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이젠 추억 속으로 사라질 백사마을
발행일 2021.03.09. 10:43
백사마을 재개발…아파트 등 2437세대 대단지 2025년 완공

이제 추억 속에 남을 백사마을 전경 ⓒ김재민
백사마을은 60~70년대 서울의 급속한 도시화에 따른 철거 이주민이 노원구 중계본동 104번지에 정착하며 형성된 마을이다. 서울시에서는 지난 3월 4일 백사마을 정비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마지막 남은 달동네가 사라지기 전에 방문해 보았다.
백사마을의 출발점인 버스 종점에는 100년 된 느티나무 보호수가 백사마을의 변화와 역사를 지켜보듯 맞이한다. 그 시절 어려움을 함께 겪으며 가족처럼 친해진 주민들이 이 나무 밑에 모여 나누던 담소가 들리는 듯하다. 마을입구는 평범한 현대의 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시간 여행을 하는 듯 옛날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수령 100년 느티나무 보호수 ⓒ김재민
처음으로 방문해 본 곳은 60년대 마을이 생길 무렵부터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는 슈퍼마켓이다. 이곳은 시간의 흐름이 멈춰 있는 마을의 모습과 진열된 현대의 상품이 서로 대비를 이루고 있어 어색한 기분마저 든다. 슈퍼 옆에 위치한 비디오 가게는 폐점 상태지만 시트지 광고에 적혀 있는 비디오, 테이프, CD 등의 문구가 과거에는 이 거리가 마을에서 가장 핫플레이스였음을 추측하게 한다.
슈퍼 앞 길을 따라 걸어 보면 잔뜩 녹이 슨 간판의 피아노 학원, 방앗간 등을 볼 수 있는데 이 거리는 여러 상가들이 모여 있었던 전통시장이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이미 이주하였기에 지금은 사람의 모습을 찾기 힘든데 이발관에는 간판이 돌고 있고 희미하게 들리는 사람의 소리가 반갑게 느껴진다.
슈퍼 앞 길을 따라 걸어 보면 잔뜩 녹이 슨 간판의 피아노 학원, 방앗간 등을 볼 수 있는데 이 거리는 여러 상가들이 모여 있었던 전통시장이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이미 이주하였기에 지금은 사람의 모습을 찾기 힘든데 이발관에는 간판이 돌고 있고 희미하게 들리는 사람의 소리가 반갑게 느껴진다.

60년부터 운영 중인 슈퍼마켓 ⓒ김재민

옛 비디오가게 ⓒ김재민

정겨운 이발관 ⓒ김재민
겨울을 무사히 지나고 남은 꽃샘 추위를 견디기 위해 집 앞에 쌓아 놓은 연탄과 타고 남은 연탄재를 길에서 볼 수 있다. 백사마을에서의 연탄은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한 생존의 수단이다. 그래서 이곳이 매년 겨울이 되면 연탄 봉사를 하는 대표적인 장소로 알려져 있다. 슈퍼마켓과 전통시장을 지나 좌측길로 가면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을 볼 수 있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김재민

비닐로 덮어 보관중인 연탄의 모습 ⓒ김재민
벽화는 마을 분위기를 한층 밝게 해줬다. 대학생과 직장인, 미술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벽화봉사단이 벽화를 그려주었는데 이를 통해 마을이 좀더 밝아진 듯싶다. 심술 궂은 놀부를 그려 놓은 것 같은 벽화 등을 보며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백사마을 벽화 ⓒ김재민
2025년이면 이곳은 재개발되어 2437가구가 새롭게 들어선다. 다행히 서울시에서 백사마을의 근현대사적 의미를 인정해 주민들의 애환과 삶의 기억을 보전할 수 있는 마을전시관을 건립한다고 한다. 2년 간 수집한 백사마을과 관련한 다양한 전시물들이 전시된다고 하니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 다행이다. 마지막 남은 달동네가 사라지지만 재개발을 통해 도시발전에 기여하며 과거의 역사적 의미를 후대에 잘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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