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카페거리' 북한산 품 안에서 힐링 한 모금!
발행일 2021.06.10. 11:00
국립4·19민주묘지 입구~근현대사기념관까지 약 600m 도로 일대
북한산 자락 아래 한적한 카페거리가 있다. 나지막한 건물들 사이 탁 트인 하늘과 그 아래 풍경처럼 펼쳐지는 북한산을 볼 수 있는 ‘419카페거리’다.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이곳은 원래 민주항쟁으로 역사를 바꾼 순국선열을 모신 장소다. 강북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필자에게 4·19탑은 공원과 같은 곳이었다. 넓은 공간에 나무와 연못이 있는 공간 말이다.

4·19민주묘지 입구 ⓒ박은영
우이경전철이 개통되면서 접근이 더 쉬워진 국립4.19 민주묘지로 향했다. 우이경전철 4·19민주묘지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걸으면 4.19상징 조형물 우측으로 입구가 보인다. 북한산과 더불어 하늘에 뜬 구름마저 선명해 보이는, 미세먼지가 없는 맑은 날이었다. 다시 찾은 4·19민주묘지 입구에는 작고 아담하게 조성한 무궁화공원도 자리하고 있었다. 입구를 거쳐 공원 내부로 들어서니 나무로 둘러진 둥그런 공간에 운동기구와 벤치가 있어 잠시 도심 숲에 머문 듯한 기분이었다.

4·19민주묘지의 상징문 ⓒ박은영

4·19민주묘지 내부의 모습 ⓒ박은영
4·19민주묘지로 향하며 그 시절을 다시금 되새겨 보았다. 1960년 4월 19일, 학생들과 시민들은 거리에 나와 대통령의 하야를 외친다. 아프게 기억되는 그날의 이야기를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부당한 정권에 맞선 것은 어른들뿐이 아니었다. 대학생 그리고 중고생들의 희생은 마음을 더 불편하게 했다. 독재와 부정선거에 대항하는 이들의 열기는 결국 부패한 권력을 교체한 시민혁명이자 민주주의의 초석을 다지는 역사로 기록된다.
젊은 영혼들이 잠든 200여구의 묘역 주위에는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하고, 벤치에서 대화를 나누는 61년 후의 평화로운 시대가 배경처럼 함께 했다. 우리가 누리는 시대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4·19민주묘지는 약 4만 평의 공간에 유영봉안소와 묘지, 4·19혁명 기념관, 사월학생혁명 기념탑, 상징문과 그 밖의 상징조형물로 이루어졌으며, 성역공간과 사용공간으로 구분된다.
젊은 영혼들이 잠든 200여구의 묘역 주위에는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하고, 벤치에서 대화를 나누는 61년 후의 평화로운 시대가 배경처럼 함께 했다. 우리가 누리는 시대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4·19민주묘지는 약 4만 평의 공간에 유영봉안소와 묘지, 4·19혁명 기념관, 사월학생혁명 기념탑, 상징문과 그 밖의 상징조형물로 이루어졌으며, 성역공간과 사용공간으로 구분된다.

분수가 쏟아지는 연못과 나무 아래 조성된 벤치에서 사람들이 쉴 수 있다 ⓒ박은영

근현대사기념관 입구에 보이는 역사 속 인물들 ⓒ박은영
사용공간에 조성된 2개의 연못 중 하나에서 분수가 솟았다. 벤치를 둘러싼 울창한 나무와 드넓은 공간이 펼쳐지는 이곳은 강북구 주민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도 이미 유명한 곳이다. 당시 중고등학생이었던 열사들의 희생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조금 더 앞당겨 준 것이 아닐까 가만히 생각해 본다. 어린 학생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4·19민주묘역을 더 많은 사람들이 찾고 기억했으면 좋겠다. 4·19민주묘지는 매일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개방하며 아이들의 자전거나 싱싱카 등의 이용은 금지된다.

