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 부모의 눈물로 지어진 '서울서진학교', '가장 보통의 학교' 되다!
발행일 2021.09.08. 15:11
서울 강서구에 개교한 특수학교 '서울서진학교'의 중정 ⓒ서울시
서울서진학교 입구 ⓒ김은주
몇 년 전, 장애학생 학부모들이 무릎 꿇고 눈물 흘리며 "특수학교를 짓게 해달라"고 호소했던 뉴스를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2020년 3월 특수학교 '서울서진학교'가 를 드디어 강서구에 개교를 했고, 올해 '서울특별시 건축상'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강서구민으로서 누구보다 서울서진학교가 어렵게 개교한 사실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에 서울시 건축상 대상 소식은 놀랍고 반가웠다. 우리사회에서 혐오시설로 분류되었던 특수학교였기에 이곳에 생기게 된다는 것 자체가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의 원인이 되었고, 반대여론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꽤 길고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었다.
과연 서울서진학교가 어떤 모습으로 완성되었을지, 건축가는 어떤 학교를 짓고자 고심했을지, 궁금했다. 서울서진학교를 설계한 (주)코어건축사사무소 유종수, 김빈 건축가와 홍용희 교장을 만나서 그 이야기를 좀더 상세히 들을 수 있었다.
강서구민으로서 누구보다 서울서진학교가 어렵게 개교한 사실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에 서울시 건축상 대상 소식은 놀랍고 반가웠다. 우리사회에서 혐오시설로 분류되었던 특수학교였기에 이곳에 생기게 된다는 것 자체가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의 원인이 되었고, 반대여론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꽤 길고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었다.
과연 서울서진학교가 어떤 모습으로 완성되었을지, 건축가는 어떤 학교를 짓고자 고심했을지, 궁금했다. 서울서진학교를 설계한 (주)코어건축사사무소 유종수, 김빈 건축가와 홍용희 교장을 만나서 그 이야기를 좀더 상세히 들을 수 있었다.
넓은 복도와 오른쪽에 튀어나와 있는 빈 공간 '파드'는 다른 학교에선 보기 힘든 공간이다 ⓒ김은주
가장 보통의 학교를 꿈꾸다!
서울서진학교는 기존에 있었던 옛 공진초등학교 건물을 증축하고 신축을 더해 만든 '가장 보통의 학교'다. 일반 시민에겐 특별한 존재인 특수학교가 어떻게 가장 보통의 학교로 만들어졌을까?
서울 강서구 양천로 55길 공진초등학교 이적지에 개교한 서울서진학교는 지하 1층, 지상 4층의 규모다. 지적장애 특수학교인 서울서진학교는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전공과 학생까지 14년의 교육과정을 아우르는 곳이다. 8살에 학교에 입학하면 14년 동안 학교와 함께 나이 들고 성장하는 장애 학생들의 배움과 생활의 공간이다.
서울 강서구 양천로 55길 공진초등학교 이적지에 개교한 서울서진학교는 지하 1층, 지상 4층의 규모다. 지적장애 특수학교인 서울서진학교는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전공과 학생까지 14년의 교육과정을 아우르는 곳이다. 8살에 학교에 입학하면 14년 동안 학교와 함께 나이 들고 성장하는 장애 학생들의 배움과 생활의 공간이다.
서울서진학교의 설계와 건축을 담당한 유종수 건축사(좌)와 김빈 건축사(우) ⓒ김은주
"성장의 정도도 다르고 장애의 정도도 상이한 학생들을 하나의 공간에 담아내기 위해 서울서진학교는 보다 보편적이고 편리하게 만들어져야 했습니다." 서울서진학교를 설계한 코어건축사사무소 유종수, 김빈 건축가의 설명이다. 또한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공간을 넘어서 가장 안전한 곳이자,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다양한 경험과 체력을 쌓을 수 있는 곳"이어야 했다.
서울서진학교는 기존 공진초등학교 건물에 증축과 신축을 더헤 만들다 보니 제한사항도 많았고, 넉넉하지 않은 예산 등 고려해야할 문제들이 산적했다. 특히 지적장애 학생들이 위험하지 않고 편리하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많았다.
서울서진학교는 기존 공진초등학교 건물에 증축과 신축을 더헤 만들다 보니 제한사항도 많았고, 넉넉하지 않은 예산 등 고려해야할 문제들이 산적했다. 특히 지적장애 학생들이 위험하지 않고 편리하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많았다.
학교 복도 중간중간 입체적으로 구성된 '파드' 공간. 아이들은 이곳에서 전시회, 음악회, 놀이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김은주
서울서진학교만의 특별한 공간, 세 가지
서울서진학교에는 다른 학교엔 없는 것들이 있다. 총 30학급에 이르는 장애 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해 기존의 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중정', '열린 복도'와 '파드(POD, 복도 중간중간 작은 교실처럼 구성된 공간으로 전시, 음악회, 놀이공간 등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곳)'이 마련되었다.
서울서진학교의 건축과 시공을 담당했던 코어건축사사무소의 유종수 건축사는 특별히 신경 써서 디자인한 공간을 묻는 질문에 "학생들을 위한 소통의 공간으로 만든 '중정', 다른 학교보다 두 배 넓은 '복도',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고 체험하는 공간인 '파드'가 서진학교의 특별한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김빈 건축사는 서울서진학교를 통해 "특수학교를 설계하고 건축하며 우리와 다른 환경에 처한 발달장애 학생들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고, 그들의 입장을 한 번 더 생각하고 고려하며 배운 것들이 많았습니다"고 소회를 전했다.
