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그리울 땐 '삼각산아트랩' 전시 보러가요~

시민기자 최은영

발행일 2021.10.18. 13:56

수정일 2021.10.19. 12:18

조회 1,886

삼각산시민청, 오는 11월까지 신진예술가 전시 운영

동북권 대표 시민소통공간인 '삼각산시민청'에서는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고 신진예술가들을 지원하는 ‘삼각산아트랩’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이 함께 하는 신진예술가들의 전시와 참여프로그램으로, 6월~11월까지 삼각산시민청 2동 3층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박상빈 작가의 ‘소생된 플라스틱’ 전시
박상빈 작가의 ‘소생된 플라스틱’ 전시 ⓒ최은영

지난 6월 삼각산아트랩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전시를 보았다면 좋았을 텐데, 필자는 9월 전시부터 삼각산시민청 인스타그램을 보고 알게  관람을 하게 되었다. 9월에는 박상빈 작가의 ‘소생된 플라스틱’ 전시가 열렸는데,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예술 소재로 사용했다는 점이 독특했다.
PE 플라스틱으로 만든 박상빈 작가의 '비글'
PE 플라스틱으로 만든 박상빈 작가의 '비글' ⓒ최은영

박상빈 작가는 끊임없이 가동되는 도시 생태계 사이클에서 생성되고 버려지는 것들로부터 친근감과 피로감 등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이에 주목했다. 일상적이고 무감각했던 물질을 생명체 또는 더 나아가 사랑스러운 존재의 형상으로 만들기도 하고, 일회적으로 사용된 후 버려진 것들에 예술성을 부여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플라스틱과 비닐수지를 주재료로 입체 작업(조각, 설치, 부조)을 하고 있는 작가는 최근에는 플라스틱견(犬)종 조각 작업을 하고 있다. 삼각산아트랩에서는 박상빈 작가의 보스턴테리어, 비글, 실버하운드 등이 전시됐다. 버려지는 플라스틱 작품으로 탄생한 강아지들은 정교하고 친근한 느낌을 주었다. 
삼각산시민청 유튜브와 블로그에서 박상빈 작가의 작품인 플라스틱 견종들을 만날 수 있다.
삼각산시민청 유튜브와 블로그에서 박상빈 작가의 작품인 플라스틱 견종들을 만날 수 있다. ⓒ최은영

전 세계적으로 버려지는 플라스틱 중 68%가 수거되지만, 이 중 14%만이 재활용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생활폐기물 중 62%가 재활용된다고 보고되지만, 실제로는 18% 정도만 재활용된다고 한다. 재활용 통계 차이는 우리나라의 경우 재활용 선별 업체에 보내지는 순간 전부 재활용되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버려진 비닐봉지, 에어모터, 분리수거 통을 활용한 설치미술
버려진 비닐봉지, 에어모터, 분리수거 통을 활용한 설치미술 ⓒ최은영

박상빈 작가의 참신한 시도와 작품을 접하며 환경 이슈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지난 전시는 삼각산시민청 유튜브와 블로그에서 볼 수 있으니 참고하자.
전시연계 프로그램인 ‘플라스틱 강아지 키링 만들기'에 참여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인 ‘플라스틱 강아지 키링 만들기'에 참여했다. ⓒ최은영

‘소생된 플라스틱’ 전 시연계 프로그램으로 ‘플라스틱 강아지 키링 만들기’도 진행됐다. 온라인으로 50명의 신청을 받아 진행되었는데, 버려지는 플라스틱 병뚜껑 3개를 가지고 갤러리를 방문하면 ‘플라스틱 강아지 키링’ 키트와 교환해줬다. 전시 관람 후 집에서 체험활동을 하는 방식으로, 키트에는 A4 슈링클스종이, 키링부자재, 꾸미기 재료 등이 들어있었다. 
작품을 만든 작가의 의도를 생각하며 ‘플라스틱 강아지 키링’을 완성했다.
작품을 만든 작가의 의도를 생각하며 ‘플라스틱 강아지 키링’을 완성했다. ⓒ최은영

10월에는 주기범, 이상현 작가의 ‘오르지 않아도’ 전시가 지난 13일까지 열렸다. 두 작가는 삼각산 시민청 뒤편에 있는 북한산의 여러 면을 관찰했다. 특히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주목하지 못한 다양한 모습을 그림과 작품에 담아내려고 했다고 한다. 
주기범·이상현 작가의 ‘오르지 않아도’ 전시 작품들
주기범·이상현 작가의 ‘오르지 않아도’ 전시 작품들 ⓒ최은영

올해 7월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산국립공원 탐방객 수는 656만 명을 넘어섰다. 551만 여 명을 기록한 2019년보다 무려 100만 명이나 늘어난 숫자다. 북한산은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 아닌데도 코로나19의 답답함을 자연에서 풀고자 한 건 아닌가 생각된다. 

