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가볍게 떠나는 '만원의 행복 코스', 노량진 컵밥거리

시민기자 조송연

발행일 2022.03.24. 11:17

수정일 2022.03.31. 17:43

조회 9,063

[골목원정대] 만원이면 충분하다! 비용 걱정 없이 똑 부러지게 놀고 싶을 때
노량진 컵밥거리에선 1만 원으로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조송연
노량진 컵밥거리에선 1만 원으로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조송연

힘든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했을 때, 우리는 과거를 회상하며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적이 있는가?”라고 말한다. 여기, 노량진도 눈물 젖은 음식이 있다. 바로 ‘컵밥’이다. 주머니 가벼운 고시생, 재수생들의 한 끼를 위해 밥과 고기, 햄, 소시지 등을 넣고 비벼 먹는 음식인 컵밥. 지금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컵밥과 함께 노량진에는 주머니 걱정 없이 값싸게 먹고 즐길 수 있는 거리가 조성돼 있다. 지금 “1만 원으로 할 게 뭐 있어?”라고 묻는다면, "1만 원으로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노량진 컵밥거리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단돈 1만 원으로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 지금 노량진으로 떠나보자.
노량진 컵밥거리
노량진 컵밥거리 ©조송연

몇 천 원으로 든든한 한끼를

노량진하면 수산시장과 함께 떠오르는 곳, 바로 컵밥거리다. 노량진 컵밥은 원래 노량진역 일대에 노점으로 복잡하게 형성돼 있었다. 하지만 위생과 불법 문제, 인근 상인들과의 갈등으로 노량진 컵밥은 수차례 위기를 맞았고, 동작구청과 인근 상인, 컵밥 상인들과 회의를 통해 컵밥거리를 이전하는 쪽으로 갈등을 봉합하게 된다.

이후 콘테이너 박스에 조리시설을 갖춘 컵밥 가게가 30여 곳 늘어서게 됐고, '노량진 컵밥거리'로 명명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현재 컵밥거리에는 컵밥과 함께 팬케이크, 와플, 떡볶이, 수제비, 닭꼬치 등 다양한 길거리 음식도 판매되고 있지만, 컵밥을 판매하고 있는 곳이 더 많다.
한끼 식사로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3,500원짜리 컵밥
한끼 식사로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3,500원짜리 컵밥 ©조송연

가격은 역시 노량진의 특성을 반영한 듯, 저렴하다. 최소 3,000원에서 최대 5,000원까지, 배부르게 먹어도 5,000원을 넘지 않는다. 가장 많이 팔린다는 스팸과 소시지, 계란프라이에 삼겹살을 올린 컵밥을 먹어 보았다. 컵밥의 가격은 3,500원. 요즘 편의점 김밥 한 줄에 음료수를 하나 마시면 끝나는 가격에, 든든한 컵밥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컵밥거리가 놀라운 점은 또 있다. 밥이 조금 모자라면 넉넉하게 무료로 더 제공해 준다는 것. 물론 계란프라이나 스팸, 비엔나소시지 같은 토핑은 추가금액을 내야 하지만, 볶음김치나 밥, 김가루 등은 넉넉하게 무료로 더 주고 있다. 훈훈한 인심에 배는 물론 마음마저 든든해지는 느낌이다.
컵밥의 기본 베이스, 비엔나 소시지와 볶음김치
컵밥의 기본 베이스, 비엔나 소시지와 볶음김치 ©조송연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단돈 900원

컵밥을 먹었으니 마실 거리를 찾을 차례다. 그럴 땐 인근 커피숍으로 가자. 테이크아웃(Take-Out)을 한다면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커피가 많다. 대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4,000원을 넘는 시대에, 노량진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무려 900원이다. 더 큰 사이즈를 먹는다고 해도 1,500원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만 보면 10년 전, 아니 20년 전 서울을 보는 듯하다. 1,000원 한 장으로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겼다.
900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
900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 ©조송연

PC방 한 시간에 500원, 코인 노래방 4곡에 1,000원

밥도 먹었고, 커피도 마셨으면 본격적으로 즐길 차례이다. 노량진에는 오락실과 PC방, 노래방 등 청춘들이 즐겨 가는 곳들이 모두 있다. 오락실의 경우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액션 게임부터, 음악 게임, 추억의 오락실 게임까지 다양하다.

PC방은 다른 지역과 비슷한데, 가격 하나만은 다르다. 노량진역 인근 대부분 PC방의 1시간 요금은 500원. 500원짜리 동전 하나면 PC방에서 한 시간 동안 재밌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노래방도 다른 지역의 코인 노래방보다 저렴하다. 기본 1,000원에 4곡이고, 많은 곳은 5곡까지 준다. 1곡에 200원~250원인 셈이다. 이보다 더 저렴할 수는 없는 가격이다.
노량진역 인근 오락실
노량진역 인근 오락실 ©조송연

과자, 음료수마저도 싸다

컵밥과 커피, 오락실과 PC방에서 게임을 즐겼고, 어느덧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인데, 남은 돈은 2,500원이다. 밥도 먹었으니 간식거리를 찾을 시간. 과자가 먹고 싶어 할인마트에 들렀다.
할인마트에서는 에이드가 단돈 300원이다.
할인마트에서는 에이드가 단돈 300원이다. ©조송연

할인마트의 과자는 현금가 기준으로 시중보다 30~50% 저렴했다. 대형마트에서 1,000원 넘는 과자가 650원, 500원 했는데, 특히 편의점에서 1,000원을 주고 마시는 에이드의 경우 300원밖에 하지 않았다. 당연히 과자와 에이드를 골랐고, 금액에 맞춰 구매했다.

집으로 돌아와 과자와 에이드를 먹으면서 오늘 하루 생각해 보니, 1만 원으로 하루를 알차게 보낸 것 같다. 컵밥과 아이스 아메리카노, 오락실과 PC방에서 게임, 마지막 과자와 에이드까지. 역시 노량진이라서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과자와 에이드를  2,500원에 구입했다.
과자와 에이드를 2,500원에 구입했다. ©조송연

주머니에 1만 원 한 장 있을 때, 벚꽃은 피는데 꽃놀이 가기엔 비용이 부담스러울 때, 노량진에서 즐겨보자. 벚꽃이 만개한 여의도 한강공원까지 자전거로 20분, 노들섬까지는 걸어서 20분이면 충분하다. 물론 노량진에서도 벚꽃이 만개하니 벚꽃을 구경하며 컵밥을 먹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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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컵밥거리

○ 주소 :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로 178
○ 교통 : 1호선, 9호선 노량진역 3번 출구에서 314m
○ 영업시간 : 10:00~22:00(매장마다 조금씩 다름)

시민기자 조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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