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이 필요할 땐 '청소년 동반자'가 찾아간다!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1.02.09. 14:37

수정일 2021.02.09. 14:37

조회 4,382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찾아가는 상담 프로그램 '청소년 동반자' 운영

“모든 부모는 자식이 잘되기를 바란다. 자식만 잘된다면 나 하나쯤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부모가 바라는 자식의 미래와 자식들이 희망하는 미래는 다르다. 어쩌면 생각하고 바라는 미래는 같을지라도, 미래를 준비하는 그 과정이 다를지도 모르겠다.” (‘청소년 자녀의 마음을 읽어주는 부모참고서’ 서문 발췌)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펴낸 '부모참고서'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펴낸 '부모참고서' ⓒ윤혜숙

부모참고서의 서문은 자녀를 둔 부모라면 되새겨 볼 만한 조언이 담겨있다.

부모라면 누구든 자녀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부모의 간절한 바람과는 달리 부모와 자녀는 어긋나기 시작한다.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지 못한 채 갈등만 쌓여간다. 어느 순간 청소년 혼자 고립된 채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서 방황하거나 일탈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 청소년들에게 다가와서 손을 내밀어주는 청소년 동반자가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청소년을 보호하고 훈육해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청소년 동반자'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청소년을 동등한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렇다면 청소년 동반자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을 찾아가는 동반자 서비스를 운영한다.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을 찾아가는 동반자 서비스를 운영한다. ⓒ윤혜숙

2005년부터 시작된 '청소년동반자' 프로그램

청소년복지지원법 제12조에 의하면, 모든 청소년이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며, 상담을 위해 전화를 설치·운영하거나 정보통신망을 운영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전화 상담만으론 한계가 있을 때도 있다. 이에 지난 2005년부터 서울지역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는 청소년동반자(YC: Youth Companion)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청소년 동반자는 위기 청소년을 일대일로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내 대기실에서 상담을 기다리는 청소년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내 대기실에서 상담을 기다리는 청소년 ⓒ윤혜숙

물론 사정에 따라서는 전화로 상담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그런데 청소년을 직접 만나서 상담하다 보면 표정과 말투 등에서 청소년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청소년의 거주환경에 들어가 보면 청소년을 둘러싼 주변까지 볼 수 있다. 청소년이 거주하는 집의 환경, 부모님의 태도 등을 파악하면 더욱 확실해진다. 이렇듯 청소년 동반자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최전선에서 청소년을 만난다. 그리고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서 대화를 나누며 청소년이 처한 문제나 고민을 알아나간다. 필요하다면 청소년이 재학 중인 학교도 방문해 학교 안 생활을 살펴보고, 선생님이나 친구들을 만나서 청소년 주변의 지지자를 발굴한다. 
청소년 동반자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장우민 팀장
청소년 동반자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장우민 팀장 ⓒ윤혜숙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이하 센터) 장우민 팀장을 만나서 얘기를 듣다보니 문득 지금은 사라진 가정방문이 생각났다. 필자의 학창시절,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 담임선생님께 가정환경조사서를 제출하고, 선생님이 가가호호 학생의 가정을 방문했다. 부모로선 담임선생님의 방문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담임선생님이 각 가정을 방문해 부모와 대화를 나누면서 학생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지금은 가정방문 대신 학교에서의 정기상담이 시행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직접 집을 방문하는 것에 비하면 학생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내 상담실
서울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내 상담실 ⓒ윤혜숙

자격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 청소년의 조력자로!

서울지역에 있는 177명의 청소년 동반자는 청소년 상담 분야에 자격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로서, 위기 청소년을 위해 지역사회 청소년 협력자원을 발굴·연계하고 청소년과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조력한다. 

처음엔 잔뜩 경계하던 청소년도 점차 마음의 문을 열어간다. 청소년 동반자는 먼저, 청소년이 지닌 위험요인을 파악한다. 그 위험요인을 제거하기 위해서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한다. 상담지원, 정서지원, 생활지원 연계, 프로그램 지원 연계가 있다. 예를 들어 경제적 기반이 어렵다면 주민센터 등 복지시설과 연계하고, 문화생활이 부족하다면 놀이공원에 데려가거나 공연, 전시 등을 관람하게 한다.

