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서 안심이야! 서울시 공공야간약국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21.04.16. 14:00

수정일 2021.04.16. 15:43

조회 4,660

밤에 아이가 아프면 난감하다. 약국도 닫았고, 큰 병원의 응급실을 찾기도 쉽지 않다. 그럴 때면 주변에 밤에 여는 약국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상황에 따라 응급실을 가야 하거나, 편의점에서 파는 상비약으로 충분한 경우가 있지만, 응급실은 때로 너무 과하고, 편의점의 상비약은 증상에 비해 너무 빈약한 느낌이 든다. 사실 그것도 편의점에서 일반 상비약을 판매하게 된 후의 이야기다. 아이가 심하게 열이 나거나 몸에 이상이 생기거나 하면 곧바로 가까운 대학병원을 찾아야 했다. 지치고 힘들고, 비용도 많이 드는 고단한 과정이었다. 
계산온누리야간약국으로 향하는 성신여대역 2번 출구
계산온누리야간약국으로 향하는 성신여대역 2번 출구 ⓒ박은영

이에 서울시가 대안을 마련했다. 시민들이 평일과 주말 및 공휴일 심야 시간에도 필요한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서울시 20개 자치구에서 31개의 ‘공공야간약국’이 운영을 시작했다. 2018년 조례안이 처음 발의된 후 2년여 만에 도입됐다고 한다. 서울시 20개 자치구에 처음 지정된 공공야간약국의 운영시간은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이다. 총 3시간의 밤 운영이 주는 안도감은 말로 다 표현이 안된다. 시민의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하고, 의약품 등의 오남용을 방지한다는 취지가 너무나 반가웠다. 
성북구 동서문로 20길에 위치한 계산온누리약국
성북구 동서문로 20길에 위치한 계산온누리약국 ⓒ박은영
서울시 공공야간약국으로 지정된  곳에서 볼 수 있는 스티커
서울시 공공야간약국으로 지정된 곳에서 볼 수 있는 스티커 ⓒ박은영

34개 공공야간약국(2021.4.16현재) 중 집에서 가장 가까운 약국의 위치를 검색했다. 성북구에 있는 계산온누리 약국이다. 길 찾기를 통해 출발하니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역 2번 출구에서 250여 미터를 걸으면 됐다. 가는 길에 맛집이 즐비해 갓 구운 빵이나 음식 냄새에 홀려 걷다 보니 약국 간판이 눈에 띄었다. 실제로 야간에 급하게 약을 사러 가는 길이라면 큰 길에서 가까우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계산온누리약국의 위치가 딱이었다. 

‘코너’에 자리 잡고 있어 양쪽 길에서 모두 보였다. 약국 전면에는 공공야간약국 조명 간판이 있어 어두운 밤에 쉽게 눈에 띌 것 같았다. 가만히 보니 이 약국은 공공야간 약국과 더불어 가출 등 위기 청소년을 돕는‘ 소녀돌봄 약국’이기도 했다. 한밤의 긴급 상황이라면 누구나 불 켜진 약국으로 무작정 들어가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 것 같다. 지하철을 이용하긴 했지만, 일단 집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의 공공야간약국을 찾으니 벌써부터 심적으로 든든하다. 
7번 약국을 향해 가는 수유역 7번 출구
7번 약국을 향해 가는 수유역 7번 출구 ⓒ박은영

발길을 옮긴 곳은 강북구 수유리에 위치한 공공야간약국으로 이름은 ‘7번 약국’이다. 검색을 통해 수유리 7번 출구에서 지상에 오르니, 턱하니 약국이 있었다. 고개를 돌릴 것도 많이 걸을 것도 없었다. 이 약국은 위치상 최고였다. 지하철이 끊기기 전 이 약국을 찾게 된다면 결코 헤맬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손님이 있는 내부에는 각종 약들과 약 상자들로 이곳이 약국임을 느낄 수 있었다.

공공야간약국 도입 첫 해인 지난해 총 31개 약국이 참여해 운영하고 있다. 이 중 365일 운영 약국 23곳과 요일별 운영하는 약국 8곳이 있는데, 오늘 찾았던 성북구의 ‘계산온누리약국’과 강북구의 ‘7번 약국’ 두 곳은 모두 365일 약국이었다. 
지하철역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수유역 7번 약국
지하철역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수유역 7번 약국 ⓒ박은영

공공야간약국 운영 6개월 차에 들어선 지금, 서울 공공야간약국은 전국 확대의 또 다른 계기가 되고 있다. 아울러, 서울시는 공공야간약국 확대에 힘쓰고 있다. 자치구별 추가로 공공야간약국 운영에 참여하고자 하는 약국의 신청을 받은 바 있는데 선정 결과, 송파와 동작, 은평 등 3개 지역 약국이 공공야간약국의 대열에 합류, 4월 16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에 참여한다. 이로써 서울에서 운영 중인 공공야간약국은 모두 34곳으로 늘어난다. 어느 지역이던 공공야간약국의 참여 확대 소식이 반갑기만 하다. 
서울시 공공야간 지정 약국임을 알리는 팻말
서울시 공공야간 지정 약국임을 알리는 팻말 ⓒ박은영

지난해 9월 중순부터 운영에 들어가 12월까지 약 3개월 간 공공야간약국에서 이루어진 의약품 판매 실적은 4만 569건이며, 502건의 전화상담도 존재했다. 전화로라도 물어볼 수 있는 약국이 있다는 것은 위급한 상황에 매우 의지가 된다. 하지만 주변에 야간약국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에 서울시는 버스 외부광고와 빌딩 전광판 광고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홍보를 꾸준히 이어가는 중이다.

공공야간약국 운영 현황은 서울시 홈페이지(news.seoul.go.kr/welfare/archives/522756) 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자치구별 약국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등 세부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365일 운영 여부와 요일별 운영 현황까지 알려준다.
약 상자로 가득한 7번 약국 내부
약 상자로 가득한 7번 약국 내부 ⓒ박은영

물론 공공야간약국을 찾을 위급한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일요일만 돼도 주위 문을 연 약국을 찾게 되는 일이 적지 않다. 코로나19가 한창인 요즘, 느닷없이 열이 나고, 몸살 기운만 있어도 뭔가 불안에 휩싸이게 된다. 늦은 밤, 전문약사의 도움을 받아 약을 구할 수 있는 곳이 주변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덜 불안하다. 아무쪼록 각 지역에 공공야간약국에 참여하는 약국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밤에 불을 밝힌 공공야간약국은, 아픈 사람을 위해 곁에서 전문가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안도감을 선물해 준다. 고맙고 감사하다.

○ 공공야간약국 현황 : news.seoul.go.kr/welfare/archives/522756

시민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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