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섬에서 건축 축제가 시작됐다! '서울건축문화제2021'

시민기자 이정민

발행일 2021.09.13. 11:35

수정일 2021.09.13. 15:42

조회 4,566

9월 20일까지 열리는 '제13회 서울건축문화제’를 관람하기 위해 노들섬으로 향했다. 삼각지역 버스 정류장에서 한강대교 방면으로 가는 버스를 타니 네 번째 정류장이 노들섬이다. 사전등록한 '서울건축문화제' 전시를 보기 위해 다목적홀 앞에 도착했다. 

올해 서울건축문화제 주제인 ‘온앤오프(On&Off)’는 온라인&오프라인, 켜짐&꺼짐, 새로운 것&기존의 것, 비대면&대면 등 다양한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1층 전시장에 들어서자 짙은 회색 벽면에 크게 적힌 ‘서울건축문화제’ 제목과 주제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로 인해 사전등록 후 관람하거나, 온라인 '건축문화제 도슨트 투어' 영상을 통해 각 전시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서울건축문화제 2021’이 전시되는 노들섬 1층 다목적홀 입구
‘서울건축문화제 2021’이 전시되는 노들섬 1층 다목적홀 입구 ⓒ이정민

전시장에선 '서울특별시 건축상' 수상작 전시, 시민 참여 공모전인 '나와 함게 한 건축이야기' 수상작 전시을 비롯한 다양한 건축 공모전 수상작 및 전시물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서울특별시 건축상' 대상 수상작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올해 대상은 지적장애아를 위한 '서울서진학교'가 차지했는데, 전시대 한쪽에 "특수한 학교가 아닌, 특별한 학교"라고 적힌 문구가 인상적이다. "발달장애 학생들의 교육공간을 계획하며, 특수학교의 건축 이전에 특수하다는 인식이 지닌 편견을 버려야 할 때다"라는 건축 의도를 살펴보니, 이 학교가 완공되기까지의 여정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2021 서울특별시 건축상 대상 수상작 ‘서울서진학교’에 대해 설명하는 김현정 디렉터
2021 서울특별시 건축상 대상 수상작 ‘서울서진학교’에 대해 설명하는 김현정 디렉터 ⓒ이정민

녹색건축상을 받은 ‘여의도 포스트타워’에 담긴 환경보존을 위한 건축의 노력도 기억에 남는다. 시민공감특별상을 받은 ‘남산예장공원’에선 역사 속 예장자락의 회복이 갖는 도시재생의 의미 등을 짚어보고, 우수상을 수상한 ‘인왕산 초소책방’과 ‘인왕3분초 쉼터’에선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건축의 깊은 매력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었다.  
녹색건축상 ‘여의도 포스트타워’(좌)와 시민공감특별상 ‘남산예장공원’ 전시 모습
녹색건축상 ‘여의도 포스트타워’(좌)와 시민공감특별상 ‘남산예장공원’ 전시 모습 ⓒ이정민

이 외에도 ‘나와 함께한 건축이야기’ 공모전 부스에선 영상, 그림, 에세이, 사진 등 4개 분야에서 총 32개 수상작들이 전시되고 있다. 그 중 사진 부문 대상작인 ‘잠실주공5단지’는 오래된 잠실 지역 안 새로 생긴 건물들 사이에 ‘온앤오프’ 즉,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이 존재한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표현했다고 한다. 영상 부분 대상작 ‘오아시스, 종묘’는 시민들이 어깨에 짊어진 사회적 무게를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는 ‘온앤오프’ 공간인 종묘를 조명했다.
'나와 함께한 건축이야기' 대상작 '잠실주공5단지'(위)와 '오아시스, 종묘'(아래)
'나와 함께한 건축이야기' 대상작 '잠실주공5단지'(위)와 '오아시스, 종묘'(아래) ⓒ이정민

