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변호사의 세계' 아모레퍼시픽 현직자에게 듣다

시민기자 장석희

발행일 2021.06.03. 13:55

수정일 2021.06.03. 14:59

조회 4,746

온라인 직무멘토링 '랜선잡(JOB)담(TALK)' ②용산 드래곤즈
서울시자원봉사센터에서 운영하는 '랜선잡담' 포스터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서울시자원봉사센터에서 운영하는 '랜선잡담' 포스터 ⓒ서울시자원봉사센터

“하루 무너져도 다음날 일어나서 다시 하면 됩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에서는 프로보노(직무 5년 이상 전문가)와 청년을 매칭하여, 진로 고민이 있는 청년들을 도와주는 랜선잡담을 운영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설명회 등에 참여하기도 어려운 요즘 시기에, 원격 화상 프로그램을 이용한 온라인 멘토링을 통해 청년들의 고민을 해소해 주고 있다. 

지난 5월 20일에는 '아모레퍼시픽 외 4개 기업과 함께하는 온라인 직무 멘토링, 랜선잡(job)담(talk)'이 진행됐다. 이번 랜선잡담에는 다섯 기업이 참여한 만큼, 사업기획, MD, 홍보/마케팅, 영업/영업관리, 인사/HR, 회계, 법무, IT기획/개발, 제품개발, 개발구매, 기획개발, 인프라 기획/현장관리, 안전경영/관리, 민간수주 영업 등 총 17개 직무 멘토링이 진행되었다. 

필자는 평소에 사내 변호사를 꿈꿔왔다. 법학 전공이 아니어서 법조인 중에서도 '사내 변호사'의 직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는 힘들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인 만큼, 사내 변호사의 직무에 대한 정확하고 현실적인 정보들을 많이 얻고자 하였다. 법무 직무 분야 랜선잡담은 아모레퍼시픽 법무팀 프로보노님과 함께했다. 
zoom을 이용해 온라인 멘토링을 진행 중인 모습이다.
zoom을 이용해 온라인 멘토링을 진행 중인 모습 ⓒ장석희

법조인 중에서도 변호사라고 하면 흔히들 로펌에 소속된 변호사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기업의 법무팀에서 일하는 사내 변호사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자세한 직무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프로보노는 이러한 사정을 아는지, 기업의 법무팀에서 하는 일에 대한 설명부터 사내 변호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점과 그 과정, 로펌에 소속된 변호사와 다른 점을 설명해 주셨다. 단순히 변호사 업무에 대한 설명만 듣는 것이 아니라 사내 변호사의 실무 과정을 배우니까 직무에 대한 이해가 쉽게 되었다. 이후에는 프로보노와 청년들의 질문 및 답변 시간이 이루어졌고, 아래는 그 내용의 일부이다. 

법무팀에서 하는 일은 무엇인가?

기업마다 조금씩 다르긴 한데, 아모레퍼시픽을 기준으로 크게 자문/법무점검/소송/계약서검토로 나누어진다. 

사내 변호사가 되는 과정은 어떻게 되나?

사내 변호사로 지원 가능한 경로는 대한변호사협회의 채용공고, 헤드헌터, 내부 추천 등 매우 다양하다. 사내 변호사는 변호사이자 회사원이다. 즉, 사내 변호사는 회사의 구성원이기 때문에 일반 회사 취업과 동일하게 회사에 대한 지원동기 확립 등 그 회사를 위한 취업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법학 이론과 변호사로서의 실무의 괴리가 느껴질 때가 있었나?

법학 시험에서의 정답은 대부분 판례이기 때문에 실제와의 괴리가 느껴지는 것은 없는 것 같다. 판례 자체가 이론화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로 법학을 배울 때는 결론을 위주로 배우는데, 실제 업무를 할 때는 입구를 찾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입증하기 위한 증거를 찾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변호사가 된 이후에도 다시 이론서를 찾아 읽어보기도 한다. 시험 준비할 때 한 공부를 변호사가 되었다고 다 기억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로고
아모레퍼시픽의 로고 ⓒ아모레퍼시픽

외부 로펌에 일을 맡기는 경우는 어떤 경우인가?

기업의 법무팀은 상시 업무가 많기 때문에, 큰 사건이 터졌을 때는 이를 외부 로펌에 맡겨서 큰 건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그렇지만 법무팀이 완전 개입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로펌은 기본적으로 법무팀에서 정리를 한 자료를 토대로 일을 진행하고, 법무팀의 의견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법무팀에서 외부 로펌에서 발견 못한 게 있으면 코멘트를 남기기도 한다. 

사내 변호사의 워라밸은 어떤가?

로펌에 소속된 변호사들에 비해 업무량은 적은 편이다. 사내 변호사의 근무 시간은 법정 근로시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건의 숫자로만 따지면 로펌보다 많을 수도 있다. 사기업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이 많지만, 로펌에서는 장기적인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내 변호사라고 해서 장기적인 일이 아예 없지는 않다. 결국 기업마다, 로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는 사안이다. 

사내 변호사로 일할 때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맡은 일이 잘 풀렸을 때 가장 보람을 느끼는 것 같다. 어려운 사건에서 승소했는데, 그게 나로 인해서 잘 해결된 것일 때 가장 뿌듯하다. 그리고 소소하게는 법률 자문에 감사 표시를 받을 때도 뿌듯하다. 

아모레퍼시픽의 프로보노님과 함께한 이번 랜선잡담은 쉽게 만날 수 없는 '사내 변호사'에게 자세한 법학 관련 이론과 직무 경험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프로보노님은 현직자이면서 선경험자, 인생의 선배로서 청년들에게 자신의 직무에 대한 설명 외에도 다양한 경험과 조언을 아낌없이 해주었다. 

진로나 인생의 다양한 고민이 있는 청년이라면, 프로청의 청년의 사회진출을 돕기 위한 ‘매칭데이’에 참여하여 현직자이자 인생의 선배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을 추천한다. 

■ 서울시자원봉사센터 '랜선잡담'

○ 소개 : 전문가가 청년에게 직무멘토링과 사회참여 등을 돕는 자원봉사를 운영하고 있다. 매월 1회 매칭데이를 통해 사회 현직자가 사회진출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직무 멘토링을 제공한다.
○ 홈페이지 : http://volunteer.seoul.go.kr/, https://www.donghaeng.seoul.kr/
○ 문의 :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청년사업팀 02-2136-8723

시민기자 장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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