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장인 역사 품은 곳 '서울공예박물관'으로 재탄생!

시민기자 김아름

발행일 2021.07.26. 13:10

수정일 2021.07.26. 18:13

조회 1,450

지난 겨울, 인사동과 북촌을 오가면서 감고당길 오른쪽에 설치된 안전벽 너머의 모습이 무척 궁금했다. 한국 최초의 공립 공예박물관인 ‘서울공예박물관’이 건립 중이라는 얘기를 전해 들었지만, 어떤 모습으로 찾아오게 될지 전혀 예측할 수가 없었다. 2021년 7월,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게 된 서울공예박물관은 기대 이상으로 근사했다.

서울시는 공예 문화 부흥을 위해 2014년 북촌, 인사동, 경복궁을 잇는 곳에 서울공예박물관 건립계획을 수립했다. 약 70년 동안 이 자리에 있던 풍문여고가 2017년 강남구 자곡동으로 이사하면서 시는 부지를 매입해 2018년 공예 박물관 건립 공사에 착공했다. 이 지역은 세종의 아들 영응대군의 집터이자, 순종의 혼례를 치르기 위해 마련된 안동별궁 등이 있던 곳으로 오랜 역사를 지닌 곳인 만큼 건축 공사 중 두 차례의 문화재 발굴조사를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조선~근대의 배수로, 도자 편 등이 발굴됐다고 한다. 또한, 수공예품을 제작해 관에 납품하던 조선의 장인 ‘경공장(京工匠)’들이 존재했던 지역에 공예박물관을 건립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서울공예박물관은 총 7개 동의 건물로 구성됐는데, 기존 5개 동은 리모델링을 진행했고, 2개 동(안내동, 한옥)은 새로 건축됐다. 건물 앞쪽으로는 공예마당이 조성돼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도심 속 공간으로 개방됐다. 

‘공예’를 활용한 박물관의 심볼마크가 눈에 띄는데 먼저 공의 ‘고’ 모양은 ‘Open Space’로, 전통과 현대가 하나 되는 열린 공간을 의미하며, 공과 예의 'ㅇ(이응)' 부분은 ‘Community’로, 공예의 가치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를 상징한다. 예의 'ㅖ' 형태는 열쇠가 연상되는데 Solution, 공예의 미래를 여는 열쇠의 의미를 담고 있다. 즉, 서울공예박물관은 전통 공예와 현대 공예가 하나 되는 열린 공간과 공예의 가치를 공유하며 공예의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되기를 지향하고 있다.

