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에서 서울역까지, 미리가본 '새 광화문광장' 조성 현장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1.02.15. 14:17

수정일 2021.02.15. 18:18

조회 1,703

세종대로 사거리~서울역까지 1.5km 구간 1월부터 시범개방

지난해 7월 시작한 ‘세종대로 사람숲길’이 차로를 축소하고 보도를 확장하는 1차 공사를 마치고 지난 1월부터 시범 개방되었다. 3월에 화초류와 나무 식재 등 조경공사를 완료하고 4월 말쯤 전면 개방할 예정이라고 한다. 임시 개통된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서울역까지 1.5km 구간을 걸어보았다. 
공사 가림막이 둘러쳐진 광화문광장
공사 가림막이 둘러쳐진 광화문광장 ⓒ이선미

광화문광장은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번 공사의 핵심은 ‘사람이 쉬고 걷기 편한 광화문광장’ 조성이다. 이를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야 광장으로 들어설 수 있던 기존의 형태를 바꿔 동측 차로를 9-12차로에서 7-9차로로 축소하고, 반대편 세종문화회관 쪽에 서울광장 2배 면적의 보행공간을 꾸며 공원으로 조성한다. 
광화문광장 동측 도로 확장 및 정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광화문광장 동측 도로 확장 및 정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선미

공사는 차량 통행과 보행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2단계로 진행된다. 동측 도로 축소 공사는 2월 말까지 마무리하고 5월부터 10월까지는 광장 확장을 진행할 계획이다. 새로운 광화문광장은 2016년부터 4년간 중앙정부, 지역주민 등이 300여 차례 논의를 거쳐 수정 보완하며 진행되었다. 서측 편측 광장 배치 역시 시민 토론을 통해 얻은 결정이었다. 64.9%의 의견이 서측 도로를 광장으로 전환하는 안을 선호했다. 
세종문화회관 쪽에 조성되는 ‘공원을 품은 광장’ 가상도
세종문화회관 쪽에 조성되는 ‘공원을 품은 광장’ 가상도 ⓒ이선미

이제 넓어진 ‘사람숲길’에서 자유롭게 오가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진짜 광장을 갖게 되었다. 말 그대로 ‘공원을 품은 광장’이 조성되고 있다. 시민들은 이 공원이 사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꽃과 나무 등이 어우러지는 휴식 공간이 되기를 희망했다. 
세종문화회관 방향은 공원으로 확장되어 시민들이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 방향은 공원으로 확장되어 시민들이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선미

공사로 인해 차로가 줄어들다보니 교통정체가 걱정됐지만 실제로는 평소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교통량이 감소하기도 했지만 신호조정을 통한 차량 우회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도로를 넓히면 오히려 교통수요가 늘어 체증이 발생한다’는 브라에스 역설이 어느 정도 적용된 것으로도 보인다. 이미 서울로7017을 조성할 때 브라에스 효과가 입증되기도 했다. 
차로를 축소한 세종대로의 교통상황은 평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차로를 축소한 세종대로의 교통상황은 평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선미

무엇보다 세종대로 사람숲길은  ‘찻길은 줄이고 사람길은 넓히다'라는 주변 현수막 문구가 현실화되고 있다. 임시 개방된 상태지만 일단 보행도로가 환해져서 좋았다. 동화면세점 앞도 확장되었다. 좁은 길에 늘 광역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줄이 이어져 걷기에 불편하던 곳이었다. 
버스 대기 줄이 길게 이어져 불편했던 동화면세점 앞도 시원하게 넓어졌다.
버스 대기 줄이 길게 이어져 불편했던 동화면세점 앞도 시원하게 넓어졌다. ⓒ이선미

서울시의회를 지날 때 자전거도로가 눈에 뜨였다. 세종대로 전 구간에 자전거 도로가 조성된다고 한다. 무척 반가웠는데 가만히 보니 조금 불편해보이기도 했다. 인도와 자전거 도로 사이에 나무가 식재되어 있는데, 그냥 쭉 이어지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아직 정리가 덜 된 상태여서 더 복잡해보일 수도 있겠지만 한눈에도 이용이 쉬운 길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를 사이에 둔 자전거도로와 인도가 좀 복잡하고 불편해보였다.
나무를 사이에 둔 자전거도로와 인도가 좀 복잡하고 불편해보였다. ⓒ이선미

사실 덕수궁 옆 길 같은 경우도 호젓하게 걷기에는 어려운 곳이었다. 워낙 유동인구가 많은데다 시위가 끊이지 않아 늘 불편을 느끼곤 했다. 도로 쪽으로 나무가 심어지고 보행도로와 버스 정류장이 제대로 확보되니 더욱 쾌적해보였다. 확장된 대한문 앞에는 소나무를 심어 덕수궁 돌담길과 연결할 계획이라고 한다. 
수문장 교대식이 열리는 대한문 앞도 한결 넓어졌다.
수문장 교대식이 열리는 대한문 앞도 한결 넓어졌다. ⓒ이선미

두 줄로 이어지는 나무 사이로 자전거 도로가 나고 벤치가 놓였다. 지금은 황량하지만 나뭇잎이 무성해지면 그늘도 드리워져 꽤 근사한 분위기가 될 것 같다. 
여름이 되고 가을이 되면 걷고 싶은 길이 될 것 같은 구간이다.
여름이 되고 가을이 되면 걷고 싶은 길이 될 것 같은 구간이다. ⓒ이선미

드디어 숭례문을 편안하게 만날 수 있다. 곧장 차도였던 도로 쪽으로 널찍한 인도와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져 서울역이나 남대문시장 쪽에서 바로 입구를 찾아갈 수 있게 되었다. 들고나던 문으로서의 옛 정체성이 조금은 가깝게 느껴졌다. 옛사람들은 이 문을 통해 도성 안으로 들어가고 길을 나섰다. 울타리가 쳐져 바다에 떠있는 섬 같은 형국이었던 숭례문이 비로소 시민들의 시간과 연결되는 기분이었다. 
이제는 서울역이나 남대문시장 쪽에서 곧장 숭례문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제는 서울역이나 남대문시장 쪽에서 곧장 숭례문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선미

서울역으로 향하는 길에는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개공지 공간도 있었다. 길을 걷다가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숭례문에서 서울역 쪽으로 가며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숭례문에서 서울역 쪽으로 가며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이선미

코로나19 상황은 익숙한 많은 것을 낯설게 보도록 요구하고 있다. 환경 문제도 그렇다. 도심에서 차를 줄이고 사람 중심으로 변화하는 일 역시 미래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다. 너무나 급속한 경제성장 과정에서 불과 50년 만에 인구 백만이 천만으로 확장된 서울은 여기저기 손봐야 할 곳도 많은 거대도시다. 새로운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사람숲길’이 환경과 사람에게 유익한 도시로 변화하는 첫걸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세종대로 사람숲길

○ 구간 : 세종대로 사거리-서울역 교차로
○ 거리 : 약 1.5km
○ 개장 : 2021년 4월 중(현재 임시 개통)

시민기자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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