직을 이수하려면 교육봉사 활동 시간이 필요합니다. 주위에 찾아보면 대학생이 교육봉사할 수 있는 기관들은 많아요. 하지만 서울시자원봉사센터가 최고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처음엔 멘토로 학생들을 만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들이 제가 가르치는 교과에 흥미를 갖고 공부하고, 자신의 진로 고민을 털어놓을 만큼 친해질 수 있어서 여느 봉사보다 더 큰 보람을 느껴요”라며 활짝 웃는다.    
대학생 멘토는 활동기관과 소통하면서 멘토링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대학생 멘토는 활동기관과 소통하면서 멘토링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윤혜숙

기자가 만나본 4명의 대학생은 모두 '서울동행'의 대학생 멘토이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에서 운영 중인 ‘서울동행’ 프로그램은 초·중·고 학생들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09년 출범한 대학(원)생 자원봉사 플랫폼이다. 10년이 넘는 오랜 세월에도 전국 최대 규모의 멘토링 봉사활동 단체로 건재하고 있는데 서울시, 서울시교육청, 대학본부, 대학생 및 활동 기관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센터의 양승조 주임은 “현재 대학생 및 대학원생이 자신의 재능과 경험을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자신을 성장시키고, 사회의 리더로 발전하는 봉사활동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서울동행'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대학생 자원봉사자의 동반성장을 도모한다.
'서울동행'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대학생 자원봉사자의 동반성장을 도모한다. ⓒ윤혜숙

서울동행의 ‘동행’은 ‘동생 행복도우미’의 줄임말이다. 출범 당시에는 앞서 언급한 대로 초·중·고 학생들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멘토링 활동에 집중하였다. 그러나 2018년 이후 초·중·고 동생들뿐만 아니라 대학생 자원봉사자도 '동반성장'을 도모한다는 '동행 2.0'의 의미를 담아 대학생들의 쉬운 참여, 초·중·고 학생과의 동반성장, 참여자들의 주도적인 활동이라는 3가지 측면에 초점을 두고 있다. 멘토링 봉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획봉사 활동의 경험도 제공하고 있다.

서울동행 멘토링 봉사활동은 대학(원)생 및 휴학생(졸업유예생 포함)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서울동행 홈페이지에서 활동 신청을 할 수 있다. 대학(원)생 멘토는 초·중·고등학교·특수학교·대안학교·지역아동센터·키움센터 등 서울소재의 멘토링이 필요한 현장 곳곳의 교육봉사(교과목학습지도, 기초학습지원, 특수교육 등), 재능봉사(예체능, IT, 독서지도 등), 돌봄봉사(숙제 도와주기, 신체놀이, 체험활동 등) 활동을 확인하고, 본인의 적성 및 선호에 맞게 선택하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재 서울시자원봉사센터는 봉사자들을 대상으로 ‘동행학개론’, ‘동행실천론’, ‘동행인문학'을 교육하고 있다. 동행학개론에서는 서울동행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서울동행 멘토링 봉사활동 선배들의 활동 경험을 공유한다. 동행실천론에서는 보다 원활한 멘토링 봉사활동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동생들의 특성에 대한 이해, 관계와 소통법, 경험 디자인 기반의 활동 계획 및 진행법 등을 배울 수 있다. 동행인문학에서는 자기 탐구를 통한 본인 그리고 타인의 이해 확장을 다룬다. 따라서 다양한 관계에 대해, 활동이 나에게 그리고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소셜리더십을 갖춘 대학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학생 멘토링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모퉁이돌지역아동센터를 방문했다.
대학생 멘토링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모퉁이돌지역아동센터를 방문했다. ⓒ윤혜숙

그렇다면 다른 멘토링 활동과 서울동행 멘토링 봉사활동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현재 여러 기관에서 다양한 멘토링 활동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별도의 멘토를 선정하거나 제한된 인원만 선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서울동행은 대학(원)생 누구나 멘토링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으며, 별도로 대학생들에게 활동비를 지급하지 않는다. 대신 센터와 연계된 지역아동센터와 같은 활동기관에 운영비를 지급하여 교재비, 재료비, 간식비 등으로 활동을 지원한다. 
대학생 멘토의 봉사가 진행되는 모퉁이돌지역아동센터, 어두운 저녁에도 불을 밝히고 있다.
대학생 멘토의 봉사가 진행되는 모퉁이돌지역아동센터, 어두운 저녁에도 불을 밝히고 있다. ⓒ윤혜숙

아직은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서 해가 진 저녁엔 옷깃을 여며야 할 정도로 날씨가 제법 쌀쌀하지만 모퉁이돌지역아동센터는 학구열로 후끈 달아올라 있다. 멘토인 대학생과 멘티인 청소년이 함께 공부하는 이곳이야말로 우리의 미래를 보여준다. 동반성장하는 그들의 앞날을 응원한다. 

서울동행 멘토링 봉사활동

○ 진행일정
   - 집중모집기간 : ~ 3. 31.(목) ※ 서울동행 멘토링 봉사활동은 연중 상시 가입·참여 가능
   - 활동기간 : 활동기관 운영에 따라 기간 선택하여 활동 가능(2개월 미만/ 2~5개월 미만/ 5개월 이상)
○ 신청대상 : 서울지역에서 활동 가능한 대학(원)생 및 휴학생(졸업생 불가)
○ 신청방법 : 서울동행 홈페이지
○ 활동기관 : 서울시내 초·중·고, 특수학교 및 교육 현장(지역아동센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 문 의 :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청년사업팀 02-2136-8781~6

시민기자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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