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열렸다! 메밀꽃밭으로 변신한 '서울숲 승마장'

시민기자 이용수

발행일 2021.10.20. 15:18

수정일 2021.10.29. 08:56

조회 2,084

7년 만에 임시 개방된 서울숲 뚝섬경마장에서 아이와 부모가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용수

서울 성동구에 있는 서울숲은 본래 승마장이 있던 자리다. 서울숲 입구에 있는 군마상이 승마장이었던 이곳의 과거를 보여준다. 2005년 시민을 위한 서울숲이 조성된 이후 2014년 12월부터 뚝섬승마장은 잠정 폐쇄됐다. 7년이 흐른 2021년 10월, 굳게 잠겨 있던 서울숲 승마장 입구가 시민들을 위해 다시 열렸다.

지난 10월 14일부터 17일까지 4일간 서울숲 승마장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은 서울시 공공예약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예약으로 운영됐다. 일반 시민, 어린이 동반 가족, 조경·건축·도시설계 전공 대학생, 공원 사진가가 참여했다. 일반 시민들과 어린이 동반 가족 대상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은 숲 해설가와 함께 서울숲과 승마장의 역사를 들으며 진행됐다. 조경·건축·도시설계 전공 대학생이 참여한 프로그램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재밌는 설명을 들으며, 서울숲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토론했다. 공원 사진가가 참여한 프로그램에서는 촬영 강의를 듣고, 뚝섬승마원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시간을 가졌다.

필자는 어린이 동반 가족이 참여한 '서울숲&승마원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부모의 손을 꼭 잡고 참여한 아이들은 해설가의 말에 귀 기울이며 서울숲의 역사와 나무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다. 잔디밭에서 아이와 부모가 함께 놀이하는 시간도 가졌다. 지루할 틈 없이 승마장으로 가는 길 내내, 해설가의 숲 이야기에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숲을 감상하며 들었다.

숲속 안쪽으로 반쯤 열린 초록색 철문이 보였다. 예전에 서울숲을 방문하다가 보았던 초록색 철문이 승마장 입구였다니 새삼 놀라웠다. 해설가를 따라 철문을 지나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눈앞에 오래되고 낡은 건물이 보였다. 건물 벽면에 적힌 '서울승마훈련원' 글씨를 보니 과거에 이곳이 승마장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안쪽으로 깊게 들어가 보니 낮고 긴 흰색 건물이 보였다. 어두컴컴한 건물 내부는 말에게 먹이를 주고 돌봤던 마부였다. 마부 벽면에는 오래전 말들이 지내면서 묻힌 흙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마부를 둘러보고 밖을 나와보니, 모형으로 된 추억의 조랑말과 바퀴 달린 장난감 말이 놓여있었다. 요즘 아이들에게 생소하지만, 부모들은 어렸을 적 자신들이 자주 타고 놀았던 추억의 놀이기구 일 것이다. 비록 엄마, 아빠는 몸이 커져 탈 수 없었지만, 자녀들을 모형 말에 태우며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이들도 처음 타 본 놀이 기구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훈련원 옆쪽에는 넓은 공터가 있었는데, 이곳은 실제로 말이 달리며 훈련했던 트랙이라고 한다. 오랜 시간 방치돼 척박해진 땅에 풋거름으로 활용하기에 유용한 작물인 메밀을 심었다. 하얗게 꽃을 피운 메밀꽃이 트랙을 가득 메웠다. 바람에 춤을 추는 메밀꽃밭의 아름다운 모습에 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프로그램의 마지막 순서인 '메밀꽃다발 만들기' 시간에는 메밀꽃밭에 놓인 나무 책상과 의자에 앉아 아이들이 직접 메밀꽃으로 꽃다발을 만들고 편지를 써서 함께 온 엄마, 아빠에게 선물했다.

서울시는 다양한 전문가와 시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인 후, 승마장 부지를 서울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비록 4일간 임시 개방이었지만 승마장을 처음 방문한 시민들에게 특별하고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쾌적하고 아름다운 또 다른 서울숲 명소 탄생을 기대해 본다.

시민기자 이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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