한 시간 남짓 전시관을 둘러보고 노들섬 야외전시장으로 가는 길에 ‘SH 연계전시 청신호’와 ‘서울, 건축산책’(중고등학생 건축사진 공모전& 우리 동네 좋은 집 찾기 공모전 수상작 전시)등도 볼 수 있었다. 특히 ‘우리 동네 좋은 집 찾기’의 수상 부문을 좋은 새집과 좋은 옛집으로 나눈 것도 재미있고, 수상작들마다 갖고 있는 독창성과 정성이 돋보여 ‘눈 호강’ 제대로 한 것 같다.
다양한 건축 공모전 수상작들을 만날 수 있는 '서울, 건축산책' 전시
다양한 건축 공모전 수상작들을 만날 수 있는 '서울, 건축산책' 전시 ⓒ이정민

노들섬의 다목적홀 건너편 야외 잔디마당에선 ‘UAUS 대학생건축과연합축제’(주제; 재난에 살다)를 통해 22개 건축대학 학생들이 출품한 작품들 중 우수 평가를 받은 1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코로나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의 재난에 대한 건축적 해결책과 해석, 그에 따른 새로운 시각을 볼 수 있는 자리다.
‘대학생건축과연합축제’(주제; 재난에 살다) 작품들을 볼 수 있는 노들섬 야외 잔디마당
‘대학생건축과연합축제’(주제; 재난에 살다) 작품들을 볼 수 있는 노들섬 야외 잔디마당 ⓒ이정민

수많은 재난 중 화재에 초점을 두고 선택한 재료인 흙이 갖고 있는 상징성과 회복성을 잘 표현한 ‘흙-비탈(VITAL)’(서울과학기술대학교)로 야외 전시 투어를 시작했다. 학생들의 꼼꼼한 설명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됐다. 다음으로 1만7,000개의 플라스틱 컵을 재활용한 ‘플라스틱(FULLASTIC)’(고려대학교) 작품과 마주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라스틱이 재난이라는 걸 사람들에게 인지할 수 있게 하자는 생각으로 다녀보니, 테이크아웃 컵 몇 백 개를 금방 주워오게 됐어요.” 무엇보다 플라스틱 컵 수거에 가장 공을 들이고,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수직성을 강조한 작품으로 완성하게 됐다는 나혜민 학생의 목소리에 열정이 넘친다.
 ‘흙-비탈(서울과학기술대학교)’작품(위)과 ‘플라스틱(FULLASTIC)(고려대학교)’ 전시(아래) 작품
‘흙-비탈(서울과학기술대학교)’작품(위)과 ‘플라스틱(FULLASTIC)(고려대학교)’ 전시(아래) 작품 ⓒ이정민

사람들 사이 단절의 공간에 가변성과 연결성을 위한 ‘타인, TIE 人’(이화여자대학교)의 색감이 곱다. “저희는 아치형 패널에 반투명색 천을 씌워 만든 문과 창문을 통해 벽과 공간 분리, 연결, 차단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직접 패널을 돌려 자신만의 공간과 길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구상했습니다.” 빛이 비쳤을 때 색의 합성까지 고려했다는 이주희 학생의 차분한 설명이다.
야외 전시 작품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EPILOGUE(연세대학교)’, ‘타인, TIE 人(이화여자대학교)’, ‘Filter Shelter(한양대학교)’, ‘First Aqua Kit(서울시립대학교)’
야외 전시 작품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EPILOGUE(연세대학교)’, ‘타인, TIE 人(이화여자대학교)’, ‘Filter Shelter(한양대학교)’, ‘First Aqua Kit(서울시립대학교)’ ⓒ이정민

수재난에 대비해 물에 잘 뜨는 아쿠아봉을 엮어 만든 돔형 그늘막 ‘First Aqua Kit’(서울시립대학교)는 활용도가 높아 보인다. 물과 관련된 가뭄 대책에 워터 크리에이트(액체 용기용 박스)를 이용하자는 ‘Filter Shelter’(한양대학교)의 아이디어도 빛났다. 젊은 건축학도들의 참신하고 진지한 야외전시까지 함께 하는 노들섬, ‘서울건축문화제’ 사전등록을 통한 현장 방문과 홈페이지 온라인 관람 등 ‘온앤오프’로 만날 수 있다.

■ 2021 서울건축문화제 안내

시민기자 이정민

서울 소식을 한 걸음 더 쉽고 친절하게 전합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