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진 뱃길탐방 '근대의 물결을 타다' 체험기
발행일 2021.10.25. 10:10
마포구는 수상교통의 요지 마포나루와 절두산 성지를 이은 도보-뱃길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근현대 역사를 돌아보는 동시에 유람선 위에서 한강의 아름다움도 체험할 수 있다.
마포구 합정동 한강변에 자리한 절두산성지 ⓒ최윤정
이름난 명승지가 종교탄압지로
‘누에가 머리를 치켜든 것 같다’ 하여 지어진 양화진의 잠두봉은 예부터 마포 8경의 하나로 손꼽힐 만큼 이름난 명승지였다고 한다. 프랑스함대의 양화진 점령을 계기로 수천 명의 천주교인들을 처형시킨 아픈 역사의 장소이기도 하다. 잠두봉이 절두산이란 이름을 갖게 된 이유다.
그래서인지 ‘양화진 뱃길탐방 근대의 물결을 타다’ 프로그램은 다른 역사탐방이나 체험프로그램에 비해 조용하고 숙연한 분위기에서 출발한다.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초등학생들도 100년 전 우리나라는 왜 그렇게 힘이 없었을까, 왜 종교의 자유가 없었을까 고민을 해보게 한다.
그래서인지 ‘양화진 뱃길탐방 근대의 물결을 타다’ 프로그램은 다른 역사탐방이나 체험프로그램에 비해 조용하고 숙연한 분위기에서 출발한다.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초등학생들도 100년 전 우리나라는 왜 그렇게 힘이 없었을까, 왜 종교의 자유가 없었을까 고민을 해보게 한다.
절두산순교성지 안내판, 천주교 박해 당시 수많은 순교자들의 처형이 이루어진 장소다. ⓒ최윤정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는 구한말 조선을 위해 공을 세운 외국인 선교사들이 안치돼 있다. ⓒ최윤정
조선을 위했던 선한 외인들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은 아펜젤러, 언더우드, 알렌, 헐버트 베델 등 우리나라의 어려움을 본국에 알리거나 조선에 신학교를 세운 선교사 27위와 무명 순교자 1위의 유해가 안치돼 있는 곳이다.
연세대를 세운 언더우드 일가의 묘지 ⓒ최윤정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하고 항일운동을 펼친 어니스트 베델의 묘지, 대한민국 건국훈장을 받은 최초의 외국인이다. ⓒ최윤정
해설사를 통해 구한말 역사를 듣다보니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그 와중에 국적과 인종이 다름에도 우리나라에 들어와 학교, 신문, 선교, 정치 등에 적극적인 지지를 해 준 선한 외국인의 행보는 여전히 고마운 업적이다. 해설사를 통해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들으며 애국심도 생긴다. 그들은 사후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한국이름을 얻거나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받았다.
절두산성지와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은 역사공원으로 잘 조성돼 있다. ⓒ최윤정
마포8경을 찾아 한강 뱃길탐방
한강의 다리는 최근 개통한 월드컵대교까지 모두 31개다. 옛날 한양의 수상교역 꽃이었던 마포나루터는 사라졌지만 제2 한강대교인 양화대교를 포함해 한강을 잇는 다리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뱃길탐방장으로 향한다.
과거 뱃길을 따라 선유도까지 한강을 유람선으로 이동한다. ⓒ최윤정
양화진과 양화나루의 과거와 현재를 배에서 비교하니 역사가 더욱 생생하게 느껴진다. 참가자 모두 안전하게 구명조끼를 입고 모처럼 시원한 물줄기와 탁트인 한강을 바라보니 조금 전 무거웠던 마음이 날아가는 듯하다. 탐방길에 나선 한 어린이는 “저 소리질러도 되요?” 묻더니 이내 큰 소리로 “야호!”를 외친다. 마스크와 함께한 지난 2년의 답답함도 날려버렸기를.
배 위에서 예나 지금이나 아름다운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 ⓒ최윤정
이날 참가한 초등학생들은 양화진외인묘지에서 들었던 역사이야기도 유익했지만 가족들과 함께 오른 뱃길탐방에 들뜬다고 입을 모았다.
프로그램은 오전에는 서강대교 마포대교를 지나 가양대교까지, 오후에는 반대쪽인 원효대교, 반포대교로 향한다. 배위에서 바라보는 지금의 한강과 스카이라인에서는 100년 전 그늘은 찾아볼 수가 없다.
프로그램은 오전에는 서강대교 마포대교를 지나 가양대교까지, 오후에는 반대쪽인 원효대교, 반포대교로 향한다. 배위에서 바라보는 지금의 한강과 스카이라인에서는 100년 전 그늘은 찾아볼 수가 없다.
아픔 많은 근대의 물결이 후손들에게
양화진 뱃길탐방 프로그램은 ‘근대의 물결을 타다’란 부제가 너무 잘 어울린다. 요즘은 케이팝(K-POP)을 중심으로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하고 한국을 보는 시선과 위상도 달라졌다. 100년 전 이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오늘이다. 그들의 헌신에 감사하고 자랑스러운 후속이 되는 길은 무엇일까 생각을 해본다.
뱃길탐방 프로그램은 상반기, 하반기 나눠 진행되는데, 올해의 마지막 탐방은 10월 27일로 예정돼 있다. 유료(평일 6,000원, 휴일 10,000원)로 진행되며,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카페 또는 전화(02-719-1495)로 문의할 수 있다.
뱃길탐방 프로그램은 상반기, 하반기 나눠 진행되는데, 올해의 마지막 탐방은 10월 27일로 예정돼 있다. 유료(평일 6,000원, 휴일 10,000원)로 진행되며,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카페 또는 전화(02-719-1495)로 문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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