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청 유랑화첩 전시, 엉뚱하고 위트있는 서울 구경

시민기자 조한상

발행일 2021.03.12. 11:12

수정일 2021.03.12. 11:51

조회 179

6개 화면에서 펼쳐지는 미디어아트…김완수·성지연 작가의 '유랑화첩' 31일까지
시청역 4번출구는 시민청으로 이어진다.
시청역 4번출구는 시민청으로 이어진다. ⓒ조한상

봄날이 성큼 다가왔다. 모처럼 봄빛을 즐기며 기분전환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서울시청 지하 1, 2층에 위치한 '시민청'을 방문했다. 시청역 4번 출구를 나오자 시민청으로 바로 이어졌다. 

지금 시민청에선 3월 31일까지 김완수·성지연 작가의 ‘유랑화첩’ 전시를 열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사전예약이 필요하다. 네이버예약(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489035)에서 1회차 10시, 2회차 14시, 3회차 6시 중 골라 무료 예약할 수 있다. 회차 당 10명씩 입장이 가능하며 일요일은 휴무다.  
김완수·성지연 작가의 '유랑화첩' 전시 안내
김완수·성지연 작가의 '유랑화첩' 전시 안내 ⓒ조한상

유랑화첩은 '서울 유랑자의 소소하고 엉뚱한 시선'이란 부제로 서울의 이곳 저곳의 모습들을 6개의 화면을 통해 전시한 미디어아트다. 

안내문에 김완수 작가는 '이면에 보이지 않는 시간성과 서사성에 집중한 사진과 영상매체로 작업하는 영상감독'으로, 성지연 작가는 '일상속 친숙한 사물 또는 행위들이 낯설게 보이는 보이는 지점을 이미지로 작업하는 아티스트'로 소개하고 있다. 이 부분을 고려해 전시를 즐긴다면 작가들의 시선과 의도를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다.
화랑유첩 전시 중 비보이가 눈길을 끈다.
화랑유첩 전시 중 비보이가 눈길을 끈다. ⓒ조한상

전시 중이던 6개의 화면 가운데 특히 눈에 띄었던 내용은 '비보이'다. 화면 중앙과 양끝을 밝은 표정으로 쉴새 없이 뛰어다니며 춤추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그 배경이 한 때 서울의 미래와 희망으로 상징이었다가, 역사의 흐름 속에 어느덧 퇴물이 되었다가, 최근 다시 서울의 프로젝트로 활기를 찾아가고 있는 세운상가의 골목이었다. 하나의 공간에서 느껴지는 지역적 희노애락과 더불어 그곳에 살았고 또 지금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겹쳐지면서 여러 상상과 감상들에 젖어들게 했다. 

오른쪽 끝에 전시되고 있는 '철봉아저씨'도 인상적이다. 철봉에서 어려운 동작들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인형의 동작이 촬영된 것인데, 분명 고된 일상이고 반복에서 오는 지루한 시간들임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은 표정으로 늘 그 자리를 지키며 자신의 일과 인생을 살아가는 나와 주변의 사람들을 떠올려볼 수 있는 작품이다. 
비보이, 철봉아저씨 등 6개의 화면에서 서울 이야기를 들려준다.
비보이, 철봉아저씨 등 6개의 화면에서 서울 이야기를 들려준다. ⓒ조한상

어린 시절, 부모님의 고단한 일상을 이해하기 어려운 눈으로 바라보며, 한때는 어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나는 십대가 되면서 고단하고 지루한 어른의 삶에 대한 매력을 잃으면서 무언가 다른 꿈을 꾸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런 꿈은 잊혀지고 그들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간다. 전시는 십대 때는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삶의 의미와 재미를 찾아가는 오늘의 나를 발견하게 한다. 

비록 영상 속의 인형은 하나의 표정이지만, 어느새 그 표정 속 감성의 변화를 상상하면 보여지는 표정도 조금씩 다르게 느껴진다. 이번 기회에 서울을 자유롭게 유랑하며 기록한 6편의 영상물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시선의 서울 이야기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 서울 시민청 ‘유랑화첩’

○ 기간 : 2021.3.4.(목) ~ 3.31.(수)
○ 장소 : 시민청 담벼락미디어
○ 홈페이지
○ 문의 : 서울문화재단 시민청 02-739-5811, 5229
○ 사전예약

시민기자 조한상

디지털 미디어, 설치 등과 관련한 문화예술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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