청소년 동반자는 2019년 168명, 2020년 175명, 2021년 177명 등으로 그 규모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작년 한 해 청소년 4,533명을 대상으로 292,148건의 지원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문제 해결에 대한 도움 정도가 95.5%로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안내데스크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안내데스크 ⓒ윤혜숙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청소년기,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장우민 팀장은 “청소년 시기는 인생에 있어서 정말 중요하다. 청소년 주변에 단 한 명이라도 진심을 다해서 청소년을 대해주는 존재가 있다면 그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열심히 살아간다”라고 말한다. 주변의 모든 관계가 무너진 청소년을 위해 센터는 진심을 다해 돌봐준다. 센터에서 위기 청소년은, 청소년 동반자를 만나서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며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올 수 있다.

처음 센터를 방문한 청소년들이 자주 쓰는 말이 있다. “몰라요”, “귀찮아요”, “짜증이 나요” 등의 반응이다. 그래도 청소년 동반자는 청소년에게 계속 질문을 던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청소년은 점차 청소년 동반자가 던진 질문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 않다. 상담 효과는 가장 먼저 청소년이 자신과 마주한 청소년 동반자와 눈을 마주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웃고 가까이 다가와 앉는다. 이렇듯 센터를 방문한 청소년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 청소년 동반자는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장 팀장은 청소년과 갈등을 겪고 있는 부모에게 “그게 과연 내 자녀를 위한 길인가?”를 자신에게 물어보라고 조언한다. 부모는 자녀의 속도, 성향, 기질 등을 망각한 채 부모의 기준에 맞춰서 자녀를 대하면서 자녀와의 갈등이 시작된다. 필자도 아이가 어릴 적에 아이에게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고 바라던 게 생각났다. 그러고 보면 부모의 기준이야말로 부모의 욕심일 것이다. 
센터는 을지로3가역 4번 출구 근처 노가리 골목 입구에 위치했다.
센터는 을지로3가역 4번 출구 근처 노가리 골목 입구에 위치했다. ⓒ윤혜숙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을지로3가역 4번 출구 근처 노가리 골목 입구에 자리잡고 있다. 바닥에 서울미래유산이라고 적힌 표지판을 따라가다 보면 저 멀리 왼쪽 건물에 ‘을지로사이’라는 글이 보인다. 그 건물이 서울시 청소년상담센터가 입주한 청소년회관이다. 을지로3가역과 인접해 있어서 지리적으로 접근성이 뛰어나다. 그런데 대다수의 시민들은 을지로의 노가리 골목을 알고 있어도 을지로의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알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여성가족부의 종합평가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인증받았다.
여성가족부의 종합평가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인증받았다. ⓒ윤혜숙

여성가족부 종합평가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인정받다!

건물 6층에 도착하니 입구 벽면 좌우에 최우수기관을 알리는 인증이 붙어 있다. 3년 주기로 여성가족부가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대상으로 한 종합평가에서 연속으로 두 번씩이나 최고의 성적을 냈다. 그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장 팀장의 말에 의하면, 센터는 청소년 상담사 자격을 취득한 우수한 인적자원이 풍부하고, 청소년과 부모를 대상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앞서 ‘청소년 자녀의 마음을 읽어주는 부모참고서’도 센터에서 펴낸 대표적인 책이다. 서울시 중구에 있는 센터는 서울시 24개 자치구별로 하나씩 있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에게 필요한 의료 및 법률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연계한 청소년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다.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내 청소년 임시쉼터도 있다.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내 청소년 임시쉼터도 있다. ⓒ윤혜숙

위기 청소년의 사례를 얘기할 때 안타까워하면서 울먹이는 장 팀장을 보면서 센터를 방문하는 청소년을 대하는 직원들의 진심을 엿볼 수 있었다. “진심(眞心)을 묻고 진심(盡心)을 답합니다”라는 그의 말이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이렇듯 청소년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고 마음과 정성을 다하는 센터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청소년이 센터를 방문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주저하지 말자. 대면상담이 어려우면 화상, 전화, 채팅 등 비대면 상담으로도 진행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우울, 학습불안, 가족 갈등 등 청소년이 지닌 고민거리가 있다면 청소년 동반자가 함께 할 것이다.

■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안내

○ 주소 : 서울 중구 을지로11길 23 청소년회관 (을지로3가역 4번 출구에서 169m)
홈페이지 : http://www.teen1318.or.kr/
○ 문의 : 02-2285-1318, 헬프콜 청소년 전화 1388

시민기자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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