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더 뭉클해, 정순왕후 송씨의 흔적을 찾아서

시민기자 조수봉

발행일 2021.09.24. 11:00

수정일 2021.09.24. 14:51

조회 213

동대문 밖 창신·숭인동 일대는 단종과 정순왕후 송씨의 이야기가 서린 곳이다. 지금도 곳곳에서 그들의 슬픈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지하철 5호선 창신역 2번 출구를 나온 뒤 가파른 계단 길을 올라서면 ‘지봉로 조망점’에 이른다. 그곳에서 약 5분간 낙산공원 쪽으로 걷다보면 최근 창신·숭인도시재생사업으로 새로 리모델링하여 문을 연 여성역사공유공간 ‘서울여담재’에 다다른다. 

여담재는 원래 과거 단종의 제를 올리던 원각사라는 사찰이 있던 곳이다. 여담재를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면 바로 옆에 커다란 바위와 그 아래 작은 샘터를 볼 수 있는데, 바위에는 ‘자주동샘’이라 새겨져 있다. 단종 폐위 후 궐에서 쫓겨난 정순왕후 송씨가 정업원에 머물며 옷감에 물들이는 일로 생계를 꾸렸다. 이 샘에 지초를 풀고 옷감을 넣으면 자줏빛으로 염색이 된다 하여 '자주동샘'이라 이름 붙여졌다. 자주동샘 앞에는 ‘비를 가리는 집’이라는 뜻의 비우당이라는 아담한 초가집이 한 채 복원돼 있다. 조선시대 실학자인 지봉 이수광이 살던 곳으로 지봉유설의 산실이기도 하다.  