‘공예’를 주제로 한 박물관을 계획하고 착공, 시민들에게 공개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고민과 노력, 열정이 담겼을까? 오랜 역사를 지닌 곳에 또 하나의 역사적인 박물관이 탄생한다는 것은 분명 가치 있는 일이고 마땅히 축하받아야 할 일이지만, 안타깝게도 수도권 지역 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로 인해 7월 15일로 예정됐던 개관식은 무기한 연기됐다. 개관식은 연기됐지만, 다른 문화시설과 마찬가지로 홈페이지 사전 예약을 통해 16일부터 제한된 인원으로 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 필자 또한 사전 예약을 통해 아름다운 박물관 내부모습과 함께 방대한 양의 공예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현재, 박물관에서는 직물공예와 공예역사 전반을 다루는 상설전과 과거부터 현재까지 공예작품을 볼 수 있는 다양한 기획전시가 준비돼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는 대로 공예도서관, 보이는 수장고, 공예와 음악 콘서트 ‘공예:가’ 등을 준비해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공예박물관에서 경복궁, 삼청동, 가회동, 인사동 등 어디로든 쉽게 걸어갈 수 있다. 박물관 주변에 수많은 관광명소와 문화유산이 자리한 만큼 공예에 대한 관심과 아름다운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좋은 장소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공예박물관이 시민들에게는 다채로운 공예작품을 접할 기회를, 공예가들에게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예술 활동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좋은 창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울공예박물관이 드디어 시민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코로나19로 인해 개관식은 무기한 연기됐지만, 예약을 통해 16일부터 사전 관람이 가능하다
서울공예박물관이 드디어 시민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코로나19로 인해 개관식은 무기한 연기됐지만, 예약을 통해 16일부터 사전 관람이 가능하다 ⓒ김아름
서울공예박물관은 총 7개 동으로 구성됐으며, 건물 앞에는 공예마당이 마련돼 있다. 사진 속 건물은 왼쪽부터 차례대로 '전시1동', '안내동', ’전시3동(사전가직물관)' ⓒ김아름
서울공예박물관은 총 7개 동으로 구성됐으며, 건물 앞에는 공예마당이 마련돼 있다. 사진 속 건물은 왼쪽부터 차례대로 '전시1동', '안내동', ’전시3동(사전가직물관)' ⓒ김아름
개관 전 방문 당시, 박물관은 막바지 단장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김아름
개관 전 방문 당시, 박물관은 막바지 단장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김아름
‘공예’를 활용한 서울공예박물관의 심볼마크가 아름답다 ⓒ김아름
‘공예’를 활용한 서울공예박물관의 심볼마크가 아름답다 ⓒ김아름
어린이박물관이 속한 ‘교육동’ 건물. 사람들이 건물 외벽 물청소 작업을 하고 있다 ⓒ김아름
어린이박물관이 속한 ‘교육동’ 건물, 사람들이 건물 외벽 물청소 작업을 하고 있다 ⓒ김아름
관리동 건물 외벽에는 서울공예박물관을 알리는 대형 간판이 설치되어 있다. 서울공예박물관은 ‘모두의 공예, 모두의 박물관(Craft for All, Museum for All)’을 지향하고 있다 ⓒ김아름
관리동 건물 외벽에는 서울공예박물관을 알리는 대형 간판이 설치되어 있다. 서울공예박물관은 ‘모두의 공예, 모두의 박물관(Craft for All, Museum for All)’을 지향하고 있다 ⓒ김아름
박물관 건물 외벽에는 강석영 작가의 작품 '무제'를 만나볼 수 있는데 백자, 청자, 분청사기 등 4천여 개의 도자 편을 직조하듯 배치한 것이다
건물 외벽에는 강석영 작가의 작품 '무제'를 만나볼 수 있는데 백자, 청자, 분청사기 등 4천여 개의 도자 편을 직조하듯 배치한 것이다 ⓒ김아름
전시1동 건물 앞에서도 이강효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휴식, 사유, 소통'의 분청의자 세트다 ⓒ김아름
전시1동 건물 앞에서도 이강효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휴식, 사유, 소통'의 분청의자 세트다 ⓒ김아름
안내데스크 쪽에 전시된 작품도 놓치지 말자. 최병훈의 작가의 자연석을 활용한 작품, '태초의 잔상'이다 ⓒ김아름
안내데스크 쪽에 전시된 작품도 놓치지 말자. 최병훈의 작가의 자연석을 활용한 작품, '태초의 잔상'이다 ⓒ김아름
전시1동 1층에는 개관 특별 기획전 '귀걸이, 과거와 현재를 꿰다'가 진행중이다. 귀걸이의 재료, 역할 등 시기별 변천사, 다양한 소재를 사용한 젊은 공예가들의 개성있는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김아름
전시1동 1층에는 개관 특별 기획전 '귀걸이, 과거와 현재를 꿰다'가 진행중이다. 귀걸이의 재료, 역할 등 시기별 변천사, 다양한 소재를 사용한 젊은 공예가들의 개성있는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김아름
큰 창을 통해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은 어린이박물관이다 ⓒ김아름
큰 창을 통해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은 어린이박물관이다 ⓒ김아름
400년 넘은 은행나무 아래에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박물관 주변에 수많은 관광명소와 문화유산이 자리한 만큼 사람들이 오고 가며 쉬어가기도 하고, 공예에 대한 관심과 아름다운 문화와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좋은 장소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아름
400년 넘은 은행나무 아래에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공예에 대한 관심과 아름다운 문화와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좋은 장소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아름
조선시대에는 왕비·왕세자·왕세손 등을 책봉, 왕·왕비·세자·후궁 등에게 특별한 이름을 올릴 때 그 사실이 담긴 기록물, '어책'이 제작됐다고 한다. 왕·왕비의 경우는 옥으로 제작돼 옥책, 왕세자·후궁의 경우 대나무로 만들어져 죽책이라 한다 ⓒ김아름
조선시대에는 왕비·왕세자·왕세손 등을 책봉, 왕·왕비·세자·후궁 등에게 특별한 이름을 올릴 때 그 사실이 담긴 기록물, '어책'이 제작됐다고 한다. 왕·왕비의 경우는 옥으로 제작돼 옥책, 왕세자·후궁의 경우 대나무로 만들어져 죽책이라 한다 ⓒ김아름
저고리와 당의 ⓒ김아름
저고리와 당의 ⓒ김아름
이택균이 그린 책가도 병풍(서울시 유형문화제 제479호, 조선 후기) ⓒ김아름
이택균이 그린 책가도 병풍(서울시 유형문화제 제479호, 조선 후기) ⓒ김아름
17세기 중반 이후 농업 생산성 확대와 상공업의 발달로 일부 계층에 한정됐던 고급품의 소비가 민간에게 확대되면서 새로운 수요와 취향이 반영된 제품들이 등장했다. ⓒ김아름
17세기 중반 이후 농업 생산성 확대와 상공업의 발달로 일부 계층에 한정됐던 고급품의 소비가 민간에게 확대되면서 새로운 수요와 취향이 반영된 제품들이 등장했다. ⓒ김아름
1891년부터 1911년까지, 약 20년 7개월 동안 기록한 분원공소(왕실의 도자기를 제작)의 공인, 지규식의 하재일기를 통해 우리 도자공예가 걸어온 여정을 볼 수 있다. ⓒ김아름
1891년부터 1911년까지, 약 20년 7개월 동안 기록한 분원공소(왕실의 도자기를 제작)의 공인, 지규식의 하재일기를 통해 우리 도자공예가 걸어온 여정을 볼 수 있다. ⓒ김아름
장인의 도구들 ⓒ김아름
장인의 도구들 ⓒ김아름
현대 공예가들의 다채로운 공예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 '공예, 시간과 경계를 넘다' ⓒ김아름
현대 공예가들의 다채로운 공예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 '공예, 시간과 경계를 넘다' ⓒ김아름
독특한 재료, 형태, 기법 등을 활용한 가구제작자의 도전(실험)적인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김아름
독특한 재료, 형태, 기법 등을 활용한 가구제작자의 도전(실험)적인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김아름

■ 서울공예박물관 SeMoCA

○ 주소: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4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 이용)
○ 운영 시간: 매일 10:00 – 18:00
※ 휴관일: 매주 월요일 (공휴일인 경우 운영함), 1월 1일, 서울시장이 정하는 휴관일
○ 관람료: 무료 (홈페이지 사전예약을 통한 관람만 허용)
○ 홈페이지: 바로가기 (클릭)
사전예약 바로가기 (클릭)
※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인해 관람 인원 제한: 일 6회차, 회차당 90명, 회당 80분
○ 편의시설:
- 영유아, 노약자, 장애인은 유모차와 휠체어 무료 이용 (안내데스크에 신분증 맡기고 이용)
- 수유실 : 전시 3동 1층, 교육동 4층에서 이용

시민기자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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