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책이 보물이 된다! 공공헌책방 '서울책보고'에 가다

시민기자 최윤정

발행일 2021.02.05. 10:50

수정일 2021.02.05. 17:09

조회 189

헌책방+도서관+문화프로그램 한데 어우러진 '전국최초 공공헌책방'
송파구 신청동에 위치한 서울책보고 입구
송파구 신청동에 위치한 서울책보고 입구 ⓒ최윤정

책은 과거이며 현재이고 또 미래다

새 책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소중한 시간과 함께 했을 서적들이 한데 모여 있는, 서울 공공헌책방이 송파구에 위치해 있다. 이름하여 ‘서울책보고’다. ‘보고(寶庫)’란 '책이 보물처럼 쌓여있는 창고'란 뜻이자 '책을 본다'라는 중의적인 표현으로 시민들의 아이디어 공모로 만들어진 이름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천장까지 닿는 아치형의 철재프레임, 독특한 인테리어와 규모가 압도한다. 언뜻 해리포터에서 나올 법한 도서관 느낌이다. 드라마 '호텔델루나'에서도 그 분위기를 일찌감치 파악했는지 배경으로 나왔던 곳이다.
서울책보고 공간 안내도
서울책보고 공간 안내도 ⓒ서울책보고홈페이지
실내피규어로 만들어본 서울책보고
실내피규어로 만들어본 서울책보고 ⓒ최윤정

어린이 문고, 외국어 서적, 문학, 인문학, 사회학 외 전문서적은 여느 서점과 다를 게 없다. 그러나 여기서만 만날 수 있는 흔치 않는 코너가 있다. 손기정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했던 사진이 들어있는 책, 법륜스님의 무소유 초판, 고우영 화백의 삼국지, 19세기 영어성경 등 희귀본들이 전시되고 판매된다.
법륜스님 초판 희귀본도 볼 수 있다
법륜스님 초판 희귀본도 볼 수 있다 ⓒ최윤정
고우영 화백의 삼국지
고우영 화백의 삼국지 ⓒ최윤정

명사들이 기증한 책도 만나볼 수 있다. 서울대 한상진명예교수, 심영희 한양대 석좌교수로부터 평생 모은 1만600여 권의 도서를 기증받았는가 하면 독립출판사들이 내놓은 개성 강한 책들도 눈에 띈다. 이러한 책들은 열람만 가능하고 판매는 되지 않는다. 

서울책보고처럼 높은 천장까지 닿으려면 책이 얼마나 필요할까? 2019년 보고에 의하면 서울책보고의 상시 보유서적은 약 13만 권이며 판매량은 연 21만 권 정도라고 한다. 도서검색대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책의 유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세상에 하나뿐인 책들이 전시되어 있다.
세상에 하나뿐인 책들이 전시되어 있다. ⓒ최윤정

전국 최초라는 이 공공헌책방 서울책보고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2014년 어느 기자가 폐기되는 책들을 보면서 떠올린 '책정거장'이란 발상에, 서울시가 미래유산으로 정한 '청계천 헌책방거리'와 '서점가의 협조'를 더해 헌책방의 수많은 책들을 이곳으로 옮겨오게 되었다고 한다. 
어린이도서들이 가지런히 꽂혀있다.
어린이도서들이 가지런히 꽂혀있다. ⓒ최윤정

지금 내게 딱 맞는 책을 고민한다면  ‘어디서든 책처방’을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매주 선착순 5명이 도서진단지를 제출하고 박연식 전 독서심리상담여구소장의 북레시피를 처방 받을 수 있다.

책 선물을 해주고 싶은데 무엇을 해줘야 하나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면 ‘책 선물꾸러미’ 찬스를 이용하자. 선물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책 꾸러미 안에 쌓인 책이 무엇인지 모른다. 
랜덤박스로 꾸려진 책꾸러미 선물
랜덤박스로 꾸려진 책꾸러미 선물 ⓒ최윤정

서울책보고의 넓은 공간은 문화의 장으로도 공유된다. 전시, 북마켓, 북콘서트가 매달 열리는데 작년 코로나 비대면 상황에서는 랜선을 활용해 코로나 블루를 달래주었다. ‘잠들기 전 5분 독서’ 영상에서는 KBS성우들의 고운 목소리로 감염병과 문학이란 주제로 다양한 책 소개를 했다. 여행을 가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한 여행작가와 밴드로 조합된 랜선 영상도 있다. 
랜선으로 만나는 서울책보고
랜선으로 만나는 서울책보고 ⓒ서울책보고 홈페이지

서울책보고는 새로 들어온 책을 규칙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서적 소독기와 자율포장대뿐 아니라 택배로도 책을 받아 볼 수 있다. 온라인 주문도 소독 후 배송한다. 시중가의 60~70%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되며 제로페이는 추가할인 혜택이 있다. 헌책방 입점은 수요에 따라 수시접수가 아닌 공개모집을 통해 공고가 되며 개인의 책을 판매하거나 기증받는 건 계획에 없다고 한다. 헌책의 특성상 구매후 취소는 안 되니 충분히 검색하고 구입할 것을 권한다. 

거리두기 상황에서도 책은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읽혀진다. 머지않아 코로나19가 끝나고 비대면이 해제되는 날, 잠들었던 많은 예술에너지가 어떻게 폭발할지 궁금하다. 서울책보고, 이 복합적인 문화공간도 당연히 한 몫을 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 서울책보고 이용 안내

○ 위치: 서울시 송파구 오금로 1(신천동 14)
○ 가는법: 지하철 이용시 잠실나루역 1번출구 하차후 608M
○ 이용시간: 화-금요일 11:00-20:00, 토, 일 공휴일 10:00-20:00
○ 휴무일: 매주 월요일
○ 홈페이지
○ 문의: 02-6951-4979

시민기자 최윤정

서울은 참 재밌는 역동적인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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