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나를 깨워요!" 우장근린공원 힐링체험센터

시민기자 방금숙

발행일 2022.04.08. 11:36

수정일 2022.04.08. 11:38

조회 4,681

산림치유사와 함께하는 산림치유프로그램…4~11월까지 매일 운영
우장근린공원 힐링체험센터 외관 ⓒ방금숙
우장근린공원 힐링체험센터 외관 ⓒ방금숙

어디를 가나 푸릇푸릇하고 알록달록 화사한 꽃들이 피는 봄이다. “예쁘다!” 하고만 지나치지 말고 자연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치유의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강서구 '우장근린공원 힐링체험센터'의 산림치유프로그램이 4월부터 시작됐다.

우장근린공원 힐링체험센터 산림치유프로그램은 봄~가을 계절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숲 체험의 결정판이다. ‘산림치유’는 숲에서 발생하는 음이온, 피톤치드 등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해 신체활동과 명상을 하면서 면역력을 높이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활동을 뜻한다.
힐링체험센터는 강서구민회관에서 100m 떨어진 우장린공원 입구에 위치했다. ⓒ방금숙
힐링체험센터는 강서구민회관에서 100m 떨어진 우장근린공원 입구에 위치했다. ⓒ방금숙

지난달 29일 2022년 우장근린공원 힐링체험센터 산림치유프로그램 신청이 시작됐다.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yeyak.seoul.go.kr)에서 ‘산림치유’를 검색해 체험신청을 했다.

4월 4일 아침 10시에 시작하는 산림치유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부지런히 우장근린공원으로 향했다. 9호선 가양역에서 내려 마을버스(강서05)를 타고 5분이면 강서구민회관에 도착한다. 강서구민회관 옆 나무 계단을 100m 가량 오르면 우장근리공원 힐링체험센터가 나온다.
편백나무향이 가득한 힐링체험센터 내부 ⓒ방금숙
편백나무향이 가득한 힐링체험센터 내부 ⓒ방금숙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우장산(98m)은 해발 100m가 채 되지 않는 나지막한 산이다. 능선을 따라 둘레길(9.5km)과 유아숲 체험장, 국궁장, 쪽동백 나무 군락지 같은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주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공원 입구에 강서구는 2017년 5월 서울시 자치구 중 최초로 힐링체험센터 문을 열고 다양한 숲 체험을 진행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우장근린공원 힐링체험센터를 들어서자 향긋한 편백나무향이 가득 풍겼다. 편백나무로 단장한 내부는 산속 별장에 온 듯 아늑함과 상쾌함이 전해진다. 사방에 난 커다란 유리 창문 너머로 봄 햇살과 꽃들이 펼쳐지니, 보는 것만으로도 자연 속 힐링이 되는 것 같다. 참여한 ‘살랑살랑 숲마실’ 프로그램은 힐링체험센터 내 기기를 통해 스트레스와 혈관건강을 체크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산림치유프로그램 참여자가 혈관건강체크를 하고 있다. ⓒ우장근린공원힐링체험센터
산림치유프로그램 참여자가 혈관건강체크를 하고 있다. ⓒ우장근린공원힐링체험센터

이제 센터 밖으로 나가 본격적인 숲과 교감할 차례다. 숲 치유 전문자격증을 보유한 두 명의 산림치유지도사들의 지도 아래, 숲속 기체조, 숲길 걷기, 명상, 숲속 오감체험 등이 진행된다. 먼저 기체조로 몸을 깨우고 난 후에는 5분 가량 빨리 걷기를 하며 신체 온도를 높였다. 잠시 햇살이 내리쬐는 곳에서 바람에 귀를 기울이며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산림치유사의 지도에 따라 숲 체험에 앞서 기체조를 하고 있다. ⓒ우장근린공원힐링체험센터
산림치유사의 지도에 따라 숲 체험에 앞서 기체조를 하고 있다. ⓒ우장근린공원힐링체험센터
5분 간 빠른 걸음으로 산을 오르며 몸의 체온을 올렸다. ⓒ우장근린공원힐링체험센터
5분 간 빠른 걸음으로 산을 오르며 몸의 체온을 올렸다. ⓒ우장근린공원힐링체험센터

한정인 산림치유사는 숲을 산책하는 동안 우장산이 간직한 꽃, 나무, 자연의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 들려주었다. 소나무숲길을 지나 쪽동백 군락지에 다다랐다. 우장산근린공원은 ‘쪽동백 군락지’로 이름난 곳이다. 5월이면 하얀 꽃들이 조롱조롱 맺혀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오동잎 같은 커다란 잎 사이로 피어나는 눈꽃처럼 작은 꽃들은 자세히 들여다봐야 보인다고. 
5월이 되면 우장산 쪽동백 군락지에 하얀 꽃들이 조롱조롱 피어난다. ⓒ방금숙
5월이 되면 우장산 쪽동백 군락지에 하얀 꽃들이 조롱조롱 피어난다. ⓒ방금숙