대부분 시민들은 등산로를 따라 산의 정상부와 같은 목표지점만을 바라보며 나아간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안전을 위해 발 밑의 길에 집중하거나 희미하게 보이는 자신의 목적지만을 올려다 본다. 가끔씩 풍경에도 시선을 돌리지만, 활짝 핀 꽃과 알록달록 단풍이 든 나무, 우람한 바위가 아니라면 사람들 기억 속에 각인되기 쉽지 않다. 
두 작가는 산을 온전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풍경과 사건을 담아냈다.
두 작가는 산을 온전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풍경과 사건을 담아냈다. ⓒ최은영

작가들은 이런 점에 주목했다. 북한산의 목표지점에 도달하려 하지 않고 지도에 표기되지 못한 북한산의 여러 모습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이 과정에서 북한산의 미세한 부분을 그림으로 그려 사람들의 인식 바깥에 존재하는 산의 이미지를 재구성했다. 전시를 통해 등산로와 비등산로로 분리된 땅을 봉합해 산을 온전하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산을 온전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풍경과 사건을 담은 전시 작품들
산을 온전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풍경과 사건을 담은 전시 작품들 ⓒ최은영

주기범, 이상현 작가의 ‘오르지 않아도’ 관련 전시 연계 프로그램 ‘DREAM을 심어드림! 세상에 하나뿐인 그림 화분 만들기’도 기획됐다. 시민들은 각자가 원하는 꿈을 그림으로 그려내며 자신만의 화분을 만들어 볼 수 있었다. 또한 식물을 키워가듯 자신의 꿈을 소중히 바라보며 이루어 나갈 수 있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오르지 않아도’ 전시 연계 프로그램 ‘세상에 하나 뿐인 그림 화분 만들기’ 키트
‘오르지 않아도’ 전시 연계 프로그램 ‘세상에 하나뿐인 그림 화분 만들기’ 키트 ⓒ삼각산시민청
‘세상에 하나뿐인 그림 화분 만들기' 키트로 만든 화분들
‘세상에 하나뿐인 그림 화분 만들기' 키트로 만든 화분들 ⓒ삼각산시민청

삼각산아트랩 작가들의 전시도 보고 전시 연계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면서 9, 10월 예술과 만나는 시간을 보냈다. 무엇보다 나홀로 조용히 예술을 감상하고 사물을 보는 다양한 시각에 대해 배울 수 있어 더욱 뜻 깊은 시간이었다. 달을 거듭할수록 거리두기를 하면서 전시를 관람하려는 시민들의 호응도 커지고 있다고 한다. 
삼각산 시민청의 '삼각산아트랩' 포스터
삼각산 시민청의 '삼각산아트랩' 포스터 ⓒ삼각산시민청

앞으로 11월 3일부터 14일까지 정성진 작가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 이채원 작가의 ‘풍경:오가는 감정 ‘, 11월 18일부터 29일까지 권은산 작가의 ‘오싹오싹 축산망령’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답답하고 바쁜 일상 가운데 새로운 충전과 마음의 휴식이 필요한 시민이라면 이 기간에 시민청갤러리를 방문해보자. 
‘삼각산 시민청’은 우이신설선 솔밭공원역사 건물 내 위치해 찾아가기 쉽다.
‘삼각산 시민청’은 우이신설선 솔밭공원역사 건물 내 위치해 찾아가기 쉽다. ⓒ최은영

■ 삼각산시민청 시민청갤러리

○ 위치 : 서울시 강북구 삼양로 595 삼각산시민청 2동 3층
○ 가는법 : 지하철 우이신설선 솔밭공원역 하차
○ 운영시간 : 동절기(11~2월) 09:00~20:00, 하절기(3~10월) 09:00~21:00
○ 휴관일 : 매주 마지막주 월요일, 1월1일, 추석·설날 당일
홈페이지
○ 문의 : 02-900-4300

시민기자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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