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융 갑옷에 봉황 장식 투구…조선 군사의례가 궁금하다!

시민기자 박배민

발행일 2021.02.18. 09:20

수정일 2021.02.18. 19:34

조회 281

국립고궁박물관 ‘조선 왕실 군사력의 상징, 군사의례’ 전시, 사전예약 후 관람 가능
붉은 융에 동 갑찰을 단 갑옷과 투구
붉은 융에 동 갑찰을 단 갑옷과 투구 ⓒ박배민

무치(武治)와 문치(文治)의 나라, 조선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조선 왕실 군사력의 상징, 군사의례' 특별전이 3월1일까지 열리고 있다. 미술품이나 공예품을 다루는 여타 전시와는 다르게 '군사의례'라는 생소한 전시 주제가 흥미를 끌어 바로 방문해보았다. 지난 1월19일 재개관한 고궁박물관은 사전예약제(시간당 100명)로 운영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의 정문으로 들어서자마자 필자의 시야에 들어온 건 강렬한 빨간색이었다. 기획전시실 벽면 전체가 빨간색 융 재질의 천으로 뒤덮여 있었고, 호랑이처럼 보이는 동물이 로고처럼 장식되어 눈길을 끌었다. 
'군사의례' 특별전시가 열리는 기획전시실의 벽면
'군사의례' 특별전시가 열리는 기획전시실의 벽면 ⓒ박배민

이번 특별전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우선 갑주, 깃발, 의례가 기록된 병풍 등을 볼 수 있는 주 전시관과, 간단한 활쏘기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 마지막으로 체험관에서 이어지는 영상관이 있다. 전시의 규모 자체가 크지는 않았지만 군사의례를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첫 전시라는 점에서 그 의미만큼은 남다르다 할 수 있겠다.
면에 가죽 갑찰을 단 갑옷
면에 가죽 갑찰을 단 갑옷 ⓒ박배민

주 전시관에서는 176여 건의 다양한 유물들과 함께 조선 군사의례 5가지를 소개한다.

조선 왕실의 군사의례 중 강무의(講武儀)는 사냥한 짐승을 종묘 제사에 올릴 때 행하는 의례다. 

자연 현상에 대해 군사력으로 상황을 안정시켜 일상을 회복하려 했던 상징적 군례 ‘구일식의(救日食儀)’와 ‘계동대나의(季冬大儺儀)’도 있다. 구일식의는 해가 일시적으로 사라지는 현상인 일식을 구제하기 위해 거행했던 의례이며, 왕과 신하들이 구일식의 때 입는 복식을 통해 일식에 대해 경건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표현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계동대나의는 역병을 쫓아내기 위한 의례다.
'계동대나의'에 사용되는 방상시 가면
'계동대나의'에 사용되는 방상시 가면 ⓒ박배민

이밖에도 왕과 신하가 활쏘기로 화합하는 대사의(大射儀)와 전쟁의 승리과정을 적은 노포와 적의 잘린 머리 등을 내걸어 승리를 널리 알리고 기념한 선로포의(宣露布儀)와 헌괵의(獻馘儀)까지 다양한 군사의례를 배워볼 수 있다.
전시장 한쪽 벽면을 통째로 채운 30여 장의 깃발들이 압권이다.
전시장 한쪽 벽면을 통째로 채운 30여 장의 깃발들이 압권이다. ⓒ박배민

전시 중 '형명(形名)' 부분은 단연 압권이었다. 중앙에 전시된 화려한 갑주와 조총, 언월도 역시 눈길을 끌었지만 전시관 한쪽 벽면 전체를 30여 장의 깃발로 가득 채운 위엄을 따라가진 못했다. 형명은 통신체계가 없을 당시 전투 상황에서 명령을 전할 때 쓰던 깃발과 같은 신호다. 가운데 가장 크며 빨간 테두리를 가진 것이 왕을 상징하는 깃발 '교룡기'다. 
왕을 상징하는 교룡기
왕을 상징하는 교룡기 ⓒ박배민

여러 깃발의 용도와 이름은 전시 팸플릿에 상세하게 잘 설명되어 있다. 또한 주 전시관에 곳곳에서 격투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 CG를 통해 전법 구사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 등 이해를 돕기 위한 여러 영상이 준비돼 이해를 돕는다.
전법을 설명하는 영상
전법을 설명하는 영상 ⓒ박배민

주 전시관에서 짧은 통로를 지나면 활 쏘기 체험관이다. 활쏘기 체험관에는 사로(射路)가 두 개 있어 동시에 두 명씩 활쏘기 체험이 가능하다. 각 사로에는 체험을 도와주는 분들이 한 명씩 배치되어 있어 처음 활을 쏘는 사람도 친절하게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활 쏘기는 약 2, 3m 앞에 있는 영상 과녁에 향해 쏘게 되고 활이 맞는 위치에 따라 그래픽이 표시된다.
활 쏘기 체험관 ⓒ박배민
활 쏘기 체험관 ⓒ박배민

영상관은 체험관을 통해서 갈 수 있다. 프로젝터 빔을 활용해서 세 벽면에 영상을 투사하는 영상관에는 5분 내외의 짧은 영상들이 재생되었다. 그래픽으로 구현한 군사의례의 모습과 실제 전통 무예 계승자들의 시범 영상이 흥미롭다. 
세 개의 벽면에서 실감나는 영상을 볼 수 있는 영상관
세 개의 벽면에서 실감나는 영상을 볼 수 있는 영상관 ⓒ박배민

이번 '군사의례' 특별전은 국내 처음 공개되는 유물들이 다소 생소하기도 하다. 관람 도중 팜플렛의 설명을 짬짬이 읽어보는 게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전시를 더 상세히 보고 싶거나 학술적 내용을 찾는 관람객이라면 지하기념품점에서 판매하는 도록을 구입해도 좋겠다. 한 가지 팁을 준다면, 박물관의 홈페이지 '학술정보' 게시판에서 PDF판 도록을 다운로드하면 실제 도록과 동일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 ‘조선 왕실 군사력의 상징, 군사의례’ 특별전

○ 기간: 2021. 1. 19.(화) ~ 2021. 3. 1.(월)
○ 장소: 국립고궁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종로구 효자로 12)
○ 가는법: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4,5번 출구
○ 운영시간: 10:00~18:00
○ 입장료: 무료 (사전예약 필수)
○ 홈페이지
○ 문의: 02-3701-7500

시민기자 박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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