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마주하는 곳,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시민기자 김명희

발행일 2022.02.25. 10:10

수정일 2022.02.25. 16:42

조회 2,101

길었던 겨울도 끝나가고 곧 3.1절이 다가온다. ‘용기’ 하나만으로 나라를 위해 싸우고 희생하는 것이 가능한 일이었을까? 그들이 지키고 싶어했던 ‘나라‘는 무엇이었을까? 떠오르는 머릿속 질문들을 안고 역사의 현장,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방문했다.
 
서대문형무소는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근대식 감옥으로 1908년 경성감옥으로 시작해 1912년 서대문감옥, 1923년 서대문형무소, 1945년 서울형무소, 1961년 서울교도소, 1967년 서울구치소로 바뀌면서 80년 동안 사용되었던 곳이다. 붉은 벽돌의 옥사는 수감자를 효과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원형 감옥 형태인 파놉티콘 구조로 만들어졌다. 1987년 11월 서울구치소가 경기도 의왕시로 이전한 후 다른 시설들은 철거되었으나 역사성과 보존 가치를 고려하여 보안과 청사, 제9~12옥사, 공작사, 한센병사, 사형장 등은 남겨졌다.

서대문형무소에는 일제 강점기 식민 지배에 맞섰던 많은 항일 독립운동가들이 투옥되었으며, 해방 후에는 독재 정권과 군사 정권에 저항했던 민주화 운동가들이 투옥되었다. 그러한 역사의 배움터로서 1998년 개관한 것이 지금의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다. 독립운동가와 민주화 운동가들의 자유와 평화를 향한 신념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박물관이자, 순국선열들의 뜻을 기리고 애국 애족의 뜻을 생각해 보는 역사의 산 교육장이다.
 
지하 고문실에는 아직도 서늘한 기운이 남아 있어 공포와 고통이 느껴지는 듯했고, 수형자 기록 카드 전시실에서 수감자들의 얼굴과 기록표로 빼곡하게 채워진 사방을 둘러보며 듣는 나레이션에 아픔과 먹먹함이 차올랐다. 창밖으로 보이는 맑은 하늘과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며 그들이 꿈꾸었을 미래를 살고 있는 우리의 '오늘'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를 새삼 절감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는 정기적으로 열리는 다양한 전시회를 비롯하여 문화 행사,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반복되어서는 안 될 역사의 현장에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과 함께 찾아보기를 권한다.
서대문형무소의 상징인 붉은 벽돌 외벽은 4m 높이의 담장으로 앞쪽 161m, 뒤쪽 214m가 보전되어 있다. ⓒ김명희
서대문형무소의 상징인 붉은 벽돌 외벽은 4m 높이의 담장으로 앞쪽 161m, 뒤쪽 214m가 보전되어 있다. ⓒ김명희
안으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마주하는 역사관에는 일제의 만행과 독립운동의 역사가 시간순으로 기록되어 있다. ⓒ김명희
안으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마주하는 역사관에는 일제의 만행과 독립운동의 역사가 시간순으로 기록되어 있다. ⓒ김명희
민족저항실에는 독립운동 열사들의 항일 운동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김명희
민족저항실에는 독립운동 열사들의 항일 운동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김명희
4,800여 명의 독립운동가들의 수형 기록이 벽 사방에 뺴곡히 전시되어 있는 기억의 공간 ⓒ김명희
4,800여 명의 독립운동가들의 수형 기록이 벽 사방에 뺴곡히 전시되어 있는 기억의 공간 ⓒ김명희
지하 옥사에는 참담한 고문의 현장인 물 고문실, 취조실, 벽관고문실, 지하 독방과 수용시설 등이 있다. ⓒ김명희
지하 옥사에는 참담한 고문의 현장인 물 고문실, 취조실, 벽관고문실, 지하 독방과 수용시설 등이 있다. ⓒ김명희
옥사 전체를 감시하기 위한 방사형 형태, 파놉티콘 구조로 이루어진 옥사의 복도 ⓒ김명희
옥사 전체를 감시하기 위한 방사형 형태, 파놉티콘 구조로 이루어진 옥사의 복도 ⓒ김명희
외부의 징벌방 왼쪽으로는 용변 배출구가 남아 있다. ⓒ김명희
외부의 징벌방 왼쪽으로는 용변 배출구가 남아 있다. ⓒ김명희
외벽에 대형 태극기가 걸려 있는 9옥사는 주로 사상범을 투옥시켜 특별 감시를 하던 곳이다. ⓒ김명희
외벽에 대형 태극기가 걸려 있는 9옥사는 주로 사상범을 투옥시켜 특별 감시를 하던 곳이다. ⓒ김명희
1920년대에 지어진 2층 옥사로, 서대문형무소에서 유일하게 중앙 간수소와 연결되지 않은 독립된 옥사이다. ⓒ김명희
1920년대에 지어진 2층 옥사로, 서대문형무소에서 유일하게 중앙 간수소와 연결되지 않은 독립된 옥사이다. ⓒ김명희
여성들이 수감되었던 '여옥사'. 8번 방은 유관순이 수감되었던 곳으로, 2013년에 복원되었다. ⓒ김명희
여성들이 수감되었던 '여옥사'. 8번 방은 유관순이 수감되었던 곳으로, 2013년에 복원되었다. ⓒ김명희
전시관 건물 외벽에 이달의 애국지사, 순국선열들을 소개하는 플랭카드가 걸려 있다. ⓒ김명희
전시관 건물 외벽에 이달의 애국지사, 순국선열들을 소개하는 플랭카드가 걸려 있다. ⓒ김명희
취사장 발굴 현장 전시관에는 사용되었던 대형 가마솥이 전시되어 있고,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 뮤지엄 숍도 함께 있다. ⓒ김명희
취사장 발굴 현장 전시관에는 사용되었던 대형 가마솥이 전시되어 있고,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 뮤지엄 숍도 함께 있다. ⓒ김명희

서대문형무소역사관

○ 위치 : 서울시 서대문구 통일로 251 (3호선 독립문역 5번 출구)
○ 관람시간 : 09:30~18:00 (3~10월) / 09:30~17:00 (11~2월) (월요일 휴관,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 휴관)
○ 관람료 : 어른 3,000원 / 청소년 1,500원 / 어린이 1,000원 (단체 할인)
홈페이지
○ 문의 : 02-360-8590

시민기자 김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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