서울서진학교의 건축과 시공을 담당했던 코어건축사사무소의 유종수 건축사는 특별히 신경 써서 디자인한 공간을 묻는 질문에 "학생들을 위한 소통의 공간으로 만든 '중정', 다른 학교보다 두 배 넓은 '복도',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고 체험하는 공간인 '파드'가 서진학교의 특별한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김빈 건축사는 서울서진학교를 통해 "특수학교를 설계하고 건축하며 우리와 다른 환경에 처한 발달장애 학생들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고, 그들의 입장을 한 번 더 생각하고 고려하며 배운 것들이 많았습니다"고 소회를 전했다.
'ㅁ'자 형대로 건물이 둘러싸고 있는 중정.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을 고려해 벤치의 높낮이까지 다르게 디자인했다. ⓒ서울시
'중정'은 아이들이 플랜테리어박스를 이용해 꽃밭과 텃밭을 가꿀 수도 있고, 사계절의 변화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중정을 가운데 두고, 기존 공진초등학교 건물과 신축한 건물을 'ㅁ'자로 둘러싸듯 설계해, 동선도 자연스레 순환형이 되어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편리하게 공간을 오갈 수 있게 했다. 중정에 설치한 벤치의 높낮이는 하나 하나 달리 해 모든 연령대의 학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건축가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좋아해주고 잘 이용해주는 모습을 보면 뿌듯합니다. 서진학교가 올해 봄, 1회 졸업생 20명을 배출하는 모습을 보면서 건축가로서 많이 보람되었습니다" 유종수, 김빈 건축사 모두 서진학교 건축 작업에 많은 애정을 쏟았다고 말한다.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좋아해주고 잘 이용해주는 모습을 보면 뿌듯합니다. 서진학교가 올해 봄, 1회 졸업생 20명을 배출하는 모습을 보면서 건축가로서 많이 보람되었습니다" 유종수, 김빈 건축사 모두 서진학교 건축 작업에 많은 애정을 쏟았다고 말한다.
행동반경이 넓은 지적장애 학생을 고려한 넓은 복도. 학생들이 바닥선의 색을 따라 이동할 수 있게 했다. ⓒ서울시
서울서진학교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일반 학교보다 두 배나 넓은 '열린 복도'다. 지적장애 학생들은 행동반경이 넓기 때문에 복도가 좁으면 자칫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약 4m 정도의 넓이로 만들었다. 학생과 학생 간의 거리를 충분히 배려하면서 학년과 발달 정도가 서로 다른 학생들의 시선과 경험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복도 바닥에 그려진 알록달록 선은 단순히 예쁘게 보이려고 한 미적 요소가 아니라, 학생들이 바닥선의 색을 따라 이동하기 쉽게 배려한 요소이다.
천창과 유리로 되어 개방감이 돋보이는 북카페의 모습 ⓒ김은주
또 하나의 매력적인 공간은 '파드(POD)'다. 일반인들에겐 낯선 파드라는 공간은 복도의 개념을 넘어 수업 공간의 연장이자 학생들이 할 수 있는 모든 활동들이 이뤄질 수 있는 곳이다. 각 층당 2개씩 복도에 마련돼 있는데, 음악회, 미술 전시, 공연 등 상상하는 그 무엇이든 실현할 수 있는 곳으로 학생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또 하나의 멋진 공간인 '북카페'는 천창과 사방으로 개방된 창을 통해 특별한 공간감이 돋보이는 곳이다. 동서 방향으로는 주 진입로와 운동장을 연결하고, 남북으로는 외부공간으로 확장돼 개방적인 소통이 이뤄지는 곳이다.
또 하나의 멋진 공간인 '북카페'는 천창과 사방으로 개방된 창을 통해 특별한 공간감이 돋보이는 곳이다. 동서 방향으로는 주 진입로와 운동장을 연결하고, 남북으로는 외부공간으로 확장돼 개방적인 소통이 이뤄지는 곳이다.
서울서진학교의 홍용희 교장선생님 ⓒ김은주
소중한 아이들, 꽃처럼 별처럼 자라길...
서울서진학교의 교훈은 '꽃처럼 아름답게, 별처럼 빛나게'다. 지적장애 학생들이 이곳에서 꽃과 별처럼 교육받고 훈련받아 우리 사회의 시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서진학교 교육의 목적이다. 아이들이 행복한 미래를 설계해 갈 수 있도록 더욱 더 많은 사회적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그래서 서울서진학교의 이번 서울시 건축상 대상 수상은 더욱 의미가 있다.
홍용희 교장선생님은 "장애 학생들에게 생애주기별 지원이 이뤄지고 장애공감문화가 형성되어 장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적 태도가 지양되길 바랍니다. 아울러 서진의 학생들이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고 더불어 통합적인 삶, 생산적인 삶을 살 수 있길 바랍니다"면서 학교의 여러 곳을 정성스럽게 소개했다.
홍용희 교장선생님은 "장애 학생들에게 생애주기별 지원이 이뤄지고 장애공감문화가 형성되어 장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적 태도가 지양되길 바랍니다. 아울러 서진의 학생들이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고 더불어 통합적인 삶, 생산적인 삶을 살 수 있길 바랍니다"면서 학교의 여러 곳을 정성스럽게 소개했다.
서울서진학교 교실의 모습 ⓒ김은주
바리스타 전문교육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 ⓒ김은주
잘 만들어진 좋은 환경 속에서 교육철학을 실현하며 지역주민과 어떻게 상생하며 나아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강서구가 품은 서진학교의 미래가 기대되었다. 서울서진학교는 특수교육은 복지가 아닌 권리임을 알려주며, 마을결합중점학교이자 마을결합혁신학교로서 지역사회주민들과 연대하여 함께 할 것들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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