여담재를 떠나 우측으로 약 10분 찻길을 따라 내려가면 청룡사를 만난다. 청룡사는 궁궐에서 나온 여인들이 모여 살던 정업원이 있던 자리에 세워진 사찰이다. 청룡사 안에는 단종이 유배를 떠나기 전날 마지막으로 정순왕후와 함께 했던 우화루가 있다. 청룡사 옆에는 정업원 터를 알리는 비각이 있다. 이 비각 안에는 영조의 친필인 ‘정업원구기’를 쓴 비석이 있다. 청룡사를 뒤로 하고, 정순왕후 송씨가 동쪽인 영월을 바라보며 매일 단종의 명복을 빌었다는 동망봉인 현 숭인근린공원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정순왕후를 기리는 동망각과 어울림쉼터인 숭인재가 있다. 숭인재 옆에는 정순왕후 기념 공간이 있어 단종과 정순왕후의 흔적들을 볼 수 있다. 봉우리 끝에는 동쪽을 향하여 동망정이 서있다. 동망정에서 내려서 동묘에 다다르면 정순왕후가 출궁하여 궁핍한 생활을 하자 여성들이 이를 돕기 위해 장을 열었다는 ‘여인시장터’를 만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청계천변으로 나가면 단종이 유배 길에 정순왕후와 마지막 이별을 하였다는 영도교(永渡橋)까지 만나볼 수 있다.
지하철 5호선 창신역 2번 출구를 나와 이 계단을 오르면 ‘지봉로 조망점’에 다다른다 ⓒ조수봉
지하철 5호선 창신역 2번 출구를 나와 이 계단을 오르면 ‘지봉로 조망점’에 다다른다 ⓒ조수봉
‘지봉로 조망점’의 이 시설물은 이수광이 세계를 보며 다니던 기준을 서양과 우리의 방식을 겹쳐 표방한 것이다. 네 개의 기둥은 동서남북을 향하고 있고 기둥 안쪽에는 색으로 방위를 표시하던 우리의 방식대로 오방색을 썼다
‘지봉로 조망점’의 이 시설물은 이수광이 세계를 보며 다니던 기준을 서양과 우리의 방식을 겹쳐 표방한 것이다. 네 개의 기둥은 동서남북을 향하고 있고 기둥 안쪽에는 색으로 방위를 표시하던 우리의 방식대로 오방색을 썼다 ⓒ조수봉
‘여성역사 공유공간’으로 새로 문을 연 ‘서울여담재’의 신축 별관 ⓒ조수봉
‘여성역사 공유공간’으로 새로 문을 연 ‘서울여담재’의 신축 별관 ⓒ조수봉
기존의 원각사를 리모델링한 여담재 본관은 전시 공간, 도서관, 미디어자료관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존의 원각사를 리모델링한 여담재 본관은 전시 공간, 도서관, 미디어자료관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조수봉
여담재 별관 2층의 교육·소통 공간 ⓒ조수봉
여담재 별관 2층의 교육·소통 공간 ⓒ조수봉
여담재 별관 2층의 교육·소통 공간에서는 간단한 차와 음료도 판매할 예정이다 ⓒ조수봉
여담재 별관 2층의 교육·소통 공간에서는 간단한 차와 음료도 판매할 예정이다 ⓒ조수봉
여담재 별관 1층은 주차장으로, 옆의 유리벽 구조물은 본관과 연결되는 계단실이다. 전체 건물은 ‘2021년 서울특별시 건축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조수봉
여담재 별관 1층은 주차장으로, 옆의 유리벽 구조물은 본관과 연결되는 계단실이다. 전체 건물은 ‘2021년 서울특별시 건축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조수봉
여담재 지하 2층의 전시 공간 ⓒ조수봉
여담재 지하 2층의 전시 공간 ⓒ조수봉
여담재 지하 3층의 도서열람실과 여성자료관 ⓒ조수봉
여담재 지하 3층의 도서열람실과 여성자료관 ⓒ조수봉
여담재 옆의 비우당은 낙산공원을 조성하면서 이곳으로 이전 복원됐다
여담재 옆의 비우당은 낙산공원을 조성하면서 이곳으로 이전 복원됐다 ⓒ조수봉
정순왕후 송씨가 옷감에 물을 들였다는 비우당 뒤편의 자주동샘터 ⓒ조수봉
정순왕후 송씨가 옷감에 물을 들였다는 비우당 뒤편의 자주동샘터 ⓒ조수봉
바위에 ‘자주동샘(紫芝洞泉)’ 네 글자가 새겨져 있다 ⓒ조수봉
바위에 ‘자주동샘(紫芝洞泉)’ 네 글자가 새겨져 있다 ⓒ조수봉
옛 정업원터에 세워진 청룡사 ⓒ조수봉
옛 정업원터에 세워진 청룡사 ⓒ조수봉
영월로 유배를 떠나는 단종과 정순왕후가 마지막 하루를 함께 보냈다는 청룡사 내의 우화루 ⓒ조수봉
영월로 유배를 떠나는 단종과 정순왕후가 마지막 하루를 함께 보냈다는 청룡사 내의 우화루 ⓒ조수봉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5호인 ‘정업원터’의 비각 안에는 영조의 친필인 ‘정업원구기(淨業院舊基)’ 비석이 있다 ⓒ조수봉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5호인 ‘정업원터’의 비각 안에는 영조의 친필인 ‘정업원구기(淨業院舊基)’ 비석이 있다 ⓒ조수봉
정업원터 비각 현판에는 영조의 친필인 ‘前峯後巖於千萬年 (앞산 뒷바위 천만년을 가오리) 歲辛卯九月六日飮涕書(신묘년 9월 6일에 눈물을 머금고 쓰다)’라 쓰여 있다 ⓒ조수봉
정업원터 비각 현판에는 영조의 친필인 ‘前峯後巖於千萬年 (앞산 뒷바위 천만년을 가오리), 歲辛卯九月六日飮涕書(신묘년 9월 6일에 눈물을 머금고 쓰다)’라 쓰여 있다 ⓒ조수봉
보문동에 있던 ‘동망각’은 주택재개발사업으로 현 숭인근린공원에 복원되었으며 매년 가을 보문동 주민들이 이곳에서 정순왕후 송씨의 넋을 기리는 제를 올린다 ⓒ조수봉
보문동에 있던 ‘동망각’은 주택재개발사업으로 현 숭인근린공원에 복원되었으며 매년 가을 보문동 주민들이 이곳에서 정순왕후 송씨의 넋을 기리는 제를 올린다 ⓒ조수봉
숭인재 앞마당에는 정순왕후와 관련된 유적지가 지도로 그려져 있다 ⓒ조수봉
숭인재 앞마당에는 정순왕후와 관련된 유적지가 지도로 그려져 있다 ⓒ조수봉
숭인재 일대는 정순왕후 기념 공간으로 조성되어 쉼터를 겸한 자료 전시실로 운영되고 있다 ⓒ조수봉
숭인재 일대는 정순왕후 기념 공간으로 조성되어 쉼터를 겸한 자료 전시실로 운영되고 있다 ⓒ조수봉
정순왕후 송씨가 매일 올라 동쪽을 바라보며 단종의 명복을 빌었다는 동망봉에 세워진 동망정 ⓒ조수봉
정순왕후 송씨가 매일 올라 동쪽을 바라보며 단종의 명복을 빌었다는 동망봉에 세워진 동망정 ⓒ조수봉
동묘 남쪽 싸전골에 있던 채소시장터로, 출궁한 정순왕후 송씨의 궁핍한 생활을 돕기 위해 여성들이 장을 열었다는 ‘여인시장터’ ⓒ조수봉
동묘 남쪽 싸전골에 있던 채소시장터로, 출궁한 정순왕후 송씨의 궁핍한 생활을 돕기 위해 여성들이 장을 열었다는 ‘여인시장터’ ⓒ조수봉
단종이 유배 길에 정순왕후와 마지막 이별을 하였다는 청계천 영도교 ⓒ조수봉
단종이 유배 길에 정순왕후와 마지막 이별을 하였다는 청계천 영도교 ⓒ조수봉

■ 서울여담재

○ 위치 : 서울 종로구 낙산길 202-15
○ 교통 : 지하철 6호선 창신역 하차
- 3번 출구 ‘창신쌍용1단지·종로센트레빌아파트’정류장, 종로 03번 승차
- 4번 출구 ‘숭인1동주민센터’정류장, 종로 03번 승차
○ 운영시간 : 월~토요일 09:30~17:30
○ 휴무일 : 공휴일·명절
○ 입장료 : 무료
홈페이지(클릭)
○ 문의 : 070-5228-3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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