산림치유사는 참여자 각자의 인생에 대한 질문도 넌지시 건넸다. 바쁜 일상을 살아오느라 잊고 지냈던 ‘나’에 대한 질문이다. 내 자신을 깊숙이 들여다보게 하는 질문들에 답하는 동안 숲 체험 그 이상의 인생수업을 받는 기분이 들었다.  
꽃잎 속 곤충을 끌기 위한 허니가이드(꿀샘유도선)를 관찰하고 있다. ⓒ방금숙
꽃잎 속 곤충을 끌기 위한 허니가이드(꿀샘유도선)를 관찰하고 있다. ⓒ방금숙

한 시간 가량 숲에서의 활동은 처음에는 ‘머리’로만 평안함을 느꼈다면 갈수록 신체 감각이 깨어나고 오감으로 자연을 받아들이는 과정이었다. 숲 길은 다시 힐링체험센터로 이어졌다. 
힐링체험센터에서 진행된 프롭테라피와 소리 명상 ⓒ방금숙
힐링체험센터에서 진행된 프롭테라피와 소리 명상 ⓒ방금숙

이곳 산림치유프로그램의 또 다른 백미 '프롭테라피' 체험 시간이다. 먼저 아로마 오일로 손 마사지를 하며 긴장을 푼 후, 매트를 깔고 자리에 누워 몸 구석구석을 이완하는 프롭테라피가 진행됐다. 바람 소리가 나는 차임벨과 맑고 깨끗한 크리스탈 싱잉볼 소리가 센터 가득 울려 퍼졌다. 편안한 자세로 누워 온 몸으로 그 소리를 흡수하며 평안함을 느꼈다. 매일 아침을 이렇게 치유의 숲에서 맞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로마 향으로 긴장을 풀어준다. ⓒ방금숙
아로마 향으로 긴장을 풀어준다. ⓒ방금숙

우장근린공원 힐링체험센터 산림치유프로그램 신청방법

우장산근린공원 힐링체험센터의 산림치유프로그램은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에서 신청 후 참여 가능하다. 4월부터 11월까지 매일 운영된다.

세부 프로그램은 월~금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개인, 대사질환자, 스트레스군 단체 등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주말(토·일)에는 가족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6세 이상 아이와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주말 프로그램은 그림책을 활용한 숲생태놀이로 이루어진다. 5월부터는 임산부를 위한 태교 숲체험도 시작할 예정이다.
힐링체험센터 바로 앞에 자리한 '맨발로 걷는 황톳길' ⓒ방금숙
힐링체험센터 바로 앞에 자리한 '맨발로 걷는 황톳길' ⓒ방금숙

이뿐만 아니라 주중 오후 2시부터는 경도인지장애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추억을 소환하고 감각을 일깨우는 ‘실버숲’, 갱년기 여성 노인우울증을 갖고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활력숲 프롭테라피’, 요보호 아동과 청소년 단체가 참여해 텐트에서 명상을 즐기는 ‘초록드림’ 등 대상별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산림치유프로그램을 설명 중인 임정아 산림치유사 ⓒ방금숙
산림치유프로그램을 설명 중인 임정아 산림치유사 ⓒ방금숙

임정아 산림치유사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자주 이용하지 못해서인지 예약 시작과 함께 신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멀리 가지 않고 매일 쉽게 접하는 도시숲에서 잠시 나를 내려놓고 쉼표를 찍을 수 있다는 게 산림치유프로그램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봄은 아마도 1년 중 가장 밖을 많이 돌아다니게 되는 계절이 아닐까 싶다. 자연이 전하는 향기와 손바닥을 간질이는 바람, 개화를 준비하는 꽃망울의 설렘과 분주한 꿀벌들까지 우장산에서 꽃피는 봄을 만끽해 보자. 전문 산림치유사의 친절한 안내로 내 몸의 감각을 깨우고 치유를 받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늘 변화하는 자연인 만큼 기회가 될 때마다 자주 참여해봐도 좋을 것 같다. 

우장근린공원 힐링체험센터

○ 주소: 서울시 강서구 우장산로 72(화곡동 산60-1)
○ 교통: 9호선 가양역 하차 → 강서05마을버스 탑승 후 강남구민회관 하차 → 도보 100m
○ 참여대상: 성인 개인 및 단체
○ 진행시간: 오전 10:00~12:00, 오후 14:00~16:00(프로그램별 상이)
○ 예약: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
○ 준비사항: 마스크 착용, 편안한 복장, 마실 물 등
○ 문의: 02-2605-0959
※ 우천 시 실내프로그램으로 대체

시민기자 방금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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