419카페거리에 위치한 아담한 카페 ⓒ박은영
요즘 세대에게 419카페거리로 유명한 419거리를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4·19민주묘지에서 10여 분 걸으면 카페거리가 시작되는 초입이다. 근현대사기념관이 자리했다. ‘독립운동가들이 꿈꾼 나라’, ‘사월혁명의 투사들이 소원했던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의 미래상임을 알리고자 하는 취지로 설립된 기념관은 헌법에 담긴 ‘자유’,‘평등’,‘민주’의 이념이 피땀 흘려 체득하고 축적해 온 소중한 가치임을 감동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근현대사기념관 전경 ⓒ박은영
근현대사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는 현재 특별사진전 ‘기억, 잃어버린 역사의 흔적을 찾아서’가 개최 중이다. 이 사진전은 한인들이 쿠바에 정착한지 100주년이 된 것을 기념해 마련됐다. 김동우 작가가 촬영한 52점의 사진 속에는 오랜 기간에 걸쳐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독립운동의 현장을 직접 방문한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모습이 담겼다. 먼 타국의 땅에서 굶주림, 차별 등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대한인국민회 지방회, 한인교회, 한글학교 등을 세워 정체성을 유지하고 조국의 독립운동을 위해서도 자금 모집 등의 활동을 해 온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전시는 8월18일까지 계속된다.

419카페거리에서 본 풍경 ⓒ박은영
근현대사기념관 뒤로는 북한산 둘레길과 등산길이 있으며, 4·19민주묘지로 향하는 도로엔 언제부턴가 하나 둘씩 들어서 카페거리가 조성되었다. 근현대사기념관을 지나 419카페거리를 향해 천천히 걸어 보았다. 마을버스가 다니지만 정류장 사이가 멀지 않아 걷기에 부담이 없다.

2층 테라스에서 멋진 산을 즐길 수 있는 카페들 ⓒ박은영
419카페거리는 특히 야외카페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1층에서 커피를 받아 3층 테라스에서 북한산을 조망하며 차를 즐길 수 있다. 이 곳에는 아담하게 꾸민 낮은 천장의 카페, 빈티지한 2층 전원주택을 개조한 카페, 식물이 많이 있는 카페, 일반 가정집 같은데 지하에 꾸며진 카페, 디저트나 브런치로 유명한 카페 등 이색 콘셉트나 센스 넘치는 인테리어로 시선을 끈다. 보통은 테라스가 구비돼 날씨가 좋은 날은 야외에서 뷰를 감상하며 차를 마실 수 있다.

야외테라스에서 탁 트인 전경을 볼 수 있는 419카페거리 ⓒ박은영
카페거리가 있는 4·19민주묘지역에서 도보로 8분 거리에는 덕성여자대학교 서울캠퍼스가 있다. 대학가와 카페거리가 조화를 이루는 이곳의 매력은 단연 산으로 둘러쌓은 경치와 싱그러운 공기다. 어디로 고개를 돌려도 사방이 트인 거리와 그 주변으로 멋스러운 카페들이 이어진다. 분위기 있는 카페들 사이로 산 아래서 즐기기 좋은 맛 집들도 있어 등산객들이 식사나 브런치, 커피를 즐겨 마시기도 한다.

419카페거리 뒤로 보이는 북한산 ⓒ박은영
419거리로 조성된 4·19민주묘역의 일대는 과거의 아픔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장소다. 드넓은 공원으로도 사용되는 이곳은 학생들이 역사를 공부하러 오는 장소인 동시에 졸업사진을 찍는 곳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답답한 요즘이다. 4·19민주묘지를 찾아 천천히 산책을 하며 벤치에 앉아 잠시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거나, 근처의 근현대사기념관을 둘러본 후 취향에 맞는 카페에서 북한산을 배경으로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 국립 4・19 민주묘지
○ 위치 : 서울특별시 강북구 4.19로 8길 17
○ 가는법 : 우이신설선 4.19민주묘지역 2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 개방시간: 여름 06:00~18:00(3월-10월) / 겨울 07:00~18:00(11월-2월)
○ 홈페이지 : https://419.mpva.go.kr/
○ 문의 : 02-996-0419
○ 가는법 : 우이신설선 4.19민주묘지역 2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 개방시간: 여름 06:00~18:00(3월-10월) / 겨울 07:00~18:00(11월-2월)
○ 홈페이지 : https://419.mpva.go.kr/
○ 문의 : 02-996-0419
■ 근현대사기념관
○ 위치 : 서울특별시 강북구 4.19로 114
○ 운영시간 : 09:00~18:0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연휴 휴관
○ 홈페이지 : http://www.mhmh.or.kr/
○ 운영시간 : 09:00~18:0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연휴 휴관
○ 홈페이지 : http://www.mhm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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