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에 문화예술 작품이? 출퇴근길이 즐거워졌다!

시민기자 정인선

발행일 2021.06.21. 09:10

수정일 2021.06.21. 19:36

조회 684

우이신설선 11개 지하철 역사에서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함께 만드는 행복’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 독일, 영국의 유명한 작가를 비롯해 국내외 29명의 예술가가 참여해 회화, 사진, 그래픽, 설치미술 등 총 272개 작품을 오는 8월 22일까지 선보인다.

'같이, 우리: Happy Together' 주제로 펼쳐지는 전시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는 지금, 우리 모두 '같이'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함께하는 이웃의 소중함을 알고, 일상의 행복도 같이 만들어가야 할 때다. 우이신설선 지하철 역사 내에 전시되고 있는 다양한 작품들은 거리두기로 확산된 단절과 외로움, 타인에 대한 불안을 극복하고, 결국 우리는 일상을 함께하는 소중한 이웃이며, 서로 간의 소통과 공감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걸 알려주는 주제로 꾸며져 있다.
'연결' 올리 파더스(Olly Fathers)작, 신설동역
'연결' 올리 파더스(Olly Fathers)작, 신설동역 ⓒ정인선

신설동역에는 영국의 유명작가 올리 파더스(Olly Fathers)의 우드블록 설치물과 파스텔톤 페인트로 지하철 통로를 예술적 공간으로 재창조했다. 다양한 색상의 선이 어울려 하나의 세계를 이루듯 타인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내용이다. 별 의식 없이 무심코 걷는 지하철 통로에 화사한 색감 자체만으로도 생동감이 전해지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진다. 단순한 공간이 입체적이고 새로운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쇼어의 자세’ 리프 창(Reef Chang)작, 보문역
‘쇼어의 자세’ 리프 창(Reef Chang)작, 보문역 ⓒ정인선

원쇼 세탁소의 3대손이자 3대 경영자인 작가 리프 창은 이웃과 패션에 관심이 많은 대만 청년이다. 옷에 관심이 있는 청년 작가는 오랜 시간 찾아가지 않는 손님들의 옷을 멋지게 입은 조부모님의 사진을 SNS에 올려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행복한 모습의 조부모님을 손자의 정겨운 시선으로 사진에 담아 다양한 전시 활동과 이벤트를 열어 선한 영향력을 주고 있다. 사진 속 세탁소가 화려한 스튜디오만큼 사진 찍기 좋은 공간으로 보인다. 조부모님은 일상의 일을 하고 손자는 그 일상을 사진으로 남기며 세대를 넘는 즐거운 소통과 나이를 잊은 청춘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토마토 Ⅲ’ 올리 베스트팔 작, 성신여대역
‘토마토 Ⅲ’ 올리 베스트팔 작, 성신여대역 ⓒ정인선

독일 작가 울리 베스트팔은 일상에서 익숙한 식자재를 소재로 독특한 작품 세계를 펼쳐오고 있다. 우리가 구입하는 과일과 채소의 모양은 규격화된 아름다운 상품의 모습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형태로 자라난 과일과 채소는 상품성이 없다는 이유로 유통 과정에서 버려진다. 작가는 이를 인격화해 초상화로 기록하듯 사실적인 사진을 찍어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고자 했다. 

그의 작품들은 친환경 운동 단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식품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강조하는 사회적 캠페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 속 토마토들을 자세히 보면 모두 다른 모양으로 찌그러지고, 겉면에 상처도 있고, 크기도 다양하다. 겉모양과 상관없이 모든 다양성을 인정해 주는 기분이 들어서 사진 속의 토마토가 더 아름답게 보인다.
‘꿈을 싣고 오는 자동차’ 김명곤작, 정릉역
‘꿈을 싣고 오는 자동차’ 김명곤작, 정릉역 ⓒ정인선

김명곤 작가는 자동차와 건물 그리고 자전거 등 사물들의 일상적인 의미를 넘어서 꿈과 현실의 멋진 조화를 이룬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림 속의 선명한 색상만으로도 충분히 기분을 화사하게 만들어 준다. 자동차와 풍선은 설레는 웨딩카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풍선이 주는 낭만적인 느낌과 어디로도 갈 수 있는 차, 보는 것만으로 상상 속에서 어딘가로 달리고 있는 기분에 상쾌해진다.
 ‘장지에채색’ 강병섭작, 북한산보국문역
‘장지에채색’ 강병섭작, 북한산보국문역 ⓒ정인선

강병섭 작가는 동양화를 현대적 재해석하며 화려한 색감과 유니크한 작품 소재를 선보인다. 밝고 따뜻한 색채감으로 현대인들의 바쁜 일상에 치유와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있다. 도시와 주변 풍경, 자연을 자신만의 해석으로 변화시켜 본인이 느끼는 행복을 전달한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로 인한 사회의 급격한 변화로 내적인 무력감과 공허함 그리고 자아정체성의 변화로 미래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이러한 현실의 갈등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내면 세계를 색의 융합을 통해 대중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이상적인 공간인 유토피아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림의 따스한 색채를 보고 있자니 도시의 여유로운 아름다움이 물씬 느껴지고, 발랄하고 산뜻한 기분이 든다. 지하철 통로를 걷는 잠시의 시간이라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그림을 천천히 보면 작가의 따뜻함이 전달되는 것 같다.
‘바로 지금 여기에’ 한상미작, 화계역
‘바로 지금 여기에’ 한상미작, 화계역 ⓒ정인선

한상미 작가는 유년의 기억으로 디자인된 다양한 색채의 나무들을 표현했다. 각자 자신만의 이야기를 지닌 나무와 마치 바람과 빛이 환대하는 느낌이 들게 하는 정원의 풍경을 통해서 어느새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의 우리를 치유하고 위로하고 싶었다고 한다.
 
바쁘게 걷다가 마주한 그림 속 정원의 풍경이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싱그러운 숲속으로 잠시 보내 주었다. 숲속에서 사색하면서 걷는 기분이 든다.
‘무지개가 끝나는 곳’ 인스타그램X게르만스 에르미치, 가오리역
‘무지개가 끝나는 곳’ 인스타그램X게르만스 에르미치, 가오리역 ⓒ정인선

게르만스 에르미치는 네덜란드를 주 무대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디자이너이다. 색을 소재로 활용해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독특한 콘셉트의 작품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상의 소품부터 거대한 설치 작품까지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이번 지하철 작품 너울(SWELL)은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가는 모습을 색과 빛의 움직임으로 표현해 시민들의 일상에 활력과 영감을 주고자 했다.

시간을 내어 일부러 전시장에 찾아가지 않아도 우이신설선 문화예술철도는 출퇴근길에 잠시 눈에 띈 그림으로 갤러리 안에 있다는 기분을 전하며 바쁜 일상 속 문화예술에 대한 그리움을 채워주고 있다. 우이신설선 내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교통수단으로의 지하철 공간을 예술 공간으로 바꿔주기에 충분하다.

■ 우이신설선 문화예술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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